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연율 2.9%…주간 실업수당 청구 26만3천 건 ‘급증’

미국 경제의 물가·고용 지표가 동시에 예상치를 상회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판단에 복합적 신호를 보냈다.

2025년 9월 1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0.2%였던 7월의 증가 폭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0.3%도 웃도는 결과다. 연율 기준 물가 상승률은 2.9%로, 시장 예상치와 같았지만 7월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ore)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1% 올랐다. 근원 지표는 연준이 중·장기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중시하는 잣대로, 이번 수치는 시장 전망을 정확히 맞췄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완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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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실업수당 청구 급증

같은 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6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 예상치 23만5,000건을 2만8,000건가량 상회하며, 직전 주보다 2만7,000건 늘어난 규모다. 고용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해석과 함께, 높은 물가와 취업시장 냉각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형 경로’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물가 불안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실업수당 청구가 급등하면 연준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라는 시각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연준의 기조완전고용 유지라는 또 다른 책무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 용어 간단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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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다. 근원 CPI는 그중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해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갑작스러운 해고나 경기 변동성을 실시간에 가깝게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연준 회의 앞둔 시장의 셈법

미국 중앙은행은 1주일 뒤인 9월 18~19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물가가 예상보다 뜨겁고, 고용은 흔들린다는 오늘의 수치는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해온 연준 내 비둘기파와, 추가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 간 논쟁에 불씨를 지필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율 2.9%라는 CPI가 연준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만 실업수당 청구 급증이 경기 둔화를 신호한다면, 연준이 긴축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9월 동결 확률 62%, 25bp 인상 확률 38%로 나타났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3% 초반에서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며 “임금 상승률이 낮아지지 않는 한 물가 압력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실업수당 청구 증가는 긴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는 신호”라며 연준의 신중한 접근을 예상했다.

본 기자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동시에 휘청이는 ‘골디락스 붕괴’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본다. 물가가 3% 언저리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이는 가운데 고용이 급속도로 냉각된다면, 연준은 금리 동결 혹은 소폭 인상에 그치면서도 양적긴축(QT) 속도 조절을 병행하는 다층적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특히 채권시장장·단기금리 스프레드 재역전에 민감할 전망이다.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10년물–2년물 금리 역전 폭이 다시 확대될 경우, 연준은 긴축 가속 대신 보험성 인하 카드를 검토할 여지도 있다.


투자자 행동 지침

물가 재가열 우려가 지속되면 단기채물가연동채(TIPS) 비중을 늘려 방어적 포지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고용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경기민감주는 조정 가능성이 크므로, 필수소비재 및 고배당 방어주로의 이동을 고려할 만하다.
③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달러 강세가 재현될 수 있어 원자재 및 신흥국 자산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

요컨대, 9월 FOMC 결과가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전까지 시장은 ‘빅데이터 vs 빅시그널’의 줄다리기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며, 실적 발표 시즌에 맞춰 기업 실적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 본 기사는 원문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추가 해석 및 전망은 기자의 전문적 견해다. 실제 투자에는 각자 책임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