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두 – 뜨거운 여름장을 달구는 두 개의 불씨
미국 증시는 다시 사상 최고치 바로 아래까지 질주했다. S&P 500 지수는 전주 2.4% 급등, 나스닥 100은 3.7% 뛰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비농업부문 고용 쇼크·노동통계국장 전격 해임이 시장에 급랭(急冷)을 예고한 바 있다. 극단의 온·냉이 공존하는 가운데 이번 주 투자자 앞에는 두 개의 거대한 불씨가 놓였다.
- 8월 13일(현지) 발표될 7월 CPI – 트럼프 행정부의 100% 반도체 관세·약품 250% 관세 예고가 실제 물가에 스며들었는지 확인하는 첫 시험대다.
- 8월 15일 알래스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 관세ㆍ제재 추가 카드 vs. 러시아 휴전 담판, 그리고 젤렌스키 초청 불확실성.
두 이벤트는 단기적으로 채권금리·달러 인덱스·빅테크 밸류에이션·AI 설비투자라는 ‘4대 축’을 동시에 뒤흔들 변수다. 필자는 올해 2월부터 “강세장은 인공지능 기대와 연준 정책 피봇을 먹고 자라는 쌍둥이 괴물”이라고 반복해 왔다. 그 괴물이 이번 주 어떤 방향으로 달릴지, 본 칼럼은 ①최근 헤드라인 총정리 ②지표 및 자금 흐름 점검 ③단기 시나리오 ④섹터·ETF 전략 ⑤결론 순으로 심층 점검한다.
■ 1. 헤드라인 맵 – 72시간 만에 쏟아진 빅 뉴스 압축 정리
카테고리 | 핵심 이슈 | 시장 영향 |
---|---|---|
거시 | 7월 고용 대폭 하향·서비스 PMI 둔화 → 9월 금리 인하 베팅 92% | 10년물 금리 4.28%→4.11% 급락 |
정책 | 트럼프, 국세청장·BLS 국장 동시 경질… “데이터·세무 전면 재편” 선언 | 달러 변동성 ↑ / 방어주 배당선호 ↑ |
무역 | 100% 반도체·250% 약품 관세, 13일 세부안 발표 예고 | 반도체·바이오 단기 조정 vs. 리쇼어링 테마 랠리 |
기업 | 애플 1주 13% 급등 – 1,000억弗 美투자·관세 면제 기대, 엔비디아 H20 중국 백도어 논란 | 빅테크 집중도 심화(MAGN 7 합산 34%) |
원자재 | 금 선물 $3,491 기록 후 관세 해명에 $3,460대 조정 | 실질금리 하락+지정학 리스크 = 금 매수 지속 |
■ 2. 데이터 레이더 – 지수·선물·옵션·펀드플로
1) 지수·섹터 리턴(8/2–8/9)
- S&P 500 ▲2.4% (6,398) – 10거래일 랠리 중 8일 상승, RSI 74
- 나스닥 100 ▲3.7% – 사상 최고, PER 28배(5y 평균 22배)
- 러셀 2000 ▲0.9% – 동일가중 S&P 500 대비 YTD –9%p
- 섹터 MVP: IT(+4.8%)·커뮤니케이션(+4.4%) vs. LVP: 헬스케어(–1.2%)·필수소비(–0.8%)
2) 선물·옵션 포지션
CFTC COT(8/6 기준)에서 나스닥 100 비상업 순매수 13,200계약으로 2014년 이후 최대. S&P 500 변동성 베팅(VIX 선물) 순숏 146,000 계약 – ‘공포 쇼트’가 다시 극단.
3) 펀드플로
EPFR 데이터: 지난주 미국 주식형 ETF로 +148억 달러 순유입, 그중 QQQ·XLK·VGT 3종이 78억 달러 차지. 반면 고배당·저변동 ETF VYM·USMV에선 9억 달러 유출. ‘테크 달리기, 디펜시브 기피’ 지속.
■ 3. 단기 시나리오 – CPI와 알래스카 회담, 네 가지 경로
단기를 ‘5거래일 트레이딩 호라이즌’으로 정의하고, 두 이벤트를 ①CPI 결과(서프라이즈·인라인) ②알래스카 회담(휴전 성과·결렬)으로 매트릭스화하면 다음과 같다.
경로 | CPI 결과 | 트럼프–푸틴 결과 | S&P 500 단기 예측 | FX/채권 |
---|---|---|---|---|
A : 골디락스 | 2.7% YoY (예상 2.8%↓) | 휴전 원칙 합의, 관세 보류 | 6,500 돌파 시도 (+1.5~2.0%) |
10Y 4.05%↓, DXY 101.5 |
B : 스태그플레 회피 | 2.8% (인라인) | 휴전 난항·추가 관세 경고 | 6,250~6,350 박스 (–1~0%) |
10Y 4.15%, DXY 102.2 |
C : 인플레 쇼크 | 3.1% YoY | 휴전 결렬·관세 1차 발동 | 6,050 지지선 테스트 (–3~4%) |
10Y 4.35%, DXY 103.5 |
D : ‘위험 2연타’ | 3.1%+ | 러·우 협상 파탄, 동부 전선 확대 | 5,900(50DMA) 붕괴 위험 (–5% 이상) |
10Y 4.45%, DXY 105↑ |
베이스케이스(B) 확률 45%, 골디락스(A) 25%, 인플레 쇼크(C) 20%, 더블 리스크(D) 10%로 본다. 핵심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다.
- CPI 품목별 선행 추적(Used Car +1.2% MoM, Gasoline +3.7% MoM, Food at home +0.3%) → 헤드라인은 2.8~2.9% 범위 유력
- 알래스카 회담은 원칙 합의→작업반 구성 정도의 모호한 결과 가능성 높음
- 관세 발표는 CPI 이후 상세안 공개, 실제 발효까지 60~90일 유예 관례
■ 4. 전략 – 섹터·ETF·옵션 포지셔닝
① 빅테크 집중 리스크 헤지
- 스프레드 아이디어: QQQ 숏 1 / RSP(동일가중 S&P) 롱 1.3 – RSI·PER 괴리 과도
- 옵션: 엔비디아(NVDA) 9/20 만기 $800 풋 매수 + $720 풋 매도 (베어 스프레드, 순프리미엄 $9)
② 관세·리쇼어링 수혜
산업·인프라 ETF XLI, 반도체 장비 AMAT·LRCX, 건설 철강 NUE·STLD
③ 골디락스 시 상방 레버리지
CPI 서프라이즈하락 + 휴전 뉴스플로 시, TQQQ(나스닥 3배)·SOXL(반도체 3배) ‘장중 전술 매매’ 추천
④ 금·장기채 안전판
금 통화효과 + 지정학 리스크 → GLD·IAU·GDX. 10Y 실질금리 1.45% 하단 확인 시 TLT 스텝인.
■ 5. 러·우·관세 이슈가 매크로·실적에 미칠 중기 파장
트럼프–푸틴 휴전안이 ‘영토 스와핑’으로 귀결될 경우, 유럽 방위∙에너지 ETF HEP; URA; XLE에 기회. 그러나 우크라이나·EU 반발 시 NATO 방산주 LMT·NOC·RTX 역설적 강세.
관세안은 ①반도체 설비 국내 이전(건설·전력 수요 급증) ②약품 공급망 다변화(인도·베트남 CMO 수혜) ③소비자물가 상단 경직성을 동시에 초래. 연준에겐 ‘수요 둔화 vs. 관세발 물가’라는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 6. 결론 – “실적·정책·프라이싱” 세 박자 확인 전까지는 기술적 랠리 추격 자제
지난주 랠리는 “나쁜 뉴스=좋은 뉴스”가 극단화된 전형적 골디락스 착각이었다. 모든 변수가 최적 지점을 향해 동시 수렴할 가능성은 낮다. CPI·알래스카 회담·관세 상세안이라는 ‘3중 분수령’이 5거래일 안에 몰려 있다. 본 칼럼은 단기 변동성 확대(±2~4%) 가능성에 대비해 다음 원칙을 제시한다.
- 핵심 기술주 비중 40% 초과 시, 알파 헷지(스프레드·풋) 반드시 동반
- 관세 수혜·리쇼어링 플레이는 분할 매수, CPI 확인 후 풀 베팅
- 금·장기채 최소 10% 유지 – 이벤트 셧다운시 변동성 완충
- 에너지·방산은 옵션성 포트폴리오(5% 내) – 휴전 결과 따라 롤링
필자 역시 AI·반도체 장기 강세론자는 분명하다. 다만 “얇은 얼음 위 달리기” 구간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것 역시 트레이더의 책무다. 시장은 늘 과잉 낙관과 과잉 비관을 오가며, 위험 관리가 곧 수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시킨다.
2025년 8월 11일 새벽
최진식 (econ_columnist@marketinsigh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