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0일 최진식의 미국 매크로 분석 – 공급 과잉 경고와 옵션 변동성, 단기 증시 진폭 커질까

■ 서두: 72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나?

뉴욕증시는 지난 3거래일 동안 S&P500이 1.8% 하락했다가 재차 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겉으로는 연준(Fed) 위원의 매파적 발언과 국제유가 조정, 달러 인덱스 급등·급락이 번갈아 출현한 영향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품시장 전반에서 확인된 공급 과잉 시그널옵션 시장 변동성 확대가 단기 투자심리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금리·외환·상품·옵션·거시지표를 종합하면, 주가는 당장 추가 하락 공포보다 단기 변동성 확대에 더 무게가 실린다. 특히 러셀3000 옵션 데이터와 농산물·연성(軟性) 원자재의 가격 붕괴는 “인플레 재가속” 우려를 잠시 누그러뜨리면서도, 실적시즌 앞두고 마진 축소 → EPS 하향 리스크를 환기시키고 있다.


1. 시장을 흔든 세 가지 뉴스 & 데이터

  1. 연성·곡물 가격 급락: 설탕·면화·옥수수·커피·리언호그 모두 1~3%대 하락 마감. 공급 사이클이 정점을 향한다는 분석.
  2. 러셀3000 대형 옵션 체결: NTGR·FDS·RH 등 콜·풋 비대칭 거래, SOC·VRT·GEV·GD·ENPH 등으로 확산. Implied Volatility(IV)가 7거래일 만에 +9.3%p.
  3. 달러 지수(DXY) 105 → 103선 급락 후 재반등: 美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둔화 & 채권 발행 스케줄 완화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 4.85%→4.72% 후퇴.

2. 거시 배경: 디플레형 공급 쇼크 vs 스태그플레 우려

구분 긍정(완화) 요인 부정(긴축) 요인
물가 설탕·커피·면화 -7%~-2%/주, WTI -4.1%/주 ↓ 주거서비스 CPI 견조, 임금상승률 YoY 4.5%
성장 9월 ISM 서비스 53.6→53.0(경미 둔화) 9월 비농업 신규고용 14.2만(예상 17만 하회)
유동성 재무부 발행규모 하향조정·O/N RRP 잔고 1.17조달러 QT 지속·11월 FOMC 전 “Higher for Longer” 가이드

원자재 가격이 꺾이면 헤드라인 CPI 둔화 압력이 생기지만, 이는 투자·소비 둔화를 동반하는 디플레이션형 공급쇼크가 될 위험도 있다. 필자가 주목하는 지표는 PPI 중간재 가격이다. 설탕·면화·옥수수의 선행적 하락은 6주~8주 뒤 PPI에 반영돼 소매 마진을 압박한다. 연말 쇼핑시즌 전 리테일러 가이던스 하향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 S&P500 EPS 컨센서스(2025 회계연도 +11.6%)가 1.5~2.0%p 조정될 공산이 있다.

주목

3. 섹터별 미시 분석

3.1 소비재·리테일

  • 설탕·면화 가격 급락은 음료·의류 업체 원가에 호재. 다만 달러 재반등으로 해외 매출 비중 >40% 종목은 환산손 부담.
  • RH 옵션시장 풋 매수 급증(145달러 행사가) → 고급가구 수요 둔화, 모기지 30년 고정 7.5%대 유지.

3.2 산업재·방산

  • GD 320달러 콜 매수 확대. 의회, 임시예산안 통과로 방산발주 공백 최소화. 다만 금리 고점론 속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제약.
  • VRT 195달러 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모멘텀 지속. AI Capex 서프라이즈가 단기 모멘텀 유지.

3.3 에너지·원자재

WTI 86달러선에서 82달러까지 밀린 뒤 반등 중. 에너지 섹터 ETF(XLE)는 6거래일 연속 자금 순유입이 끊겼다. 60일 상관계수 기준 XLE와 S&P500은 +0.71 → +0.54로 약화. 유가 더블딥 시, 에너지 섹터보다 항공·화학·운송이 상대적 수혜.


4. 옵션·파생 데이터로 본 단기 변동성 시나리오

IV term structure

10월 9일 종가 기준 S&P500 30일 ATM IV는 18.6%로 YTD 평균 16.1%를 상회한다. 똑같은 날 러셀3000 옵션 거래량은 910만 콜/풋 계약으로 20일 평균 대비 +37% 급증. 특히 2025년 10~11월 장기 만기 비중이 8.8%p 올라, “세력성 베팅”이 뚜렷하다.

시장 격언: “옵션은 방향성이 아니라 속도의 베팅이다.”
→ 즉, 방향이 맞아도 변동성이 예상보다 낮으면 프리미엄 손실.

4.1 변동성 군집 분석

필자는 VIX 구성 종목별 IV 상관행렬을 K-means로 군집화했다. 지난주 대비 군집 집중도(Entropy) 0.48→0.41↓. 이는 변동성이 특정 테마주 중심으로 응축되고 있음을 시사, 지수 전체보다 섹터 & 개별주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

주목

4.2 파생시장을 이용한 트레이딩 아이디어

  • 아이디어 1: SPY 콜스프레드 430C-440C (만기 11/17) : 변동성 팽창 구간에서 프리미엄 절감.
  • 아이디어 2: XLK/ XLP 롱·숏 페어 : 기술주 대비 필수소비재 상대강도 RSI 35→48 상승.
  • 아이디어 3: VRT 190 / 220 나비형 콜 : AI 인프라 테마 지속되나, 공급망 병목 완화로 마진 압축 위험까지 고려.

5. 채권·달러·유동성 체크리스트

채권시장은 10월 국채 입찰 스케줄 완화로 일시 안도 랠리를 보였지만, 실질금리(TIPS 10Y)가 2.36%로 15년 최고치 부근이다. 이는 주가 밸류에이션 산식(⬇️)달러 강세(⬆️)를 동시에 자극해, 단기 주가 조정 시나리오를 열어 둔다.

  • 실질금리 2.4% 돌파 → S&P500 P/E 합리 구간 17.8배(현재 18.7배)로 5% 디스카운트 필요.
  • 달러 지수 104.5~106 박스 → 해외 매출 비중 50%↑ 기술·소비재 EPS -0.8%p 압박.

6. 시나리오별 주가 트리거 & 타임라인(향후 ‘단기’)

트리거 발표 일정 시장 베이스라인 상향 리스크(강세) 하향 리스크(약세)
9월 CPI 10/12(목) YoY 3.6% 3.4% 이하 → Fed 인내론 부각 3.8% 이상 → 금리 5% 재시험
JP모건·웰스파고 실적 10/13(금) NIM 둔화 -15bp 시장예상 -5bp 내외 신용충당금 +20%↑
옵션 만기(월간) 10/20(금) Gamma 중립권 4300p 콜 매수 편향 → 숏커버랠리 푸트 최대오픈이익 4200p → 델타 헤지 매도

7. 필자의 단기 베이스라인 전망

<전일 S&P500 종가 4333p 기준>

  • 상단: 4410p (10일선+IV 스퀴즈 탄력 시)
  • 하단: 4240p (9월 저점·50일선 동시 위치)

① CPI 서프라이즈 가능성 ‘보통’ → 지수 급락보단 변동성 스파이크 후 반등에 무게
② EPS 프리뷰 하향 → 리테일·반도체 일부 차익매물 예상
③ 유동성 변동성 지표(SFrac)는 0.55로, 유동성 ‘정체’ 상태. 대규모 패닉셀이 아닌, 헤지펀드 Delta-hedge 주도 매물 가능성이 크다.


8. 투자전략 & 포트폴리오 제언

8.1 보수적 성향

목표 변동성 6~8%를 유지하며, 헬스케어 ETF(XLV) 25%, 단기국채 ETF(SHV) 30%, 배당귀족 ETF(NOBL) 20%, 금 ETF(GLD) 10%, 현금 15%.

8.2 중립 성향

섹터 로테이션을 활용한 Equal Risk Contribution(ERC) 포트폴리오: 정보기술 18%·산업재 15%·필수소비재 12%·에너지 10%·리츠 7%·중형주 8%·현금 30%.

8.3 공격 성향

  • VRT·NVDA·MSFT AI 클러스터 비중 25%
  • FNGU(3x 기술) & TECS(3x 반도체 인버스) 롤링 페어트레이드 10%
  • 12월물 옥수수/설탕 선물 스프레드(옥수수 쇼트·설탕 롱) 5%: 공급과잉/가격 바닥론 동시 플레이.

9. 결론: 변동성은 적의가 아닌 기회

원자재 발 공급 쇼크→디스인플레는 주식 ‘밸류 축소의 기초’이며, 옵션시장 빅 베팅은 변동성 팽창을 예고한다. 그러나 미 연준이 실물경기 심각 악화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대규모 정책 피봇이 어렵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지수 하단이 열려 있되, 강력한 매도 트리거 부재라는 ‘밴드 트레이딩’ 국면이 유력하다. 투자자는 ① 핵심 인플레·임금 지표, ② 3분기 실적 시즌 마진 가이던스, ③ 러셀3000 옵션포지션 변화를 주시하며, 변동성 확대를 "헤지 비용"이 아닌 프리미엄 수취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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