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국 서비스업 활동 ‘횡보’…물가 압박 속 고용 부진 심화

미국 서비스업 경기가 7월에도 사실상 성장세를 멈췄다. 공급망 차질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기업 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고용은 더 위축되고 투입 비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수준으로 다시 치솟는 이중고가 확인됐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전월(50.8)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컨센서스(51.5)를 하회하며, 50선을 간신히 웃도는 ‘제자리걸음’ 상태가 이어졌다. 서비스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수년간 누적된 ‘트럼프 관세’의 불확실성이 주문, 고용, 자본지출 계획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기한을 앞두고 10%에서 41%에 달하는 추가 수입세 부과를 예고했고, 8월 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예일대 버짓랩(Budget Lab)은 이로 인해 미국 평균 관세율이 18.3%로 급등해 193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세부 지표: 주문·수출·고용 모두 둔화

신규 주문지수는 51.3에서 50.3으로 1포인트 하락했으며, 수출 주문은 최근 5개월 중 4번째로 수축 국면(50 미만)으로 돌아섰다. 특히 서비스업 고용지수는 47.2에서 46.4로 떨어져 3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주 발표된 미국 7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기대치를 밑돌고, 5~6월 데이터가 총 25만 8,000명 하향 조정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고용 충격이 예상보다 깊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한편 투입물가(Prices Paid) 지수는 67.5에서 69.9로 치솟아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쌓아둔 재고를 할인 판매해 그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해 왔으나, 가구·레저용품 등 일부 품목에서 이미 가격 급등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Fed)의 통화정책 ‘딜레마’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대다수 위원은 물가상승을 더 큰 위험으로 본 반면,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먼 이사는 노동시장 냉각을 우려하며 인하 필요성을 주장, 소수의견을 냈다. 둘의 주장은 ‘약한 고용·강한 인플레이션’이 공존할 수 있다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시나리오를 방어하려는 해석도 가능하다.

투자은행·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관세가 실물·심리 모두에 충격을 주면서도 가격 전가가 불가피해 정책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다.


전문가 해설: PMI·관세·스태그플레이션이란?

PMI(구매관리자지수)는 공급기업·서비스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새 주문, 생산, 고용, 재고 등을 조사해 0~100 사이로 수치화한 경기 선행지표다. 50 이상이면 확장, 50 이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관세(Tariff)는 특정 품목·국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국내 산업 보호와 무역수지 개선을 명분으로 하지만 소비자·기업 부담을 높이는 ‘이중 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키며,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인상 모두에 제약을 받는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로 불린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데이터를 종합하면, 미국 서비스업은 성장 정체·수익성 압박·고용 둔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관세로 인한 원가 충격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연준의 비둘기파적 선회’도 물가 변수를 이유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기업들은 비용 절감 차원의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으며, 이는 소비 여력 악화 → 추가 수요 둔화 → 고용 재축소의 악순환을 심화할 여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를 통한 무역 압박이 정치적 의사결정의 영역을 넘어 거시경제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면서, 정책 신뢰 회복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 부재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장기금리 상승·디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동반될 공산이 크다. 실물지표가 추가 악화될 경우, 연준이 연말 이전 ‘보험성’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가 자산 가격의 중대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