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이후 가상자산, 여전히 ‘스마트’한 투자일까

가상자산 투자 판도 변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상자산(크립토) 시장은 ‘와일드 웨스트’로 불렸다. 밈코인(meme coin)이 하룻밤 사이 급등했고, SNS에서의 과열된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막대한 부(富)와 손실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그러나 2026년이 가까워진 지금, 시장은 투기에서 실용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규제 체계가 정비되고 인프라가 성숙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가상자산은 ‘한탕’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수파차이 ‘키드’ 파차리야논(Supachai “Kid” Parchariyanon) 씨가 설립한 투자사 SeaX 벤처스는 솔라나(Solana)·밴드프로토콜(Band Protocol) 같은 레이어1·2 플랫폼을 ‘ picks-and-shovels ’, 즉 디지털 경제의 삽과 곡괭이에 비유하며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파차리야논은 “예전에는 개별 토큰 변동성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제는 블록체인 인프라 레이어클라우드·사이버보안만큼이나 포트폴리오의 핵심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가장 화려한 코인이 아니라 다른 산업이 ‘조용히’ 올라탈 소프트웨어 철로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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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의 태도 변화

2025년 1월 EY-파테논(EY-Parthenon)과 코인베이스(Coinbase)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관투자자 83%가 올해 가상자산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규제 명확성이 높아진 결과다. 핵심 촉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도입했던 회계 규정 SAB 121의 폐지다. 해당 규정은 은행의 가상자산 보관(커스터디)을 어렵게 해 왔으며, 폐지 이후 전통 금융권의 진입 장벽이 크게 완화됐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ETP(Exchange-Traded Product), 토큰화된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조사 결과, 2025년 투자 계획을 세운 기관 중 69%가 ETP를 선택했다. 참고로 토큰화된 펀드는 블록체인에 증서가 기록된 펀드로, 전통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분할·거래할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 현장의 필요성

핀테크 기업 ChainMyne의 창업자 킴벌리 로살레스(Kimberly Rosales)는 “가상자산은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니라, 불안정한 법정통화와 은행 인프라 공백이 잦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생활 필수품’”이라고 강조한다. ChainMyne은 북미·중남미 이용자를 연결해 글로벌 결제·송금을 지원한다.

로살레스는 “규제 승인으로 신뢰성이 높아졌지만, 산업은 여전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크립토 IRA(개인은퇴연금)와 비트코인 ETF처럼 제도권 도구가 참여 장벽을 낮췄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미국 하원에서 추진 중인 ‘Anti-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금지) 법안은 역효과를 우려했다. 그는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환영받을지 몰라도, 국가 간 디지털 금융 경쟁력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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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투자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밈코인 단기 상승을 노리는 투자자는 이미 시장 흐름에 뒤처졌다”고 지적한다. 파차리야논은 “지금은 인프라·레지스트리, 아이덴티티, 컴플라이언스, 결제 솔루션처럼 실질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로살레스도 “단순 유행 탑승이라면 재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외환 헤지, 인플레이션 회피, 포트폴리오 다변화 목적이라면 장기적으로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조언했다.


용어 한눈에 보기

SAB 121 – SEC가 2022년 도입한 회계 공시 지침. 은행이 보관 중인 가상자산을 부채로 처리하도록 요구해 커스터디 사업을 사실상 제한했다가 2024년 폐지됐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법정통화.
ETP – 거래소에서 매매되는 종목(ETF‧ETN‧ETC 등)을 포괄하는 투자 상품.
토큰화(Tokenization) – 실물 자산 또는 증권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하는 과정.


최종 진단

2018년의 ‘황금광 시대’가 끝났다고 해서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과장된 대신 전략에 눈을 돌릴 때”라고 입을 모은다. 도구가 성숙하고 규제가 명확해진 지금, 가상자산은 과열된 유행이 아니라 디지털 경제를 지탱하는 뼈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SeaX Ventures

따라서 투자자가 장기 관점기술적 토대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과도한 레버리지나 출처 불명 코인을 피한다면, 2026년 이후에도 가상자산은 여전히 ‘스마트’한 자산군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