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 BRK.B)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초대형 콘글로머레이트다. 버핏은 이 회사를 사실상 자신의 투자 플랫폼으로 활용해 상장주식은 물론 비상장 기업 전체를 인수·보유해 왔다. 그가 담고 있는 수많은 자산 가운데 높은 현금흐름과 배당 안정성으로 눈에 띄는 두 종목을 8월 ‘강력 매수’ 후보로 소개한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추천 종목은 셰브런(Chevron)과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Enterprise Products Partners)다. 두 회사 모두 에너지 산업 가치사슬의 핵심 구간을 책임지며, 뛰어난 배당수익률과 장기 성장성이 확인됐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버크셔 포트폴리오 개요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 철도, 공업, 에너지 등 다각화된 자회사뿐 아니라 애플·아메리칸 익스프레스·코카콜라 등 다수의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포트폴리오만 해도 3,500억 달러가 넘는다. 그중 에너지 섹터는 버핏이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려 온 분야로, 변동성이 큰 원유 가격 환경에서도 안정적 현금 창출이 가능한 자산에 집중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1. 셰브런 – 먹구름이 걷히다
셰브런(NYSE: CVX)은 업스트림(탐사·생산)부터 미드스트림(파이프라인)·다운스트림(정제·화학)을 모두 포괄하는 통합 에너지 메이저다. 이러한 밸류체인 전 구간 노출은 유가 사이클 변동 시기에도 실적 변동폭을 줄여 주는 완충 장치가 된다. 셰브런은 전 세계에 걸친 광구·시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지역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다만 최근 몇 년간 회사는 두 가지 악재로 주가가 부진했다. 첫째, 미화 530억 달러 규모의 헤스(Hess) 인수가 규제·절차 문제로 장기간 지연됐다. 둘째, 베네수엘라 자산은 미국 제재와 정치 리스크 탓에 ‘정치적 핫 포테이토’가 됐다. 이로 인해 배당수익률이 동종 최대 경쟁사 엑손모빌(ExxonMobil)(3.5%)보다 높은 4.3%까지 치솟았으며, 투자자 심리도 위축됐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헤스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고, 베네수엘라 자산에 대한 규제 방향이 한층 명확해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급격히 높아졌다. 38년 연속 배당 증가라는 기록은 장기 배당 투자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실적이 정상화될 경우 배당 성장 속도가 재차 가속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2.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 – ‘버핏식’ 미드스트림 투자 대안
버핏은 상장주식뿐 아니라 인수합병(M&A)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 기업 전체를 사들이기도 한다. 특히 미드스트림 부문은 파이프라인 사용료 기반의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돋보여, 장기 보유 전략에 최적화된 자산군으로 평가된다.
일반 투자자가 버크셔 내부 미드스트림 자회사에 직접 투자할 수는 없지만,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NYSE: EPD)를 통해 사실상 같은 전략적 노출을 얻을 수 있다. 이 회사는 북미 최대급 파이프라인·가스 처리·저장 인프라를 운영하는 마스터 리미티드 파트너십(MLP) 구조다. 현재 6.9%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며, 26년 연속 배당 증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MLP는 파트너십의 형태로 설립돼 법인세가 면제되고, 대부분의 현금흐름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대신, 개인 투자자는 유한책임조합원(리미티드 파트너)으로 K-1 세금보고서를 받아야 한다.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높은 현금 배당을 추구하는 미국 투자자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구조다.
엔터프라이즈의 재무구조도 단단하다. 배당 여력 지표인 분배가능현금흐름(DCF) 대비 배당지급비율은 1.7배에 달해, 예기치 못한 유가 급락이나 경기 침체에도 배당이 잘릴 가능성이 낮다. S&P·무디스가 모두 투자등급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며, 56억 달러 규모의 신규 설비 투자 계획을 통해 향후 실적 성장도 확보했다.
용어 풀이 – 배당수익률·통합 에너지·MLP
배당수익률은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0달러, 연간 배당이 4달러라면 배당수익률은 4%다. 통합 에너지 기업은 탐사·생산(업스트림)부터 정제·판매(다운스트림)까지 수직 계열화한 기업을 가리킨다.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는 파트너십 형태의 상장 기업으로, 세제 혜택과 높은 분배금을 제공하는 대신 세무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장기 투자 관점이 핵심
버핏은 주식을 매입한 뒤 사업 성장의 과실을 장기간 공유하는 방식으로 복리 효과를 누려 왔다. 이번에 제시된 셰브런과 엔터프라이즈 역시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견고한 배당과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에 무게를 둔 ‘버핏식 장기 보유’ 전략에 적합하다. 특히 에너지 섹터는 탄소 감축 정책,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급등락이 잦지만, 가치사슬 전반에 포진한 두 기업은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을 이미 입증했다.
한편 모틀리풀(Motley Fool) 애널리스트 팀은 2025년 7월 29일 기준 누적 수익률 1,019%를 기록한 ‘스톡 어드바이저(Stock Advisor)’ 모델 포트폴리오를 발표하며, “최상위 10대 추천주 목록에 셰브런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버핏이 직접 보유한 종목이라는 상징성과 배당 성장 히스토리만으로도 셰브런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투자자는 두 종목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편입해 호황기·불황기를 관통하며 잉여 현금과 배당 재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서 오래 보유하라”는 버핏의 오랜 원칙이 이번에도 유효하다는 점이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