달러 지수, 연준 완화 기대 속 2.5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

달러화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완화 기대에 밀리며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5년 9월 17일, 바차트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69% 하락해 2.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나는 17일(현지시간)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100% 확신하고 있다. 시장은 또한 연말까지 금리가 총 세 차례(약 75bp) 더 인하될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며 달러 매도를 확대했다.

달러 매도 압력은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에도 완전히 상쇄되지 않았다. 8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기대치(+0.2%)를 크게 웃돌았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로 컨센서스(+0.4%)를 상회했다. 같은 달 제조업 생산은 시장 예상치(-0.2%)와 달리 +0.2% 증가했으나 달러 하락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주목

정책 독립성 훼손 우려로 달러 추가 하락 압력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 가능성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한다는 소식과,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 몸담고 있는 스티븐 미랜이 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로 임명되길 원한다는 보도는 해외 자금의 달러 자산 이탈 우려를 키웠다.


각국 통화 움직임

유로/달러 차트

유로/달러(EUR/USD)는 +0.88% 급등해 4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 대부분을 마무리했다고 평가하는 반면, 연준은 올해 추가 인하 여지가 크다고 본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ECB 집행이사는 “물가가 목표치(2%) 근처에서 안정돼 있고, 중기적으로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므로 ECB의 금리 인하 순서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밝혀 유로 강세를 부추겼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0.4%)를 약간 밑돌았으나, 2분기 노동비용이 전년 대비 +3.6% 상승하며 임금 압력이 커진 점이 유로 강세를 지지했다. 독일 9월 ZEW 경기기대지수도 37.3으로 깜짝 상승해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주목

엔/달러(USD/JPY)는 -0.69% 하락, 엔화 기준으로 3.5주 만의 강세를 보였다. 일본 7월 서비스업활동지수(Tertiary Index)가 +0.5%로 컨센서스(+0.1%)를 상회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재정 보수적 스탠스를 예고한 점이 엔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낮아진 미국 국채금리도 엔화 매수 요인이 됐다.


귀금속 시장 동향

금 선물 차트

12월물 금 선물(GCZ2)은 +0.16% 상승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근월물(U25) 금은 온스당 $3,698.60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약세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귀금속의 매력도를 높였다. 시장은 연말까지 총 68bp 인하가 반영된 연방기금선물 곡선에 주목하고 있다.

은 선물 차트

반면 12월물 은 선물(SIZ2)은 -0.10%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예상을 웃도는 미국 제조업 생산 지표는 산업용 수요 기대를 자극하며 낙폭을 제한했다. 은 가격은 또한 ECB의 매파적 발언이 위험 자산 선호를 자극하면서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다.

불확실한 세계 정치 상황도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한다. 프랑스에선 프랑수아 바유루 총리가 의회 불신임안 통과로 사임했고, 일본에선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참의원‧중의원 재보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투자자들은 정치 리스크 확대를 금 시장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ETF 수급도 호조다. 지난주 금 ETF 보유량은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로 늘었고, 은 ETF도 9월 3일 기준 3년래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경제 지표·용어 설명*

*NAHB 주택시장지수는 미국 주택건설업협회가 매달 발표하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주택시장 전망이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9월 지수는 32로 2.75년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터셔리 인덱스(Tertiary Industry Index)는 일본 내 서비스업 생산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일본 경제에서 중요한 경기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기준금리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따라서 25bp 인하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와 같다.


시장에선 “이번 주 25bp 인하는 기정사실화됐으며,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84%“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연말까지는 총 68bp 인하가 선물시장에 선반영돼 있다.

한편, 바차트 뉴스의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본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적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