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다시 타오르는 관세의 불꽃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을 통해 “8월 1일 기한 연장은 없다”고 밝히자 월가는 즉각 술렁였다. 이번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 재개는 미·중·EU·인도·러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교역망의 축 자체를 흔드는 사건으로,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새로운 보호무역 패러다임”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2. 트럼프식 관세 정책의 4대 특징
- 상호주의(Reciprocity): 상대국 관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동등 보복’.
- 고정 기한(Deadline): 협상·연장 없는 ‘선언 → 즉시 발효’ 구조.
- 프리미엄 페널티(Penalty): 전략·안보 사안 연계 시 추가 벌금 부과.
- 유예 없는 개별 품목 리스트: 철강·알루미늄 등 전통 품목뿐 아니라 AI 반도체·배터리·의약품까지 확대.
이 네 가지는 과거 2018~2019년 ‘1차 관세 전쟁’ 때와 비교해 적용 폭·깊이 모두가 한 단계 상향됐다는 점에서 장기 파급력이 훨씬 크다.
3. 장기 경제 시나리오: 2026~2035년 미국·세계 교역 구조 변화
시나리오 | 관세 수준 | 세계 GDP 성장률(연평균) | 미국 CPI 평균 | 글로벌 공급망 특징 |
---|---|---|---|---|
A (협상 타결) | 10% 내외 | +2.8% | 2.3% | Friend-shoring 완만 |
B (부분 충돌) | 20% 전후 | +2.1% | 3.0% | 이중 공급망 병존 |
C (전면 관세) | 25~35% | +1.2% | 3.8% | 블록화·지역화 가속 |
현 시점 월가 컨센서스는 ‘시나리오 B’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8월 1일 조치가 예고대로 시행되면 블록화 가속(C안)으로 기울 가능성이 45% 이상(본지 추정)에 달한다.
4. 섹터별 주식시장 충격과 기회
4-1. 수혜 업종
- 미국 내 리쇼어링 수혜주: 첨단 반도체 장비(AMAT, LRCX), 인플라법(IRA) 수혜 배터리 소재(PLL, ALB).
- 방산‧사이버보안: 동맹국 방위비 증가 & 사이버 전면전 리스크 동시 확대.
- 농산물‧식량 인플레 플레이: 글로벌 교역 왜곡 → 곡물 메이저(ADM)·비료 CF/NTR 등 강세.
4-2. 타격 업종
- 다국적 소비재: 관세 + 달러 강세 > 이익률 150~250bp 압박.
- 자동차 OEM: 원가 비중 30% 이상 수입 부품, 현지화 CAPEX 급증.
- 해외 매출 50%↑ 빅테크: 애플·테슬라 등 輸入 부품·해외 판매 ‘더블 펀치’.
5. 거시 지표·연준 통화정책 연쇄반응
① 인플레이션 경로: 관세 25% 전면 반영 시 PCE 물가 +0.6~0.8%p 단기 점프. 연준 2% 목표 상회 기간 18개월 추가 연장.
② 금리 곡선: 장단기금리차 2분기 연속 역전 지속 → 2026년 하반기까지 Fed 최종금리 4.25% 이상 고착.
③ 달러지수: 무역적자 축소 기대 & 안전자산 선호→ DXY 115 상향 가능성.
6. “관세=인플레=고금리” 3단 고리와 S&P500 밸류에이션 재조정
역사적으로 S&P500의 12개월 선행 PER은 명목 10년물 금리에 0.6의 음의 상관계수를 보인다. JP모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0년물 4.5% 정착 시 PER 밴드는 18배로 축소(현재 20배) → S&P500 지수 10~12%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
7. ‘블록 경제권’ 등장: 공급망·외환·원자재 슈퍼사이클 재편
관세 장벽은 중국·러시아·이란 축과 미국·EU·일본·인도태평양 동맹, 나아가 글로벌 남반구(G-South)로 삼각 분할을 가속한다. 이에 따라 세 가지 메가트렌드가 예상된다:
- 이원화 공급망(Double Track SCM) → 비용 +9~14%, 재고 일수 +20%.
- 자원 민족주의(Resource Nationalism) → 리튬·희토류 장기강세, 에너지 안보 CAPEX 2배.
- 디지털 국경세 → 데이터 거버넌스, AI 모델 학습 데이터 국제조달 규제.
8. 투자 전략: 3단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로드맵
- 단기(0~6개월): 방어적 고배당 유틸리티 ETF(XLU), 달러 인덱스 롱, 미국 TIPS.
- 중기(6~24개월): 리쇼어링·친환경·친군사 인프라 테마(PLUG, TXT, RTX) 비중확대.
- 장기(2년 이상): 인도·멕시코·베트남 소비재 ETF로 ‘차선의 신흥공장’ 노출.
9. 리스크 요인과 대안 시나리오
- 미 대선 변수: 관세 정책 지속 vs 민주당 완화 시 장단 리스크 비대칭.
- WTO·FTA 분쟁: 제소 후 1~3년 지연 가능성 → 단기 ‘불확실성 프리미엄’ 지속.
- 환율 탄력성: 달러 초강세 장기화 시 신흥국 외채 스트레스, 글로벌 디폴트 리스크.
10. 이중석 칼럼니스트의 전망과 결론
필자는 “관세는 하나의 세금이자 규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세제·통화·규제가 동시에 긴축되면 성장-물가-금리의 ‘뉴 노멀 하향 평준화’가 도래한다. 2026년 이후 미국 증시는 성장률 둔화와 자본비용 상승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간에 진입할 것이며, “주주 자본주의 40년 황금기”의 평균 기대수익률은 구조적으로 7~8%대로 수렴할 전망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친환경·안보·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수요는 새로운 경기부양 동력이 될 수 있다. 경제 패러다임이 ‘효율→회복탄력(Resilience)’으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투자자는 기존 글로벌 저비용 구조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잣대를 재정립해야 한다.
© 2025 이중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