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30일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 그리고 8월 1일로 다가온 미·중 관세 재개 시한을 앞두고 경계 심리를 유지했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 발표될 미국 인플레이션·고용 지표도 주시하며 포지션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뉴욕·베이징 대표단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이틀간 회담을 마쳤음에도 관세 유예 연장 합의는 나오지 않아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한 달 만에 최대폭 하락한 이후 아시아 장에서 보합권을 유지했다. 달러화가 전일 1개월 만의 고점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구리와 금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원유 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6주 만의 최대 상승폭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 합의 없이도 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재차 언급한 점이 위험 프리미엄을 높였다.
중국·홍콩 증시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관세 우려 완화에 0.17% 오른 3,615.72로 마감하며 장중 6개월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1.36% 하락한 25,176.93으로 내려앉았다. 시장은 하반기 중국 성장세 둔화를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
IMF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2026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지만, 높은 관세·지정학적 긴장·재정 적자 확대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일본 증시와 지진 변수
일본 니케이225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8.7 지진과 쓰나미 경보 속에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40,654.70으로 0.02% 하락했다. 폭넓은 토픽스지수는 0.40% 오른 2,920.18을 기록했다. 시장은 31일 열릴 BoJ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종목별로 ANA홀딩스가 실적 부진에 4.1% 밀렸고, 어드밴테스트도 1.1% 하락했다. 반면 제이피모건의 투자의견 상향을 받은 스미토모파마는 16.3% 급등했다.
한국·호주·뉴질랜드 시장
코스피는 미·한 무역협정 기대감 속에 6거래일 연속 상승, 0.74% 오른 3,254.47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와 자동차주가 랠리를 주도했다.
호주에서는 2분기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둔화되자 S&P/ASX 200이 0.60% 오른 8,756.40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 민감 업종인 은행·부동산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반면 뉴질랜드 S&P/NZX 50은 0.62% 내려 12,855.97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전날 뉴욕증시 및 경제지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나이티드헬스·보잉·머크·UPS 등 주요 기업 실적 부진에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 떨어졌고, S&P 500은 0.3% 내려 6거래일 연속 랠리를 멈췄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4%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7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소폭 개선됐으나, 6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는 구인·채용 모두 감소했다.
용어·배경 설명*
*관세 휴전(Tariff Truce)은 양국이 상호 보복 관세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합의를 뜻한다. 연장 여부가 확정되지 않으면 기존 관세가 자동 복원돼 교역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식품·에너지 가격을 포함한 소비자물가 총합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조하는 근원 인플레이션(Core)과 구분된다.
기자 관전평
아시아 증시는 거시 변수와 지정학 리스크가 교차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8월 1일 관세 시한은 투자심리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연장이 무산되면 원자재·물류 비용이 재차 상승,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기술주 중심의 미국 실적 시즌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마무리되고,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완화한다면 위험 자산은 재차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국채 시장이 보여주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시 향후 경기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약세 및 상품 가격 변동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요구된다. 변동성 확대 국면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