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소비자물가(인플레이션) 항목별 분석 한 장으로 정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5년 11월에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휘발유 등 일부 품목의 가격압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소비재 품목에서의 상승세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2025년 12월 18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국(BLS)은 2025년 11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활용 가능한 자료가 있었던 9월의 3.0%에서 둔화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나왔다.

Inflation image자료: CNBC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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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발간 배경과 자료 수집 제약

이번 CPI 보고서는 기록적 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정부업무정지)이 종료된 이후 처음 발행된 통계 자료다. 셧다운은 2025년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지속되어, 노동통계국은 10월의 물가조사를 전혀 수행하지 못했고 11월 자료도 약 절반가량만 수집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최근 소비자물가의 움직임을 완전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불완전한 표본이 형성되었고, 일부 통계치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컨대 BLS의 표본 조사가 11월 중·하순에 집중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중 할인행사 효과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잡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가 상당히 급격히 하락했다. 다만 일부 수치에 대해서는 약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평상시의 한 달과는 달랐다.”
— 토마스 라이언(Thomas Ryan),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핵심 수치와 세부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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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품(소비재) 인플레이션은 11월에 연율 기준으로 1.4%로 집계되어 9월의 1.5%에서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상품가격에 대한 상승압력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으나, 이번 표본 제약으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톰 포르첼리(Tom Porcelli)는 기술적 문제 때문에 이번 결과를 충분히 의심해야 한다며 “매우 지저분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반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라이언은 표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내려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임금, 그리고 서비스업 물가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는 최근 노동시장의 냉각 징후에 더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수석 마켓 이코노미스트 조 세이들(Joe Seydl)은 금융시장의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은 노동시장 데이터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밝혔다. 임금 상승 흐름이 둔화하면 인건비 비중이 큰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률은 자연스럽게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물가 하향 둔화가 곧 가격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율이 둔화되는 것이 곧 물가 수준 자체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인플레이션은 가격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 그 자체에 기반한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의 11월 조사에서는 가계에서 높은 물가가 개인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자발적으로 언급한 비율이 47%로 나타났다. 이는 2025년 1월의 34%에서 상승한 것이다.

“변화율은 느려졌지만, 물가 수준 자체는 계속 오르고 있고 그것이 사람들이 체감하는 부분이다.”
— 톰 포르첼리, 웰스파고

식료품과 일부 생활필수품의 가격압력

식품은 일상에서 소비자가 가장 체감하는 영역이다. 보고서는 2025년 산지 공급 문제가 심화된 품목들이 특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음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날것 상태의 쇠고기 로스트(uncooked beef roasts)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11월에 약 21%에 달했으며, 커피 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와 특정 국가에 대한 관세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약 19% 상승했다. 바나나 가격도 연간 약 7% 올랐다.

이와 관련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웬디 에델버그(Wendy Edelberg)는 관세 영향이 핵심 소비재 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정책과 최근 조치

보고서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2025년 11월)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일부 농산물 품목(예: 쇠고기, 커피, 코코아, 바나나 등)을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면제 조치가 단기간 내 장바구니 물가를 실질적으로 완화할지는 불확실하다.


용어 설명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물가 지표다. 핵심 물가(core inflation)는 식료품 및 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로, 정책 결정자들이 물가 기조를 파악할 때 자주 참조한다. 통계표본의 신뢰성은 표본 수집 시점과 범위에 민감하므로, 조사 기간이 축소되거나 치우치면 통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전망과 정책적 함의

만약 이번 보고서의 하향 흐름이 실제 경제 전반으로 확대·지속된다면, 이는 소비자의 실질구매력(명목임금 대비 물가상승률 반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정치·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여지가 생기며, 이는 채무자의 이자 부담 경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수치의 신뢰성 문제, 관세 정책의 향방, 공급망·기후 리스크는 물가 경로에 상방 리스크로 남아 있다.

실무적 관점에서 보면 정책당국과 시장참가자들은 다음 사항을 주시해야 한다: (1) 향후 BLS의 보정·추가 공개자료, (2) 임금과 고용의 추가 둔화 여부, (3) 관세·무역정책 변화가 핵심 상품가격에 미치는 영향, (4) 기상·사육·농업 생산 차질 등 공급 측 리스크다. 특히 상품 가격의 기저효과와 계절적 할인(예: 연말 판촉) 영향은 단기 통계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결론

2025년 11월의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으로 둔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자료 수집의 제약과 표본의 편중으로 결과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식료품과 일부 생활필수품의 높은 상승률은 가계의 체감 물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며, 관세와 기후 등 구조적 요인들이 향후 물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당국과 시장은 추가 자료 및 다음 분기의 데이터 흐름을 면밀히 관찰해 보다 확정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