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앤디 재시, “혁신의 적” 관료주의 과감히 축소 선언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재시(Andy Jassy)가 사내 관료주의를 대폭 줄여 스타트업과 같은 민첩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17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시 CEO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아마존 제3자 판매자(Third-Party Sellers) 연례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관료주의는 혁신에 ‘치명적(anathema)’”이라며 “회사가 커질수록 눈에 보이지 않던 불필요한 절차가 쌓인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절차 제거’가 필수”라며, 내부 프로세스를 전면 재설계해 혁신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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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Jassy


‘노 버키로크러시(No Bureaucracy)’ 운동

재시 CEO는 지난해 본사 직원 주 5일 출근 의무화 방침과 함께 ‘조직 평탄화(flattening)’를 주문했다. 당시 그는 “올해 1분기 말까지 직원 대 관리자 비율(worker-to-manager ratio)을 최소 15% 상향”하라고 각 사업부에 지시했다.*1

또한 그는 ‘No Bureaucracy’라는 내부 이메일 별칭(alias) 주소를 개설해, 직원들이 불필요한 결재·규정을 자유롭게 신고하도록 했다. 1년간 약 1,500건이 접수됐고, 이를 토대로 455개 절차가 폐지·간소화됐다고 재시 CEO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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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는 스타트업과 기업가 조직의 근본적 적이다.” — 앤디 재시


비용 절감 & AI 투자 기조

재시 CEO는 2021년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창업자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뒤,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2022년 이후 27,000명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이 됐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 일부가 정리됐다. 동시에 그는 “더 적은 인원과 예산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라”고 강조하면서도, 인공지능(AI) 분야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이다.

아마존은 글로벌 직원 수 150만 명 이상을 보유한 미국 2위 민간 고용주다.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AWS), 광고 등 사업 영역이 방대해 ‘초대형 조직’과 ‘스타트업적 민첩성’ 사이 균형을 잡는 것이 관건으로 지적된다.

재시는 “Scrappy—즉 적은 자원으로 기민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 풀이 및 배경 해설

관료주의 (Bureaucracy): 조직 내 과도한 규정·보고 체계를 의미한다. 의사 결정이 느려지고 창의성이 억제되기 쉽다는 점에서 혁신 기업들의 경계 대상이다.

스타트업 (Startup): 고성장 가능성을 목표로 기술·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장에 구현하는 초기 단계 기업을 뜻한다. 재시 CEO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으로, 대기업이지만 스타트업의 속도를 추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Worker-to-Manager Ratio: 관리자를 한 명 줄일 때 현장 직원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가리키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허리’ 관리층이 얇아지고, 보고 체계가 간소화된다는 의미다.

Alias: 조직 내 특정 이슈 전용 이메일 주소를 지칭한다. 별칭을 통해 직원 의견을 익명·간편히 수집할 수 있다.


기자 해설 — 조직 혁신의 함의

아마존의 ‘노 버키로크러시’ 움직임은 대기업이 어떻게 ‘디지털 전환 + AI 경쟁’ 시대에 대응할지 보여 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AI 분야에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가 빠르게 진격하는 가운데, 내부 장애물을 제거해 R&D→제품화 주기를 단축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또한 조직 평탄화는 비용 절감 외에, 현장 의사 결정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고객 경험 개선→매출 증대라는 선순환을 노린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 다만 150만 명 규모의 초거대 조직에서 스타트업 문화를 재현하는 과정에는, 의사전달 혼선·조직 피로도 상승이라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 전반에서 나타나는 ‘Less is More’ 인력 전략이 장기적으로 고용 시장·지역경제에 미칠 파장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 참고: 15% 포인트 상향은, 예컨대 기존에 직원 7 명에 관리자 1 명이었다면, 관리자를 감축하거나 직원 수를 늘려 직원 8.05 명당 관리 1 명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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