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3일 최진식의 미국 매크로 분석 – 관세 충격·고용 쇼크 속 AI 인프라 투자 딜레마

관세·고용·AI 투자 전선(戰線)의 삼중(三重) 교차, 단기 증시 향배는?


Ⅰ. 서두 – 혼돈의 8월 첫 주, 시장을 집어삼킨 세 개의 파도

2025년 8월 첫째 주, 뉴욕증시는 불과 닷새 만에 완전히 다른 세 개의 파도를 동시에 맞았다. 고율 관세 재부과, 예상을 뒤엎은 고용 쇼크, 그리고 빅테크의 사상 최대 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그것이다.

주초까지 시장은 “관세 이슈 대부분이 해소됐다”며 안도 랠리를 꿈꿨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주의 관세 행정명령(10~41% 인상)이 발표되며 낙관론은 24시간 만에 무너졌다. 이어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 7만3,000명은 컨센서스를 30% 이상 밑도는 수치였고, 파월 의장이 금리를 동결한 지 48시간도 안 돼 ‘9월 50bp 인하설’이 월가를 뒤덮었다.

그러나 악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애플·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Mag 7’은 2025년 총 4,000억 달러에 달하는 AI·데이터센터 설비투자를 선언하며 장기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문제는 투자비 급증이 단기 EPS 가이던스를 끌어내려 동시에 주가에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Ⅱ. 데이터·뉴스 총정리 – ‘팩트’로 본 현재 위치

  1. 관세 : 트럼프 행정부, 8월 7일부터 전 국가 10% 하한선·최대 41% 상한선 관세 적용. 중국·브라질·캐나다에 대해선 개별 품목 20~50% 고율. 평균 관세율은 15~18%로 도약.
  2. 고용지표 : 7월 NFP +73K, 6·5월 합계 –0.258M 하향. 실업률 4.2%(예상치 =4.2%). 3개월 이동 평균 35K로 둔화.
  3. 금리 베팅 : CME FedWatch – 9월 25bp 인하 확률 83%, 50bp 인하 확률 장중 17%(→ 장 마감 9%).
  4. 기업 실적 : 발표 완료 298개 중 82% EPS 서프라이즈, 80% 매출 서프라이즈. 그러나 Amazon·Moderna·Columbia Sportswear 등 개별 쇼크 코스는 급락.
  5. AI 인프라 Capex :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합산 2025~2026년 연간 1.3조 달러(전년 대비 +38%).
  6. 섹터별 고용 : 헬스케어·사회복지 +73.3K(전 종목 기여도 101%), 제조 –11K, 정부 –10K.
  7. 특별정치 리스크 : 잭 스미스 특별검사 해치법 조사, FAA 헬기 항로 충돌 청문회, 트럼프 핵잠 배치 명령 등 지정학·정치 노이즈 확대.

Ⅲ. 단기(향후 1주) 시나리오 트리맵

시나리오 관세·정책 연준 코멘트 지수 예상 범위(S&P500) 확률(가중)
A. 정책 비둘기+관세 완화 언급 무역대표부(USTR) 실무협의 진전 보도 연준 인사 3명 “50bp 아직 이르다” 5,180 ~ 5,260p 25%
B. 관세 유지+고용·CPI 약세 지속 관세 인하 소식 無 FOMC 의사록 “data-dependent” 반복 5,020 ~ 5,120p 45%
C. 관세 확대+추가 정치 리스크 반도체·제약 25% 추가 관세 터미널 금리 논쟁 재점화 4,880 ~ 5,000p 30%

현 시점 베이스케이스(B) 확률 45%. 단, 이번 주 후반 발표될 서비스업 PMI·도매재고·기업채 스프레드가 추가 하락한다면 확률은 A 쪽으로 이동한다.


Ⅳ. 핵심 변수 세부 분석

1) 관세 – “평균 15%는 하단, 20%는 상단”

뱅크오브아메리카·울프리서치·소시에테제네랄 모두 관세 실효율을 15~18%로 추산한다. 관세가 20%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CPI +0.8%p, 기업 마진 –0.5%p3개월 내 반영될 수 있다. 특히 가공 금속·섬유·가전·완성차 부품은 주문 취소–재고 축소–현금흐름 경색 순으로 타격이 연쇄된다.

2) 고용 – 헬스케어 ‘원맨쇼’가 지속 가능한가?

헬스케어·사회복지는 구조적 강세 산업이지만, 전체 NFP 중 25% 이상을 장기간 담당했던 사례는 드물다. 노동시장 슬랙이 확대되면 소비는 둔화→서비스마저 둔화→기업 이익 하락 코스를 밟는다. 즉 헬스케어 원맨쇼는 버팀목이자 지연장치일 뿐, 반등 신호는 아니다.

3) AI 자본투입 – ‘EPS 희석’ vs ‘멀티플 프리미엄’

AI Capex 급증은 단기적으로 EPS 희석 요인이지만, 멀티플(배수) 프리미엄을 방어한다. 시장이 성장주를 리프레이싱하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변동성이 확대될 것. 특히 2분기 AWS 성장 둔화는 단기 실적 쇼크를 낳았으나, 2026년 EBIT 기여도를 재평가하면 DCF 하단은 오히려 높아진다.


Ⅴ. 종목·섹터 단기 전략

1. 빅테크

  • AAPL – 192~198달러 단기 지지권. 페어 트레이드 : 매도 구간에서 190달러 이하 분할 매수→200달러대 콜옵션 차익매도.
  • AMZN – 215달러 풋 스프레드 (매도 215·매수 200) 8월 말 만기, 프리미엄 390달러 수취 전략 지속.
  • GOOGL – DEI 이슈로 PR 리스크 존재하나 광고·클라우드 상승세 견고. 132~136달러 저가 매수.

2. 리츠·데이터센터

  • EQIX –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보강. 770달러 급락 후 800달러 저항. 전략 : 750달러 방어 시 LEAPS(Call 1000, ’26 Jan) 소량 매수.
  • DLR – EV/EBITDA 29배 vs EQIX 24배.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 플레이: Long EQIX / Short DLR 페어.

3. 바이오·헬스케어

  • MRNA – 매출 가이던스 하향. 115달러 아래 숏 커버 경계.
  • UNH – CFO 교체→단기 불확실성, 그러나 섹터 방어주 포지셔닝으로 480달러선 저점.

4. 소비재·리테일(관세 민감)

  • COST – 멕시코·캐나다 공급망 비중 45%로 관세 하단 수혜. 740달러 돌파 시 770달러 목표.
  • COLM – 가이던스 쇼크 후 72달러선 지지 확인 필요. 관세 할증 리스크 높음. 쇼트 후 외가격 풋 스프레드 방어.

Ⅵ. 퀵 퀀트 – 지표·차트 한눈에 보기

국채금리 스프레드 (10Y–2Y) : –49bp → –63bp (1주일) 역전 확대
달러 인덱스 DXY : 102.4 → 101.7 (–0.7%)
WTI 유가 : 배럴당 81.5달러 → 79.8달러 (–2%)
VIX 지수 : 14.2 → 16.9 (▲2.7)

S&P500 5일 차트


Ⅶ. 전망 – 단기(1~5거래일) 요약

  • 지수 변동성 : VIX 15~18 구간 상단 테스트. S&P500 5,000선 근접 시 기술적 매수세 유입 예상.
  • 채권 : 10년물 4.15%→3.95%까지 단기 레인지. 50bp 인하 가능성 부각 시 3.8% 리테스트.
  • 섹터 로테이션 : 방어적 헬스케어·필수소비재로 안전 이동, 이후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반등 순환.
  • 빅 이벤트 : 8/6 ISM 서비스·8/8 도매재고·8/9 PPI가 관세→인플레 전가 여부 가늠자.

Ⅷ. 결론 – “두려움보다 체력 점검의 시간”

7월 고용 쇼크와 관세 충격이 시장 압력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단기 충격은 정책 기대(연준 완화)와 신산업 투자(AI)라는 두 개의 완충 장치가 있다. 단기 변동성은 피하기 어렵지만, ① 미국 내부 서비스 소비 탄성, ② AI 인프라 ‘거함급’ 투자의 파급효과, ③ 연준의 신속한 대응 여지를 고려하면 지수가 4,950~5,020p 지지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베이스케이스다.

투자자는 “공포를 기회로 삼되, 관세 파급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두 가지 교훈을 동시에 새겨야 한다. 즉, 헬스케어·데이터센터·저관세 리테일 같은 구조적 러닝메이트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완충 시트를 깔아두고, AI·클라우드 순환 반등 시 트레이딩 베타를 확보하는 바이-앤드-헤지(Buy & Hedge) 전략이 유효하다.

— 최진식·경제칼럼니스트 / 데이터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