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로이터)—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7월 승용차 판매 증가율이 전월 대비 뚜렷하게 둔화됐다. 규제 당局이 심화되는 가격 경쟁에 제동을 거는 가운데 플러그인·확장형 하이브리드 수요가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승용차협회(CPCA)는 7월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9% 증가한 185만 대라고 밝혔다. 이는 6월에 기록한 18.6%의 두 자릿수 성장률과 비교해 크게 둔화된 수치다.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의 판매 증가율도 6월 29.7%에서 7월 12%로 둔화됐으나, 가솔린 차량을 다섯 달 연속 제치고 판매 비중 1위를 유지했다.
반면 플러그인 및 익스텐디드 레인지 하이브리드(전기 주행거리 연장형) 차량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배터리 기술 향상과 충전 인프라 확대가 순수 전기차 주행 거리 불안(range anxiety)을 완화시키자,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대신 전기차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립모터(Leapmotor), 샤오미(Xiaomi), 샤오펑(Xpeng) 등 순수 전기차 제조사에게 사상 최대 월간 판매라는 호재로 작용한 반면, 판매와 이익의 상당 부분을 하이브리드에 의존해온 BYD와 리오토(Li Auto)에는 부담이 됐다.
BYD는 7월 중국 내 판매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국 신에너지차 시장 점유율도 1년 전 35.4%에서 27.8%로 축소됐다. 다만 해외 판매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덕분에 글로벌 총인도량은 소폭 증가했다.
Tesla의 중국 최대 경쟁자이자 올 초 가격 인하 경쟁을 주도했던 BYD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7월 생산량까지 감소했다.
리오토 역시 7월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0% 급감했다. 회사 측은 최근 순수 전기 SUV 라인업을 전면 개편하며 고급 사양을 공격적인 가격에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공급과잉 및 장기화된 가격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 중 하나이며, 베이징 당국은 이에 대한 과도한 경쟁을 억제하려고 한다”
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산업정보화부(MIIT) 관계자는 지난달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산업 성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출은 호조를 이어갔다. 7월 완성차 수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해 6월 23.8%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중국승용차협회는 내수와 해외 시장 모두 예상보다 견조한 선적 흐름을 이유로 올해 승용차 판매·수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용어 풀이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외부 전원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으며, 전기 모드와 내연기관 모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차량.
• 익스텐디드 레인지 하이브리드(EREV): 전기 모터를 주 구동원으로 사용하되,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해 주행 거리를 늘리는 방식.
• range anxiety: 전기차 배터리 잔량 부족으로 목적지 도착이 어려울지 모른다는 소비자 불안.
• CPCA(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 중국 승용차 시장 통계를 집계·발표하는 대표적인 민간 기관.
전문가들은 “배터리 단가 하락과 충전 인프라 확대가 지속될 경우, 하이브리드의 전략적 중요성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가격 경쟁을 억제하면서도 수출을 장려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할 경우,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