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일본 수출 2.6% 급감…4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

일본이 2025년 7월 기록한 수출 감소 폭이 전년 동기 대비 2.6%에 달해 2021년 2월 이후 가장 컸다. 두 주요 교역 상대국인 미국중국(본토)으로의 선적이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2025년 8월 2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 전망된 –2.1%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6월 기록된 –0.5%보다도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Nikkei 225 Chart


주요 지표 세부 현황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해 로이터 예상치(–10.4%)보다 선방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10.1% 줄어 6월(–11.4%)에 비해 낙폭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다.
중국 본토로의 선적은 3.5% 줄었고, 홍콩으로의 수출은 17.7% 급증했다.

무역 통계 발표 직후 니케이225 지수는 0.9%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엔화는 달러당 147.79엔 수준으로 약세를 이어 갔다.


2분기 GDP 호조에도 수출 변동성 확대

앞서 공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일본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3%, 연율 기준 1.2% 성장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당시 성장 견인을 맡은 것은 순수출이었다. 그러나 7월 무역지표는 외부 수요의 불안정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스미토모 미쓰이은행 스즈키 히로후미 FX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수출 변동성이 커졌지만 4~6월 기간에는 자동차 선적이 평소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3월 자동차 부품 공장 폭발 사고로 중단됐던 생산이 회복되면서 밀린 출하가 일시에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관세 인하가 남긴 과제

일본은 7월 22일 미국과 체결한 협정으로 자동차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를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합의했다. 15% 관세가 실제로 적용되는 것은 8월 통계부터이지만, 7월 자동차 대미 수출액(승용차·버스·트럭 포함)은 이미 전년 동월 대비 28.4% 감소해 6월(–26.7%)보다 낙폭이 커졌다.

Sompo Institute Plus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고이케 마사토는 8월 14일 보고서에서 “관세 영향 규모에 따라 일본이 경기 침체(recession)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자동차는 일본의 최대 수출 품목이다. 관세 축소 자체는 호재지만,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 가격 경쟁력 약화, 수요 위축, 엔화 변동성 확대 등의 복합적 위험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영향

전문가들은 수출 감소가 계속된다면 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명분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특히 엔화 약세가 수입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8월부터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부품 공급망 정상화가 진척된다면 3분기 이후 자동차 수출 회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8~9월 무역지표와 엔화 환율, 미국 소비 지표의 상관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용어 설명

GDP(국내총생산)는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새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합산한 지표로, 경제 규모와 성장률을 판단하는 데 쓰인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 혹은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된다. 기사에서 언급된 ‘상호 관세’는 상대국이 설정한 수준과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제 성장 정체(침체)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정책 대응이 까다롭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8월부터 적용되는 15% 대미 자동차 관세가 수출 실적·기업 이익에 미칠 영향
2) 엔화 환율 150엔 돌파 여부 및 이에 따른 BOJ 대응
3) 미·중 수요 둔화가 일본 공급망과 생산 일정에 미치는 파급 효과

무역환경 변동성이 커질수록 일본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 특히 고부가 자동차·전장부품 투자 확대와 동남아 등 대체 시장 개척 여부가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