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파이프라인·중류(midstream) 기업 에너지 트랜스퍼(ET)가 2025년 하반기 들어 다시 한 번 성장 엔진을 가동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연속적인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로 조정 EBITDA를 전년 대비 13% 끌어올린 이 기업은 2025년 상반기 동안에는 비교적 조용했다. 인수 건도, 신규 메가 프로젝트 승인도 없었던 탓에 유닛(Unit) 가격은 연초 대비 약 10% 하락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트랜스퍼는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총 5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 규모의 성장 자본 지출(캡엑스)을 본격적으로 집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젝트들이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면 EBITDA 증가율이 5%에서 두 자릿수로 재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하반기, 성장을 견인할 주요 프로젝트에는 네덜란드 소재 NGL(천연가스액) 적하 설비 ‘Nederland Flexport NGL Expansion’과 배저(Badger) 가스 처리 플랜트가 포함된다. 두 설비는 각각 NGL 적하 능력, 가스 처리·액화 능력을 확대해 북미 가스 생산자들의 수송·가공 수요를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 구조를 채택한 에너지 트랜스퍼는 법인세를 이중 과세 없이 통과(pass-through)하는 대신 투자자에게 안정적 분배금을 지급한다. 현재 배당·분배 수익률은 7%를 웃돈다. 저금리 기조 속 배당 성향이 높은 MLP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가치가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승인 가능성이 있는 대형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첫째, 2015년부터 지연된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Lake Charles) LNG 터미널 프로젝트가 연내 ‘최종투자결정(FID)’을 통과할 수 있다. 둘째,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가스 수요를 충족할 신규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가 검토 단계에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2026년까지 두 배로 뛸 것”이라며 “가스 수송·처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기업은 구조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회사 재무 상태도 개선됐다. 부채/조정 EBITDA 비율은 4배 초중반으로, 중류 업계 평균(약 4.5배)을 하회한다. 이를 배경으로 WTG 미드스트림, 크레스트우드 인수처럼 단숨에 수익 기반을 넓힐 ‘니들 무버(needle-moving)’급 추가 M&A 가능성이 제기된다.
※키워드 해설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로,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MLP: 석유·가스 파이프라인 및 저장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 자산을 보유·운영하는 ‘합자회사형 상장지수’로, 세제 혜택과 높은 분배금을 특징으로 한다.
“현금흐름이 늘어나면 분배금 증가는 물론 재투자 여력 확보, 차입비용 축소라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 웰스파고 증권, 2025년 7월 리서치 노트 중
시장‧투자자 관전 포인트
1) 50억 달러 규모의 진행 중 프로젝트가 일정대로 가동될 경우 2026년까지 연평균 8~10% 수준의 EBITDA 성장이 전망된다.
2) 레이크찰스 LNG와 AI 데이터센터용 가스 공급망 프로젝트가 승인될 시, 장기 성장률 상향 가능성이 크다.
3) 분배금(Distribution) 증액 여력은 현 시점에도 충분하다. 다만 배당성향을 높이는 대신 성장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트레이드오프’는 투자 판단 시 고려해야 할 리스크다.
전문가 시각
• 배당·분배형 자산 선호 투자자: 현금흐름 안정성과 수익률(>7%)을 중시하는 경우, 상대적 저평가 국면인 현 시점은 편입 매력이 높다.
• 성장 모멘텀 추구 투자자: 레이크찰스 LNG FID 확정, 추가 M&A,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승인 등 ‘빅 이벤트’가 확인될 때 모멘텀 매수가 유효하다.
• 리스크 포인트: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 규제 리스크, 미국 대선 이후 에너지 정책 변화는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요인이다.
결론
에너지 트랜스퍼는 2025년 상반기 일시적 부진을 겪었으나, 신규 가스 처리·NGL 설비 가동, 대형 LNG 터미널 FID 가능성, AI 인프라 연계 프로젝트 등 촉매 요인이 즐비하다. 여기에 7% 이상의 분배 수익률이 하방을 지지한다. 다만 정책·시장 변수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분배 수익+성장 옵션’을 동시 추구하는 장기 투자자에게 적합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