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시장 평가가 나왔다. 이는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의 제한적 변화가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2025년 7월 3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FedWatch 도구에서 집계된 30일 연방기금선물futures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은 9월 연방기금금리가 4.225%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현행 4.33% 대비 0.105%포인트 낮은 수치다.
FedWatch는 연방기금선물 가격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향후 금리‧정책 변동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암묵적 확률을 계산한다.
쉽게 말해, 거래소에서 체결되는 선물 가격을 통해 “시장 스스로”가 예상하는 금리 수준을 역산해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확률 지표는 전 세계 중앙은행 관망 전략, 채권 배분, 달러화 방향성 판단 등에 활용된다.
파월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 정책 스탠스는 물가 위험에 대응하기에 적절하다”며 “경제 상황과 위험 균형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관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對중국 25% 추가 관세 등)가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0월 이후까지 결정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일부 트레이더는 올해 단 한 차례, 12월에만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 TD뱅크 미국 기업금융 공동 대표 질 게이트먼은 “불확실성이 새로운 상수가 됐다”며 “경제의 모든 변수를 다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과의 갈등, 다시 수면 위로
파월 의장의 ‘신중 모드’는 백악관의 반발을 불러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제롬 ‘Too Late’ 파월이 또다시 나라에 수조 달러 손실을 안겼다”며 “화가 많고, 어리석고, 정치적이라 연준 의장직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은 “대통령과의 만남은 매우 즐거웠다”고만 답했다.
정치적 공방에도 불구하고, 31일 뉴욕증시는 전일 낙폭을 만회하며 소폭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덕분이다.
물가 지표와 고용 둔화가 향후 열쇠
같은 날 상무부가 발표한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지수는 6월 2.6%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ore) PCE는 2.8%로 더 높았다.
BNY 멜론의 존 밸리스 미국 매크로 전략가는 “9월 인하 가능성은 낮다”면서 “연말까지 경제가 약화되고 관세 영향이 명확해지면 12월엔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9월 인하를 검토할 근거로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비공식적으로 모여 주요 정책 연설을 할 예정이지만, 공식 결정은 9월 FOMC(16~17일)까지 미뤄진다.
페더레이티드 허미스의 정부 유동성 그룹 책임자 수 힐은 “물가가 계속해 2%대 중후반에 머물 경우, 연준은 결국 완화적 정책 일부를 거둬들이며 중립 영역에 접근할 것”이라며 “현재 4.33%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기자 해설: 왜 40%인가
기자 관전 포인트: CME FedWatch 확률은 단숨에 40%로 떨어졌지만, 역사적으로 연준이 확률 50% 미만에서 움직인 사례는 드물다. 즉, 시장은 ‘사실상 9월 동결’을 기정사실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금리채권과 달러 인덱스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헷지 전략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중장기 관세 정책과 고용 둔화세, 그리고 대통령 선거(2026년 11월)를 앞둔 정치 이벤트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불확실성을 제거한 뒤 결정하겠다’는 연준의 태도는 장기 동결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주식·채권·외환시장은 향후 PCE 물가 흐름, 고용보고서, 그리고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던질 추가 시그널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