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국 고용지표 대폭 하향 수정, 경기 침체의 전조일까

Investing.com이 이번 달 초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 산하 BLS(노동통계국)가 발표한 7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첫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2025년 8월 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고용보고서에서 더 큰 충격을 안긴 것은 5월과 6월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는 사실이다. 노동통계국은 두 달 동안의 신규 고용을 합산해 총 1979년 이후 최대폭(코로나19 기간 제외)의 음의 방향 수정치를 제시했다.

이 같은 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월 2일 단행한 “상호주의 보복 관세(reciprocal tariffs)” 이후 미국 경제가 보인 견조한 흐름이 착시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즉, 관세 쇼크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됐고 이는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고용 부진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BLS 국장을 해임했다. 그는 “통계가 조작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으며, 이 발언은 데이터 신뢰성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연준(Fed)과 금리정책에 미칠 파장

“만약 이번 자료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나왔다면, 연준은 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다.” — 노무라 보고서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 애널리스트들은 위와 같이 지적하며, 관세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확인하겠다는 이유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4.25%~4.50%의 기준금리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9월 16~17일 열릴 차기 FOMC를 앞두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25bp 인하 가능성을 88%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의미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다음 회의까지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인하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3개월간 급격히 둔화된 고용 증가세가 단순히 관세 쇼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소비·투자 부진의 전조인지에 따라 통화정책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례적 하향 수정, 그러나 침체 신호는 ‘제한적’?

한편 모건스탠리는 5월·6월 데이터가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깎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번과 같은 수정치는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주요 지표라기보다는 주변(signaling) 지표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월 고용의 변화를 더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7월 신규 고용은 7만 3,000명에 그쳐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침체 위험은 여전히 높지만, 아직 기존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전문 용어 해설 및 맥락

BLS(Bureau of Labor Statistics)는 미국 노동시장 통계를 집계·발표하는 정부기관이다.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 실업률, 임금상승률 등 각종 데이터가 정책 결정 및 시장 분석의 1차 자료로 활용된다.

FedWatch ToolCME 그룹이 연준 금리선물 가격을 토대로 FOMC 금리 인상·인하 확률을 실시간 산출하는 서비스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정량화하여 투자전략을 세운다.

Reciprocal tariffs*는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기는 관세율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을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기조를 말한다.
*서로 동일한 수준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는 의미에서 ‘상호주의’라는 표현이 붙는다.


기자 해설: ‘고용 서프라이즈’란 무엇을 의미하나

미국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물가·소비·투자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다. 특히 수치의 방향성보다도 변화의 추세가 중요하다. 5월과 6월의 대폭 수정과 7월의 저조한 신규 고용은 모두 하나의 방향(둔화)을 가리킨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① 고용 둔화 → ② 임금 상승 압력 완화 → ③ 물가 압력 완화 → ④ 금리 인하 가능성 증대라는 메커니즘을 고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식·채권·외환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하락한 고용지표가 일시적 쇼크인지, 구조적 둔화인지 구분하려면 향후 2~3개월간의 데이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통화정책은 연준의 공식 기조이기도 하다.


향후 체크 포인트

①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는지
② 추가 관세가 소비심리·기업투자에 미치는 여파가 고용에 재차 반영되는지
③ 수정치가 8월 이후에도 일관된 하향 추세를 보이는지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투자자들은 고용, 물가, 판매실적 등 동행·선행지표를 다각도로 확인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달러, 국채, 금 같은 안전자산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