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저점 이후 수요 회복 기대에 국제 설탕값 반등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0월물 원당(원심분리 전 상태의 원당·#11) 가격은 전장보다 2.16% 오른 파운드당 0.35센트에 거래됐고, 런던 ICE 10월물 백설탕(#5)도 1.95% 상승한 톤당 9.2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4년 만의 최저가까지 밀려났던 설탕 가격이 저가 매수와 함께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42만t을 기록해 가격 반등에 불을 지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서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내 설탕 소비를 4.4% 증가시켜 연간 1,150만t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HFCS는 옥수수에서 유래한 감미료로, 미국 음료·가공식품 산업에서 설탕을 대체해왔다. 원가가 저렴하지만 과도한 섭취 시 비만과 대사 질환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클린 라벨’ 흐름에 따라 천연 감미료인 사탕수수 설탕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MT는 Metric Ton(톤) 단위다.


단기 하락 압력도 상존한다. 23일에는 인도가 차기 작황 호조를 바탕으로 설탕 수출 쿼터를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가격이 3주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로 인해 10월 시작되는 2025/26 절기 인도 설탕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평년 대비 6% 많다.

브라질 공급 전망도 약세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다타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가공 효율을 끌어올리면서, 브라질 설탕 공장이 사탕수수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해 이달 상반기에 320만t을 추가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분석기관 코브리그(Covrig)도 유사한 수치를 제시했다.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에서는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이 6월 2일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19% 늘어난 3,500만t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인도제당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2,620만t(5년 만의 최저치) 대비 급격한 반등이다. ISMA는 10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인도의 누적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2,574만t라고 밝혔다.


3개월 누적 하락·공급 과잉 전망

지난 석 달간 뉴욕 원당은 4.25년 만의 저점, 런던 백설탕은 4년 만의 저점까지 하락했다. 6월 30일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2025/26 시즌 750만t의 글로벌 설탕 공급 과잉(서플러스)을 예상해 8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봤다. 5월 22일 미국 농무부(USDA) 반기 보고서도 세계 생산이 4.7% 늘어 1억 8,931만8,000t(사상 최대)에 달하고, 기말 재고는 4,118만8,000t으로 7.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t으로 새로운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고, 인도는 25% 급증한 3,530만t, 태국은 2% 늘어난 1,030만t을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절기 세계 설탕 수급 적자 전망치를 2월의 488만t에서 547만t로 확대해 9년 만의 최대치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 131만t의 잉여 이후 시장이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브라질 감산·태국 증산 상반된 변수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에 따르면, 2025/26 브라질 중남부 지역 누적 생산(6월까지)은 전년 대비 14.3% 줄어든 1,224만9,000t에 그쳤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도 지난달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3.4% 감소한 4,411만8,000t“이라고 밝혔다. 가뭄과 폭염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태국 2024/25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t“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인도·브라질의 증산 가능성에 따른 공급 압박이 크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수요 회복과 HFCS 대체 움직임이 가격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필자 리치 아스플런드는 “언급된 증권에 대한 보유·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