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Minutes’ 엘살바도르 메가 교도소 보도 CBS 방송 보류 뒤 온라인 유출 논란

미국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의 엘살바도르 교도소 취재 보도가 CBS에서 다음 방송으로 연기된 뒤 온라인상에 유출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보도는 미국으로 추방된 이민자들이 수용된 엘살바도르의 대형 교도소(CECOT)에 대한 내용으로, CBS 뉴스가 본래 방영 예정이던 일요일 밤 방송 전 해당 영상을 추가 취재 필요를 이유로 돌연 철회한 다음날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로이터 통신은 시드하르트 카발레(Siddharth Cavale)헬렌 코스터(Helen Coster)의 기사에서, 해당 보도는 베네수엘라 출신 추방자들이 고문을 당했다는 주장과 이들을 미국이 어떻게 분류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캐나다의 Global TV 앱에서 월요일 밤 실수로 스트리밍된 것이 최초로 온라인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화면 오른쪽 하단에 Global TV 로고가 표시된 온라인 비디오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주목

CBS 측 대변인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소속의 콘텐츠 보호팀이 해당 무단 유출 영상에 대해 삭제(테이크다운) 명령을 발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테이크다운 명령은 저작권자 또는 권리자가 인터넷 플랫폼에 문제의 콘텐츠 삭제를 요청하는 법적·행정적 절차를 뜻한다.

방송 철회 과정과 내부 반발

CBS는 미국 동부시간 일요일 오후 방송 예정이던 ’60 Minutes’의 편성 변경을 사전 공지하며 해당 리포트 “Inside CECOT”을 이후 방송으로 미뤘다. 프로그램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오늘 밤 ’60 Minutes’의 방송 편성이 업데이트됐다. 우리의 리포트 ‘Inside CECOT’는 향후 방송에서 방영될 것”이라고 적었다. CBS 뉴스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그 리포트가 “추가 취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리포트를 담당한 샤린 알폰시(Sharyn Alfonsi) 기자는 팀에 보낸 메모에서 CBS가 이 보도를 정치적 이유로 내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 CBS 직원은 익명을 전제로 알폰시의 메모 내용을 확인해 주었다. 알폰시는 메모에서 “우리의 보도는 다섯 번의 내부 심사와 CBS 법무팀 및 기준·관행(Standards and Practices)의 승인을 받았다”며 “사실관계에 부합한다. 모든 엄격한 내부 검증을 통과한 이후에 이를 철회하는 것은 편집상의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다”라고 적었다.

주목

“If the administration’s refusal to participate becomes a valid reason to spike a story, we have effectively handed them a ‘kill switch’ for any reporting they find inconvenient,”

알폰시는 뉴욕타임스에 해당 메모를 전하며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발언을 했다. 그녀는 또한 CBS 뉴스 에디터인 배리 와이스(Bari Weiss)에게 질문을 돌렸으나, 로이터는 알폰시와 와이스 모두의 추가 요청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의 핵심과 CECOT 설명

문제가 된 리포트는 엘살바도르의 CECOT이라는 대형 교도소를 대상으로 한다. CECOT은 미국이 재판 없이 수백 명의 주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을 추방해 수용한 시설로, 인권단체들로부터 혹독한 수용 환경에 대해 비판을 받아왔다. 리포트에는 최근 석방된 추방자들이 교도소에서 겪었다는 “잔혹하고 고문적인” 처우에 대한 증언이 포함된 것으로 CBS의 파라마운트 플러스(Paramount Plus) 설명란에 적혀 있었다. 원문은 해당 추방자들을 보도에서 ‘migrants(이민자들)’로 표기했으나, 와이스는 이들이 미국에 불법 체류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migrants” 용어 사용을 문제 삼았다고 내부 직원은 전했다.

추가로, 알폰시는 백악관, 국무부, 국토안보부에 코멘트를 요청했다고 적었다. 그녀는 행정부가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이 보도 차단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면 언론에 사실상 ‘킬 스위치’가 주어지는 셈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소유권 변화와 정치적 압력의 논란

이번 사건은 CBS 뉴스가 새 편집국장으로 임명한 배리 와이스 체제 하에서 발생했으며, 와이스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그녀가 창간한 온라인 매체 The Free Press를 인수한 이후 10월에 CBS 뉴스 책임자로 선임됐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이 운영하며,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였던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아들이다. 기사에는 엘리슨이 파라마운트 인수 이후 미국 시청자들의 다양한 이념적 관점을 반영하겠다는 약속으로 규제 당국의 허가를 얻는 데 도움을 줬다고 기술돼 있다.

파라마운트는 트럼프가 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와의 인터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2024년에 $1,600만을 지급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그 소송 합의와 규제 심사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서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12월 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신 거래를 위해 개인 보증 형식으로 $404억(= $40.4 billion)을 제공했고, 이 거래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가 자사 핵심 자산을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Netflix)에 매각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시도로 언급됐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CNN을 통제하게 될 수 있다. 와이스가 이 개인 보증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정치권과 여론의 반응

방송 연기는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월요일에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Chuck Schumer)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번 연기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임을 암시했다. 슈머는 “트럼프와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이 사람들이 보고 듣는 것을 형성해 자신들만의 대체 현실을 만들려 한다”며 “자유 언론은 대통령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언론은 그를 책임지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는 이번 달 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새 소유자들을 상대로 60 Minutes가 공화당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과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이 일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개시한 당일 발생했다.

CBS 내부의 편집 과정과 와이스의 역할

로이터는 와이스가 알폰시의 리포트에 대해 여러 우려를 제기했고, 새로운 인터뷰 자료를 상당량 추가할 것을 요청했다고 내부 직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와이스가 백악관 인사인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와이스는 전직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의 오피니언 작가로, 방송 뉴스룸을 운영하거나 방송 뉴스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은 없었다.

와이스는 12월 10일 ‘CBS 이브닝 뉴스(CBS Evening News)’의 새로운 앵커로 토니 도쿠필(Tony Dokoupil)을 발탁했고, 기존의 존 딕커슨(John Dickerson)모리스 뒤부아(Maurice DuBois)의 듀얼 진행 체제를 교체했다.


분석: 미디어 소유 구조 변화가 언론 독립성과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

이번 사안은 미디어 소유권 변화와 편집 자유 사이의 긴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인수와 데이비드 엘리슨의 개인 보증이라는 대형 금융 거래는 기업의 경영·편집 방향에 대한 외부의 정치적·상업적 압력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시청자 신뢰와 광고주·투자자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광고주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연관되는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민감한 정치적 논쟁에 휘말린 방송사에 광고 집행을 재검토할 수 있다.

또한, 파라마운트의 경우 공영·상업 방송으로서의 신뢰도 하락은 가입 기반 스트리밍 플랫폼인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구독자 확보 및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와 함께 기업 결합 승인 과정에서의 정치적 논쟁이 재연될 수 있다. 다만, 현재 보도의 철회 자체가 직접적인 주가 변동이나 계약 무산으로 이어졌다는 명확한 증거는 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단기적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반복되는 편집권 침해 의혹은 미디어 기업의 무형자산—즉 브랜드 신뢰와 편집 독립성—에 점진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용어 설명

테이크다운(takedown) 명령: 저작권자나 권리자가 저작물의 무단 유통을 중단시키기 위해 플랫폼에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는 절차를 말한다. 인터넷상에서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 뒤 플랫폼이 영상을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집행된다.

CECOT: 엘살바도르에 위치한 대형 교정 시설의 명칭으로, 본 기사에서는 미합중국이 재판 없이 추방한 주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이 수용된 곳으로 지칭된다. 인권단체들은 해당 시설의 수용 환경에 대해 국제적 우려를 표명해왔다.


결론

이번 사건은 언론 보도의 검증 절차와 편집 결정이 단순한 내부 프로세스의 문제가 아니라, 소유 구조와 정치적 역학과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CBS가 해당 리포트를 방송에서 보류한 이유로 추가 취재 필요를 표명했지만, 내부 기자의 반발과 여권·야권의 반응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편집 상의 판단을 넘어선 논쟁적 사안임을 시사한다. 향후 CBS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내부 편집 기준과 외부 영향력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관리할지, 그리고 이 사건이 미디어 신뢰도·시장 평가에 어떤 중장기적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