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5일 최진식의 미국 매크로 분석 – PPI 쇼크 이후 단기 반등 갈림길

서두: 뜨거운 물가 충격과 숨 고른 뉴욕 증시

불과 하루 전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 급등하며 월가 컨센서스(0.2%)를 여섯 배 이상 웃돌았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든 가운데, 장중 S&P500은 급락과 급반등을 오갔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단기 완화 카드를 단숨에 접지는 않겠지만, 9월 FOMC에서 빅컷(50bp 인하)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마감 무렵 10년물 국채금리가 4.26%로 제한적인 상승에 그치고, 메가캡·반도체 외에도 에너지·산업재 등으로 매기가 확산되면서 지수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이를 두고 필자는 “PPI 쇼크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부에서는 단기(향후 1주일 안팎) 반등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Ⅰ. 데이터 브리핑: 단기 심리를 좌우할 7가지 숫자

지표 최근 발표치 예상치 대비 시장 반응
PPI(7월, m/m) +0.9% ▲0.7%p 채권 매도·달러 강세
Core PPI(7월, m/m) +0.9% ▲0.7%p 장기 인플레 기대 상방 압력
CPI(7월, y/y) +3.3% ▲0.8%p 인플레 피봇 기대 후퇴
주간 신규 실업수당 224K -1K 노동시장 견조→완화 지연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 PMI 52.1 ▲1.9 디플레 우려 완화
WTI 유가(배럴당) $63.8 +2.1% 인플레 2차 충격 경계
AI ETF 주간 자금 유입 $17억 사상 3위 테마 확산 지속

종합하면 “물가 쇼크→완화 기대 후퇴→채권금리 단기 상승”이라는 3단 논법이 작동했지만, 실업·제조·서비스 지표의 동반 침체 신호가 아직은 강하지 않아 채권·주식 동반 폭락을 유발할 시스템 리스크 국면은 아니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Ⅱ. 뉴스 믹스: 8대 키워드로 읽는 단기 테마 흐름

1) 인프라 ‘픽 앤 쇼블’ 플레이: Aecom·Jacobs·Fluor

미즈호·UBS 등의 리포트에서 ‘AI 데이터센터+스마트 시티’ 인프라 수혜주로 꾸준히 언급됐다. 필자는 “하드웨어→전력→엔지니어링→부동산 REIT” 순으로 파급이 번질 것으로 본다. 단기 관점에서는 뒤늦게 관심이 붙은 Aecom이 추가 모멘텀이 가장 강하다.

2) 밈주의 귀환? Paramount Skydance·Bullish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는 불과 사흘 만에 급등락을 거듭하며 VIX 지수 급등 없이도 종목별 변동성을 키웠다. 이는 동학개미 버전 ‘모멘텀 군단’이 여전히 건재함을 시사한다.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잉여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전체로는 완충재가 될 수 있으나, 지수 급락의 뇌관이 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3) 국방·전력: 크라토스·Steel Dynamics

방산주는 미·러 정상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국방비 확대 기조가 이어지며 단기 디펜시브 카드가 됐다. 철강주는 미국 내 인프라·에너지·AI 데이터센터용 강재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유입되는 흐름에 주목.

4) 리오토 투자의견 강등, 중국 EV ‘차이나 리스크’ 재부상

JP모간이 리오토를 중립으로 내린 것은 단기 테크 랠리 확대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다. 중국 경기 모멘텀 둔화, 경쟁 심화가 맞물려 ADR(미국예탁증서) 섹터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5) 에너지 스프레드 확대

UFC 독점 중계권을 따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달리, 원유·가스 가격 상승은 S&P500 EPS 컨센서스(2025년 +9%)를 위·아래로 동시에 흔들 변수다.

6) 지방채·머니마켓 펀드 자금 흐름

Treasury Bill 대비 지방채 스프레드가 45bp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리세션 베팅’보다 세후 수익률을 노린 스마트머니의 움직임이다.

7) 환율: 달러인덱스 98포인트, 유로·엔 약세 지속

달러 강세는 원자재·해외 매출 비중 높은 기업에 단기 EPS 역풍. 반면 수입에 의존하는 리테일·항공 등엔 호재.

8) 고용 데이터 수정 논란과 연준 신뢰도

E.J. 안토니 차기 BLS 국장 지명자가 1·6 방관 논란에 휘말리며 “노동지표 신뢰 위기” 가능성이 부상. 단기에는 발표치보다 시장 반응의 변동성이 증폭될 공산.


Ⅲ. 기술·수급 분석: 단기 바닥? 아직 아닌 이유

차티스트 관점에서 S&P500 등가가중 ETF(RSP)는 20일 이동평균선(평단 172.4달러)을 지지선으로 돌려세웠다. 스토캐스틱 RSI는 과매도 영역 아래에서 반등을 시도 중이지만, PPI 쇼크로 거래량이 늘지 못했다. 따라서 다이버전스의 초기 신호일 뿐, 확정적 바닥은 아니라고 결론 내린다.

기관 수급을 들여다보면 CFTC 선물·옵션 포지션에서 비상업(Net Spec) 순매도 규모가 3주 연속 줄었다. 반면 리테일 브로커 예탁 잔고는 고점을 재차 경신해 밈 트레이딩이 수급을 분산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기관은 리스크를 덜고, 개인은 베팅을 늘리는 ‘수급 시소’ 구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Ⅳ. 매크로 시나리오: 3가지 단기 경로

1) “데이터 냉각 단기 반등” (확률 45%)

  • 8월 15일 발표 예정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60 이하로 밀리며 디멘드 풀(수요 측) 인플레 우려 완화
  • 달러 강세 진정, 10년물 금리 4.15% 재차 하락
  • 시장이 9월 25bp 인하 기대를 60% 수준으로 재반영하며 S&P500 5,700선 시도

2) “PPI 연쇄 쇼크·채권 매도” (확률 35%)

  • 소매판매, 실업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해 스태그플레 인플레 우려 부각
  • 10년물 금리 4.45% 돌파,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부담 확대
  • 메가캡 이익방어주로 로테이션, 지수 약보합~-3% 범위

3) “정치·지정학 이벤트 리스크” (확률 20%)

  •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결렬 → 원유 70$ 돌파·방산주 급등
  • 연준 신뢰 불확실성(노동지표 수정 논란) → 달러 지수 99 돌파
  • VIX 22 이상 급등, 스몰캡 대거 하락

Ⅴ. 종목·섹터 단기 추천 리스트

섹터 티커 투자포인트 1주 기대수익률
엔지니어링·AI 인프라 ACM 데이터센터·스마트시티 설계 수주 확대 +6~8%
국방·드론 KTOS 방위비 확대 수혜, 중소형 성장주 모멘텀 +5~7%
S&P500 등가 ETF RSP 랠리 확산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밸런싱 +3~5%
지방채 ETF MUB 발행 둔화+세후 수익률 매력 +0.5~1%
밈·고변동성 바스켓(고위험) PSKY, BULL 트레이딩 전용, 손절 10% 필수 ±15% 이상

Ⅵ. 투자 전략: “방화벽을 두껍게, 촉매를 빠르게”

  • 현금 비중 15~20% 유지: 데이터·정치 이벤트 전후 고변동성 대응
  • 스텝다운 매수: 20일 이동평균 이탈 시 1/3 분할 매수, 반등 시 1/3 차익실현
  • 옵션 헤지: 9월 만기 S&P500 5% OTM 풋 + 콜스프레드로 델타 중립 유지
  • 섹터 로테이션 감시: 국방·에너지→AI 인프라→리테일·건설 순으로 이동 가능성

Ⅶ. 결론 및 투자 조언

단기적으로(향후 영업일 기준 3~5거래일) 미국 주식시장은 “PPI 쇼크에 흔들리되, 데이터·실적·정책 이벤트로 방향성을 확정짓는 구간”에 진입했다. 빅테크 중심의 상승 엔진이 분산되며 “랠리의 폭은 넓어졌으나, 바닥은 얕아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투자자 행동 지침

  1. 실적·가이던스 피해종목(테이퍼스트리, Li Auto 등) 단기손절 후 Aecom·Kratos·RSP 등으로 포트 재배치
  2. 달러 강세 지속 시 해외 매출 의존 기업(의류·관광) 비중 축소, 내수·방산 비중 확대
  3. 밈 주식은 투기 한도를 최대 5%로 제한하되, 시장 변동성 완충재로 활용
  4. 옵션·선물 헤지를 통해 이벤트 리스크 대비, 특히 9월 FOMC 전까지 풋 스프레드 유지

시장은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요동치지만, “데이터 → 정책 → 심리”라는 순환고리는 변하지 않는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지금이야말로 원칙 기반 자산배분이 빛을 발할 순간이다. 결국 승부는 흥분이 아닌 냉정에서 나온다. ‘마진콜’을 피하려면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 그리고 현금 사이에 충분한 방화벽을 두고 시장이 스스로 방향성을 선택하도록 시간을 벌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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