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 화물 임무 차질] 미국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이 노스롭 그루먼 코퍼레이션의 ‘시그너스 XL(Cygnus XL)’ 화물 우주선에서 발생한 메인 엔진 이상을 이유로 국제우주정거장(ISS) 물자 보급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NASA는 시그너스 XL이 9월 17일(수) ISS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예정된 궤도 진입 기동 중 엔진이 조기 정지함에 따라 새로운 접근 일정을 추후 공지하기로 결정했다.
NASA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기체는 NASA가 처음으로 운용하는 시그너스 XL 플랫폼이며, 16일 오전 두 차례 진행된 궤도 승강(burn) 과정에서 주 엔진이 계획보다 빨리 꺼졌다”고 설명했다. 두 번의 점화는 우주선의 고도를 끌어올려 ISS와 동일한 궤도로 맞추기 위해 필수적인 단계였지만, 시스템 조기 정지로 인해 궤도 수정이 중단됐다.
발사 개요
이번 화물선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9월 14일(일) 스페이스X ‘팰컨 9(Falcon 9)’ 로켓에 실려 출발했다. 임무 목적은 과학 실험 장비와 생활 필수품 등 약 11,000파운드(5,000kg) 규모의 보급품을 ISS로 수송하는 것으로, NASA가 정례적으로 실행하는 보급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시그너스가 ISS에 접근하면 우주비행사가 캐나다암2(Canadarm2) 로 알려진 로봇팔로 기체를 포획해 도킹 절차를 수행할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체결될 경우, 해당 화물선은 2026년 3월까지 정거장에 부착되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 NASA 성명
시그너스 시리즈는 소모성(uncrewed, expendable) 화물선으로, 임무를 마치면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소각되어 잔해를 남기지 않는 구조다. 원 제작사인 오비탈 사이언시스(Orbital Sciences Corporation)는 2018년 노스롭 그루먼에 인수되어 현재는 노스롭 우주 시스템 부문에 통합돼 있다.
용어·기술 해설
① 시그너스 XL: 기존 시그너스 모델 대비 적재중량을 20% 이상 늘리고, 태양전지판과 추진 시스템을 강화한 차세대 화물선.
② 버른(burn): 우주선 추진기관을 점화해 속도·궤도를 조정하는 기동. 일반적으로 ‘ΔV(델타-V)’라고 하는 속도 변화량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단계.
③ 캐나다암2: 캐나다우주청(CSA)이 개발한 17m 길이 모듈형 로봇팔로, ISS 화물선 도킹·외부 수리 작업에 사용된다.
산업·운용 관점
민간 주도 우주 물류 체계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이상 사례는 정부·민간 혼합 모델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드러냈다. NASA는 ‘상업 화물 재보급 서비스(CRS)’ 계약을 통해 노스롭 그루먼, 스페이스X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연 2~3회 보급선을 발사해 왔다. 이번 결함이 장기화될 경우 ISS 과학 실험 일정과 여타 파트너사의 발사 슬롯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시그너스 XL이 NASA와 노스롭의 첫 ‘대형 업그레이드 기체’라는 점에서, 초기 단계에서 불거진 기술적 문제는 후속 배치 일정과 보험 비용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엔진 정지 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동일 설계 플랫폼을 쓰는 다음 발사에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장 파급 효과 측면에서는 관련 공급망에 숨어 있는 액체 연료 밸브·전자식 점화 장치 등의 부품 결함 여부도 점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우주군(USSF)이 추진 중인 ‘전역 군수 지원용 궤도 물류 프로젝트’에도 유사 플랫폼이 검토되고 있어, 해당 프로그램 일정에도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향후 일정
NASA는 “추가 엔진 진단 및 관제 시스템 점검을 완료한 뒤 새로운 ISS 접근 시나리오를 발표하겠다”고만 언급했다. 노스롭 그루먼 또한 “엔지니어링 팀이 문제를 조사 중이며, 추진 시스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로그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간단한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궤도 수정 실패로 인한 기체 연료 여유분 소모를 우려하지만, 현재까지 NASA는 “시그너스 XL이 안전한 비상 궤도에 진입해 있으며, 지상 통제소와 양방향 통신·전력·열 제어가 모두 정상”이라고 확인했다.
우주항공 전문가들은 “단일 임무 지연 자체가 ISS 계획에 중대한 위협은 아니지만, 동일 유형의 엔진이나 추진 시스템을 사용하는 타 발사 일정에도 교차 점검 절차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상업 우주 화물 운송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품질 관리 체계 고도화가 산업 전반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 모든 내용은 NASA 및 인베스팅닷컴이 공개한 공식 자료에 기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