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1일 최진식의 미국 매크로 분석 – ‘좋은 뉴스가 나쁜 뉴스’의 역설과 단기 진로 점검
작성자: 최진식(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서두 요약: 기술주 급락, 연준 매파 발언, 혼조 고용, 달러/금리/비트코인 동시 변동… 단기 국면은 ‘재평가-조정-선별’의 3박자
전일 미국 증시는 장 초반 반등을 반납하고 급락 마감했다. S&P 500(-1.56%), 나스닥 100(-2.38%)이 각각 2.25개월, 2개월 저점권으로 내려앉았고, 기술·반도체 중심의 하락 폭이 컸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톤과 더불어, 지연 공개된 9월 고용보고서가 헤드라인 고용(+11.9만)과 실업률(4.4%) 상승이라는 엇갈린 신호를 재확인시키며 ‘좋은 뉴스가 나쁜 뉴스’로 해석되는 전형적 구도를 재연했다. 달러 인덱스(DXY)는 5.5개월 고점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2.25%로 6.5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7개월 저점 갱신 후 낙폭 확대, 암호화폐 노출주의 동반 약세가 위험자산 디레버리징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와중에 월마트·TJX 등 가치·오프프라이스 소매는 선방하며 소비의 ‘가성비’ 축이 체력를 증명했다.
동시에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매출 서프라이즈와 블랙웰·루빈 합산 5,000억달러 주문 전망 재확인에도 불구, 장중 갭상승을 반납하고 약세 장악형을 형성했다. 이는 고평가/고포지션 상태에서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못 오르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의 전형이다. 단기 시장은 연준의 신중(=매파적 인내)과 AI/암호화 유동성의 단절, 내구재/주택 등 고가 지출의 관망이 결합한 ‘재평가-조정-선별’의 3박자 국면에 진입했다.
- 핵심 변수: 연준 톤(12월 회의 전까지의 발언·지표), 9~10월 지표 보강(고용·임금·주택·심리), 크립토·반도체 유동성, 기업 실적 후행 가이던스
- 핵심 특징: 고평가 프리미엄의 멀티플 긴축, ‘방어형 소비/현금흐름 품질’의 선별적 강세, 시장 폭 축소(메가캡 집중)에서 폭 회복 시도의 밀고 당기기
데이터로 본 현재 위치: 혼조 노동·완화 기대 조정·안전자산 반응 제한
1) 노동·임금·인플레 기대
- 9월 비농업부문 고용: +11.9만(예상 +5.1만 상회)
- 실업률: 4.4%(약 4년래 최고 근접, 예상 4.3%)
- 평균시급: +3.8% y/y(예상 3.7% 상회, 모멘텀은 둔화)
해석: 헤드라인 고용은 ‘경기 하방 안전판’을 시사하나, 실업률 상승은 ‘정책 과도완화 자제’ 논거로 작동한다. 임금은 추세적으로 끈적하되 모멘텀은 둔화—연준의 인내를 뒷받침.
2) 금리·물가·달러
- 10년물 BEI: 2.25%(6.5개월 최저) – 인플레 기대 하향 안정
- 10년물 금리: 약 4.10% – 주가 급락에 동행한 안전자산 선호로 수익률 저하
- DXY: 5.5개월 고점 이후 숨 고르기 – 혼조 고용과 연준 신중이 상쇄
3) 위험자산 신호
- 비트코인: 7개월 최저, 고점 대비 -31% – 레버리지 언와인드와 유동성 심도 저하
- 반도체·AI 인프라: 엔비디아 호실적 후 반락, 반도체 전반 약세 강화
- 소비 이질화: 월마트·TJX 선전 vs 고가 내구재·홈임프루브먼트 둔화
인용과 해설: ‘매파적 인내’의 확산, ‘버블 신호’의 단계적 진화
“노동시장을 지원하는 조기 인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과 위험추구를 부추길 수 있다.” —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우리는 매우 다른 것을 보고 있다(버블이 아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버블이라고 당장 팔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 영역에서 10년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낮아졌다.” — 레이 달리오
요지: 연준은 디스인플레이션을 인정하면서도 ‘정책의 제한성’을 유지하려 한다. 자산시장은 버블 시그널의 일부 요소(포지션 과열·밸류 상단·내러티브 집중)를 보이되 마침표가 아닌 쉼표 국면—즉, ‘멀티플 긴축/포지션 재배치/유동성 재정렬’을 거치는 중간 단계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섹터·자산군 브리핑: 무엇이 버티고, 무엇이 흔들리나
기술·반도체·AI 인프라
-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 서프라이즈·다음 분기 가이던스 상향에도 갭상승→반락, 단기 약세 신호(약세 장악형, RSI 중립선 미탈환)
- 반도체 전반: 마이크론/AMD/장비주 약세 동조, 포지션 과밀 해소 구간
해석: 펀더멘털 순풍 vs 밸류프리미엄 축소의 충돌. 좋은 뉴스=상단에서 매도 기회라는 역설이 단기 지배.
소비
- 월마트·TJX: 가성비 축 두드러진 선전, 전 소득계층 흡수
- 타깃/홈디포/로우스: 고가·대형 프로젝트 관망 심리 확대
- 갭(Gap): 바이럴 마케팅·제품력 결합으로 동일점 매출 호조, 다만 관세가 총마진·순이익의 역풍
암호화폐·리스크 자산
- 비트코인: 레버리지 일괄 청산(10/10 기점) 이후 6~8주 정화 패턴의 중반부 가능성
- 암호화폐 노출주: 동반 약세, 기술주 위험선호에 선행지표 성격
채권·귀금속
- 미 국채: 변동성 속 강세 스티프닝(단기금리 하락폭>장기금리)
- 금·은: 인하 기대 조정에 롱 청산 유입, 중앙은행 매수는 구조적 하방 버팀목
정책·규제 프런트: 연준 ‘데이터 의존’과 AI 규제 ‘연방 단일 기준’ 논쟁
연준은 12월 회의 전까지 추가 지표를 보며 ‘간신히 제한적’—‘다소 제한적’의 사이에서 완화 속도 조절을 시사한다. 한편 백악관은 주(州) AI 규제를 제어하고 연방 단일 기준으로 정렬하려는 행정명령 초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빅테크·AI 인프라에 정책 불확실성 축소라는 긍정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주(州) 자율성 축소 논쟁과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증폭한다.
단기 시황 시나리오(확률)와 핵심 트리거
향후 단기 국면은 밸류·포지션·유동성 삼박자의 재정렬이 관건이다. 아래는 시나리오별 베이스라인과 트리거다.
| 시나리오 | 확률 | 지수/시장 상상경로(정성) | 주요 트리거 | 전략 함의 |
|---|---|---|---|---|
| ① 조정 연장(아래로 기는 박스) | 40% | 갭 하락 조정 후 100일선 부근 재시도, 상단은 전고 대비 -3% 내외 | 연준 매파 발언 유지, 비트코인 추가 언와인드, PMI·심리 둔화 | 메가캡/반도체 비중 축소·현금 쿠션, 가성비 리테일·품질 헬스케어 비중 유지 |
| ② 반발탄력 랠리(단기 숨 고르기) | 35% | 전일 갭 메움 이후 기술적 되돌림, 폭 회복 시도 | 비트코인 낙폭 축소, 실물지표 ‘무난’, 연준 톤 중립 | 하이퀄리티 성장 코어만 부분 재진입, 장비/메모리주는 거래 관점 |
| ③ 하락 가속(리스크오프) | 25% | 반도체·크립토 동반 급락, 베타폭발로 -3~5% 확장 | 연준 서프라이즈 강경·지정학 리스크·대형 크레딧 이벤트 | 헤지 강화(풋/인버스), 채권 듀레이션·현금 가중, 금·방어주 비중 상향 |
기술적 포맷: ‘수치가 아닌 구간’으로 답하라
- S&P 500: 100일선 공방(전일 종가 하회), 하단은 직전 스윙로우-옵션 수요대. 상단은 갭·매물의 연속(장중 반등이 막히는 구간). 대응: 박스권 중심 상단 분할익절·하단 저가 매수, 종가 기준 이탈/돌파에 추종.
- 나스닥 100: 반도체·메가캡 콘빅션 약화로 변동성 과잉. 대응: 슈퍼코어 제외한 성장주는 이벤트 드리븐으로 접근.
- 반도체: 장비·메모리·설계주 공통으로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대응: HELOC 스타일(소액·짧은 체류) 트레이딩으로 전환.
섹터·테마 전략: ‘현금흐름의 질’과 ‘가성비 수요’에 베팅
추천·보유·회피의 3분류
- 추천(방어적 알파): 대형 리테일(월마트, TJX)·선별 헬스케어(파이프라인·승인 모멘텀: 예 REGN)·통신·유틸(현금흐름 스태미나)·골드/우량채(헤지 관점)
- 보유(코어·중립): 초대형 플랫폼 내 현금창출 선두–다만 밸류캡을 강제(익절·리밸런싱 병행)
- 회피/관망(단기): 반도체 하이베타(밸류·포지션 과열)·크립토 연동주(언와인드 중반)·고가 내구재(심리 둔화)
주요 논리: (1) 단기 변동성 국면에서 현금흐름의 질·가격결정력이 방어적 알파, (2) 가성비 수요의 구조적 회복(월마트·TJX) 지속, (3) 규제·정책 변화(연방 AI 기준)가 빅테크 리스크를 중장기 축소할 소지—단, 주가 레벨이 문제.
이벤트 캘린더와 관전 포인트
- 지표: S&P 글로벌 PMI(제조·서비스), 미시간대 소비심리·인플레이션 기대—기대·심리가 정책 톤에 선행
- 연준 발언: 파월·이사·지방연은—인하 전제의 근거 요구가 커져가며, 매파적 인내가 기본
- 기업 이벤트: 반도체·클라우드 캡엑스 코멘트—주문·리드타임, CoWoS·HBM 병목 완화 속도
- 암호·리스크: 레버리지·미결제약정 추적(코인글래스 등), 언와인드 종결 신호 확인
특집: 엔비디아 ‘실적 서프라이즈→주가 반락’의 역설, 무엇을 말하나
사실: 데이터센터 매출·가이던스 모두 컨센서스 상회, 블랙웰·루빈 5,000억달러 북 재확인, H20(중국향) 분기 매출 5천만달러로 미미—그럼에도 주가는 갭 상승을 반납하고 약세 장악형.
원인: (1) 멀티플 상단·포지션 과열, (2) 유동성(크립토 등) 디레버리징, (3) ‘좋은 뉴스=익절’의 프라이싱 메커니즘, (4) 50/100일선 공방의 기술적 역리.
전략: 단기 박스권(상단 $196·하단 $175)에서 레벨 트레이딩; 하단 이탈 시 200일선($153) 테스트 가능성(시장 광범위 리스크오프와 동행)이나, 펀더멘털 순풍을 감안한 중장기 분할매수 유효—RSI 35 하회는 통상 ‘숏 터치 매수’ 영역.
표: 현재 환경의 체크리스트
| 축 | 현상 | 평가 | 투자 함의 |
|---|---|---|---|
| 성장 | 헤드라인 고용 견조, 실업률 상승 | 혼조—하드랜딩 가능성 낮으나 속도 조절 | 방어형 알파 우세, 코어 성장도 밸류캡 |
| 물가 | BEI 2.25%—기대안정화 | 연준 인내 정당화, 조기 인하 근거 부족 | 채권 일부 듀레이션 허용, 금 롱 유지 |
| 유동성 | 크립토 언와인드 중반 | 주식 위험선호 선행 약화 | 하이베타 과대낙폭 매수는 타이밍 승부 |
| 소비 | 가성비 축 강세, 고가 둔화 | 이질화 고착 | 월마트·TJX·선별 의류/헬스케어에 기회 |
| 정책/규제 | AI 연방 기준 논쟁 | 빅테크 불확실성 축소 소지 | 정책 수혜주 선별 필요 |
단기(매크로 3~7거래일 상정) 전망과 포지셔닝
결론적으로, 단기 시장은 변동성 상방 비대칭이 남아 있는 하향 경사형 박스권에 들어섰다. 연준의 매파적 인내, 크립토 언와인드 잔존, 반도체 포지션 과열 해소가 동시 압력으로 작동한다. 다만 디스인플레이션 신호와 가성비 소비의 체력, 일부 방어형/품질주의 실적 탄력은 하단 완충 역할을 수행한다.
- 지수 베이스: 조정 연장(40%) > 반발 탄력(35%) > 하락 가속(25%)
- 섹터: 방어·가치·현금흐름 비중 상향, 하이베타는 거래형
- 자산: 듀레이션 일부·금 적정·현금쿠션 확대(변동성 관리)
- 트레이딩: 갭·구간 대응(레벨 기준), 이벤트 선반영 경계
투자 아이디어 스냅샷(참고)
- Long: 월마트/오프프라이스(가치), 선별 헬스케어(허가·현금흐름), 우량 통신/유틸(배당+디펜시브), 금(헤지)
- Trading Long: 반도체 장비/메모리(침체 국면 과대낙폭 시 제한적 스윙), 플랫폼 내 코어 성장(밸류캡 전제)
- Underweight/회피: 하이베타 반도체/크립토 연동주(언와인드 중반), 고가 내구재(심리 둔화)
주의: 개별 아이디어는 레벨·유동성·리스크 예산에 따라 상이. 본문은 자문 아님.
보조 테마: 원자재/통화/농축산/에너지의 단기 맥락
- 코코아: 달러 약세·ICE 재고 저점·숏커버링 반등. 중기엔 작황·EUDR·수요지표 교차—변동성 크다.
- 설탕: 인도 정책/에탄올 전환 vs 브라질·태국 증산—단기 콘솔리데이션, 중기 잉여 전환을 베이스.
- 천연가스: 온화한 기온 전망·생산 상향·재고 적정—가격 하방 쏠림, 한파 이벤트 민감.
- 곡물(밀): 기상·수출·COT 순매도 확대—약세 지속이나 쇼크(입찰/기상)에 단기 스파이크 가능.
주식시장과의 연계: 달러·실질금리 경로와 상관, 식품/유틸 비용축이 소비·마진에 미치는 2차 효과 유의.
요약(Executive Summary)
- 단기 시장은 하향 경사형 박스—재평가(밸류)·조정(포지션)·선별(퀄리티)의 3박자
- 연준은 매파적 인내; 혼조 노동이 조기 인하 베팅을 제약
- 엔비디아 좋은 실적→나쁜 주가 역설—멀티플 긴축이 우세
- 크립토 언와인드 중반—주식 위험선호 선행 약화, 디레버리징 감시
- 가성비 소비·현금흐름 품질 중심의 방어형 알파가 유효
결론: ‘인내·선별·리스크 예산’의 계절
지금은 랠리의 속도를 기대하기보다, 하방 변동성 관리와 선별적 체류에 무게를 둘 때다. 연준은 디스인플레이션의 길을 확인하면서도 정책의 제한성을 유지할 것이고, 시장은 밸류에이션의 재정렬을 통해 다음 사이클의 승자와 패자를 가릴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대응(레벨 기반)과 현금흐름의 질(가성비·헬스케어·디펜시브)의 편향이 합리적이며, 하이베타는 거래형으로 격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내(정책)·선별(펀더멘털)·리스크 예산(포지션)—이 세 단어가 단기 생존과 중기 성과를 동시에 담보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