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신용카드 스타트업 임프린트, 라쿠텐 제휴 카드 놓고 대형 은행 제치다

American Express spending
뉴욕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기업 임프린트(Imprint)가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쿠텐(Rakuten)과의 새로운 제휴(코브랜드) 신용카드 발급권을 놓고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싱크로니 같은 대형 은행을 제친 사실이 알려졌다.

2025년 7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설립 5년 차인 임프린트가 코브랜드 카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같은 날 70백만 달러(약 952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로써 기업 가치는 이전 라운드 대비 50% 상승한 9억 달러로 뛰었다.

코브랜드 카드(co-branded card)란 항공사·호텔·소매업체 등 특정 브랜드가 카드사와 제휴해 발급하는 신용카드를 의미한다. 사용자는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으면서도 해당 브랜드의 멤버십 포인트, 캐시백 등을 추가로 누릴 수 있어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업계에서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 경쟁이 치열한 코브랜드 시장에서의 승부

임프린트 최고경영자 다라 머피(Daragh Murphy)는 “

포춘 500대 기업들이 싱크로니, 바클레이스, U.S.뱅크가 아닌 우리를 선택하고 있다

“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머피 CEO에 따르면, 이번 라쿠텐 카드 계약 성사로 회사는 제휴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프린트는 앞으로도 대형 은행 수준의 자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누적 3억 3천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상당 부분을 유동성으로 보유 중이다. 1.5억 달러가 아닌 15억 달러(약 2조 400억 원) 규모의 신용 대출 라인도 확보했다. 해당 라인은 시티그룹, 트루이스트, 미즈호 등 글로벌 은행이 제공한다.


핀테크의 은행화: ‘기술 플랫폼’이 무기

임프린트는 직접 은행 면허를 보유하지 않는다. 대신 미국 유타주 소재 퍼스트일렉트로닉뱅크퍼스트뱅크앤드트러스트를 통한 ‘뱅크-애즈-어-서비스’(BaaS) 형태로 카드 발급을 진행한다. 기술·리스크·사기 방지·컴플라이언스 등을 자체적으로 담당하고, 카드 결제망(card rails)은 제휴 은행이 제공한다.

이번 라쿠텐 제휴 카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x) 결제망을 활용해 Amex 구매 보호, 연장 보증 등 프리미엄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머피 CEO는 “우리는 비록 규제 은행이 아니지만 사실상 하나의 은행처럼 운영된다”고 말했다.

‘카드 레일(card rails)’이란 결제 승인을 위해 은행·카드사·가맹점 간 정보를 주고받는 전산망을 뜻한다. 전통 은행들은 피서브(Fiserv) 같은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하지만, 임프린트는 이를 자체 구축해 속도·유연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한다.


■ 수수료·리워드 구조 차별화

임프린트는 ‘쉬운 상환’을 전략적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머피 CEO는 “브레드파이낸셜, 싱크로니 등 기존 카드사들은 연체 수수료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연체 수수료를 최소화해 고객이 부담 없이 카드 결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고객 리워드로 전환한다. 라쿠텐 신규 카드의 경우, 온라인 포털에서 적립되는 기본 캐시백에 추가 4% 캐시백을 제공하며, 연간 7,000달러 사용 한도 내에서 적용된다. 또, 라쿠텐 제휴 레스토랑 결제 시 10% 캐시백, 일반 식료품·비제휴 레스토랑 결제 시 2% 캐시백을 돌려준다.


■ 시장 파급력 및 전망

대형 은행들이 코브랜드 시장의 거대한 파이프라인을 독점해 온 상황에서, 임프린트 같은 신예 기업이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점은 ‘핀테크의 세대 교체’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기술 내재화고객 친화적 수수료 정책을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라쿠텐처럼 온라인·모바일 쇼핑 기반 플랫폼소비 데이터와 결제 인프라를 결합하려는 수요가 크다. 이 지점에서 임프린트는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시간 결제·적립·신용 한도 증액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함으로써 기업 고객의 통합 운영 비용을 절감한다.

다만,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대형 은행들의 마케팅·가맹점 수수료 우위는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남는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차입 비용 상승이 스타트업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용어 해설

코브랜드 카드(co-branded card): 카드 전면에 브랜드 로고가 함께 인쇄되는 형태로, 브랜드와 카드사가 공동 마케팅·수익을 공유한다.

뱅크-애즈-어-서비스(BaaS): 규제 은행의 인프라를 API 형태로 제공받아, 비은행 기업도 예금·대출·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게 하는 모델이다.

카드 레일(card rails): 결제 인가·정산 시스템을 총칭하며, VISA·Mastercard·Amex 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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