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게임·소셜미디어 기업 텐센트홀딩스(騰訊控股)가 역외 위안화 채권, 이른바 ‘딤섬(Dim Sum)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번 발행 규모는 총 90억 위안(미화 약 12억 7,000만 달러)1에 달한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만기별로 5년물·10년물·30년물 등 세 종류를 동시에 발행했으며, 당초 약 1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했던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
만기별 세부 조건
이번 딜의 세부 조건은 다음과 같다. 5년물은 2억 위안 규모가 아니고 20억 위안2 규모로 금리는 연 2.1%로 확정됐다. 10년물은 60억 위안 규모, 금리는 연 2.5%이며, 30년물은 10억 위안 규모, 금리는 연 3.1%로 책정됐다. 발행 초기 투자자 안내문 대비 최종 가산금리가 약 50bp(0.50%p) 좁혀진 점이 눈에 띈다.
‘딤섬 채권’이란?
딤섬 채권은 홍콩 등 역외 시장에서 중국 본토 이외 기관이 위안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2010년대 초부터 급성장해, 달러 표시 채권 대비 유동성·환헤지 측면에서 장점을 갖춘 대안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텐센트는 이번 발행을 통해 위안화 금리 역전과 투자자 수요를 활용해 조달 비용을 최소화했다. 특히 30년물 장기채를 통해 안정적 현금 흐름을 확보, 최근 인공지능(AI)·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된 자본 지출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자본 지출(캡엑스) 추이
회사 공시에 따르면, 텐센트의 2024년 4분기 캡엑스는 366억 위안, 2025년 1분기에는 275억 위안, 2분기에는 191억 위안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8월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AI 프로젝트의 지속가능한 수익화를 염두에 두고 ‘스마트 지출’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향후 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발행 성공을 두고 중국 대형 테크 기업의 신용도 회복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50bp 축소라는 최종 스프레드 결과는, 지난 2년간 거시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로 위축됐던 해외 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도 역외 위안화 채권이 경쟁력 있는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텐센트는 30년 초장기물까지 소화하면서, 장기 기술 투자에 필요한 총알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회사채 만기 구조를 분산해 재무 유연성을 높였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AI, 게임, 클라우드 등 핵심 사업별 ROI(투자 대비 수익)를 철저히 관리하면서 ‘질적 성장’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환율 정보
기사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달러/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7.1142위안이다. 이에 따라 90억 위안은 약 12억 7,000만 달러로 환산된다.ⓒ Reuters 데이터
향후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텐센트가 내년에도 딤섬 채권뿐 아니라 달러화·유로화 등 다통화 채권 발행을 병행해 자금 믹스를 다변화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동시에 중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완화, AI 관련 정책 지원 여부가 기업 가치 및 차입비용에 미칠 영향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텐센트의 다음 분기 캡엑스 공시와 AI 신제품 출시 계획이 투자자 관점에서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