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50대 이상 고령층의 자산 증가와 소비력 강화가 여러 섹터에 걸친 투자 기회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이 평가했다. 이 연령대는 ‘Grey Pound’ 또는 ‘Silver Spenders’로 불리며 자산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일부 고령층은 소비지출과 고급서비스 수요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12월 2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연령대는 자산 보호와 절세, 투자 및 재무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문 수요를 촉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소비 패턴 변화에 그치지 않고 자산관리, 보험, 헬스케어, 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의 매출과 수익 구조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AJ Bell의 시장 담당 책임자인 댄 코츠워스(Dan Coatsworth)는 50대 이상이 소비 영역에서 점점 더 영향력 있는 계층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 근로자의 경우 경력 선진화, 주택담보 대출 상환 완료 등으로 많은 가처분소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 이제는 지출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은퇴자 가운데는 과거 수혜를 본 defined benefit pension schemes(확정급여형 연금제도)으로 인한 안정적 소득을 바탕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은 가능한 한 많은 자산을 세금으로부터 보호하려 한다”고 코츠워스는 지적했다. 따라서 세무 자문, 투자, 종합 재무설계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의 복리화(compounding assets) 현상과 계층화된 소비 패턴
Kernow Asset Management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 앨릭스 우드(Alyx Wood)는 이 연령대 내에서도 승자와 패자로 뚜렷히 나뉘는 하위 집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이들의 일상은 여전히 쉽지 않고 평범하지만, 다른 이들은 자산을 복리로 불리는 데 있어 엄청난 성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위 부유층은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사치재와 고급 자산관리·보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우드는 이들이 단순한 수동적 수익을 넘어 콘텐츠, 스토리, 참여, 목적을 중시한다고 전했으며, 이 때문에 특정 프리미엄 자산관리사와 보험회사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히스콕스(Hiscox)와 사모 소유의 자산관리업체 Evelyn Partners를 예로 들며, 고령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보험·자산관리 상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드는 또한 은행들이 자산관리 산업에 다시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NatWest Group과 Barclays가 Permira와 Warburg Pincus가 보유한 Evelyn Partners에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이는 사모펀치의 엑시트(출구전략)와 맞물려 M&A(인수합병) 활성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유사한 거래가 몇 건 더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 투자 아이디어 및 개별 종목
우드는 자신의 헤지펀드가 영국 주식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지난달 Sohn London 투자 콘퍼런스에서 Saga plc에 대한 대형 포지션을 공개했다. 그는 Saga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보험 브랜드임을 지적하며 “‘Saga 세대’의 소비가 2030년까지 영국 소비 전체의 약 60%1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Saga는 Kernow 포트폴리오에서 약 10%를 차지하며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우드는 Saga의 주가가 향후 몇 년 내에 400%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드는 또 다른 잠재적 수혜주로 런던 상장 펫 전문 소매업체 Pets At Home을 언급했다. 그는 고령층이 자녀보다 반려동물에 더 많은 지출을 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일부 기업들이 단기적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여 리스크도 함께 지적했다.
헬스케어·부동산·서비스업의 수혜
코츠워스는 또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의약품 및 치료 수요 증가로 연결되므로 헬스케어 분야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간 요양원, 은퇴촌, 그리고 의료 제공자를 임차인으로 둔 부동산 투자자가 이 트렌드의 수혜자라고 강조했다.
“경험과 유형재는 이들의 지출 목록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 여행, 고급 외식, 고급차, 주택 개조, 미용 제품, 웰니스 등 목록은 끝이 없다”고 코츠워스는 말했다.
용어 설명
Grey Pound / Silver Spenders : 영국에서 주로 50대 이상 고령층의 구매력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은 연금·자산 축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이고 높은 가처분소득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고가 소비와 프리미엄 서비스의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한다.
Defined benefit pension schemes(확정급여형 연금제도) : 근로자가 퇴직 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을 받도록 고용주가 보장하는 제도로, 일부 세대는 이 제도로 인해 은퇴 후 안정적 소득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 전문적 분석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하면 50대 이상 고령층의 자산 및 소비 증가는 특정 섹터에 대해 구조적 수요 확대를 의미한다. 우선 고급 자산관리·프라이빗 뱅킹·보험 분야는 자문 수요 증가와 고액자산가 유입으로 수익성과 펀드 규모 모두에서 개선이 가능하다. 이는 해당 기업의 AUM(운용자산규모) 증가와 관리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주가의 재평가(valuation rerating)를 야기할 수 있다.
헬스케어 부문은 인구구조 변화의 직접적 수혜 업종이다. 의약품·의료기기·요양시설·홈케어 등은 수요의 기저성장(underlying growth)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의료 제공자를 임차인으로 한 부동산 투자 상품은 안정적 현금흐름과 배당확대 가능성이 있다.
소비재 측면에서는 고령층이 경험 지향 소비(여행·외식·웰니스)와 고가 상품(고급차·미용 관련 제품)에 집중하면서 관련 산업의 프리미엄 라인과 서비스형 상품(Membership·Subscription)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반려동물 관련 소비 증가는 펫 리테일과 펫헬스케어 서비스에 긍정적이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사모펀드의 엑시트와 은행·금융기관의 자산관리 부문 인수·재편 가능성이 높아 M&A 활동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업종 구조조정과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리스크 요인로는 고령층 내 계층화(일부는 여전히 소득·생활이 어려움), 거시 환경(금리·인플레이션) 변화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동, 규제 리스크(연금·금융상품 규제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업(예: Pets At Home)은 단기적 영업압박으로 인해 주가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
투자자에 대한 시사점
투자자 관점에서는 ▲고령층 수요 확대가 분명한 업종(자산관리·보험·헬스케어·고급소비재·펫 관련 리테일) 내에서 재무건전성, 수익성, 시장지배력, 그리고 M&A 기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종목을 고르는 전략이 유효하다. 또한 시기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섹터·종목별 밸류에이션, 거시지표(금리·물가), 규제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종합하면 50대 이상 이른바 실버 스펜더의 부상은 단기적 트렌드를 넘어 중장기적 산업·자본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가트렌드로 판단된다. 해당 트렌드는 특정 기업의 재평가, 업계 구조재편, 그리고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섹터 재배치라는 실질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참고 본 기사에 인용된 전망과 수치는 2025년 12월 28일 CNBC 보도와 해당 기사에 인용된 시장 전문가의 발언을 근거로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