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캡엑스(설비투자)의 해’였고, 투자자들은 이 같은 투자 물결이 2026년의 경제활동과 기업 실적에 얼마나 전이될지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Barclays)의 분석에서 제기됐다.
2025년 12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의 제니퍼 카디리(Jennifer Cardilli) 주도 분석팀은 메모에서 “AI(인공지능)가 2026년 글로벌 경제 구조를 재편하며 수조 달러의 투자를 촉발하고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또한 완화된 금융여건이 성장의 배경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는 2025년의 설비투자가 그 규모와 범위 면에서 광범위하게 전개된 것이 2026년에도 경제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뢰의 기반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정책 금리가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제약적 수준에 있더라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 상황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2025년 말의 소비 지표가 견조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분석가들은 2025년 11~12월의 소매판매와 소득 흐름이 소비 지출을 뒷받침하며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거시지표 흐름을 바탕으로 바클레이즈는 연방준비제도(Fed)가 2026년에 두 번의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이어 2027년에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을 유지했다.
금리 경로와 관련된 수치로서 바클레이즈는 2026년 말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2.9%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메모는 2025년 11월 CPI가 “하향 방향으로 놀라게 했다”면서도 데이터의 질(quality)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바클레이즈가 AI 채택 가속화 및 방위 능력 강화 차원에서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럽에서는 제도적·거버넌스 상 제약이 성장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즈는 성장률이 완만히 회복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2%를 하회할 전망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측기간 상당 부분에서 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에 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이 2026년 3월에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2025년 말의 매파적(금리 인하에 신중했거나 제한적 조치) 결정 이후의 조치라는 것이 바클레이즈의 판단이다.
중국은 여전히 핵심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바클레이즈는 2026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유지하며 이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 기관은 특히 AI 관련 제조부품 수출이 중국 성장의 중요한 견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지만, 대외수요 및 내수 회복력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용어 설명 — 기사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의 간단한 정의를 덧붙인다.
캡엑스(capex, 설비투자)는 기업이 공장, 기계, 설비,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등 장기자산에 지출하는 자본적 지출을 의미한다. 캡엑스 증가는 생산능력 확장, 신기술 도입, 효율성 향상을 통해 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인플레이션을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다.
25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의 0.25%포인트 변동을 의미한다.
또한 AI 투자란 데이터센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인프라, R&D(연구개발) 등에 대한 자본투자를 포함한다.
경제·금융에 대한 시사점과 분석 — 바클레이즈의 진단을 바탕으로 몇 가지 구조적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규모 캡엑스는 단기적 수요를 자극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공급 측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AI 관련 투자(데이터센터, 서버, 반도체 등)는 해당 산업의 수요를 즉각적으로 끌어올리며 연관 부문의 고용과 매출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크다. 둘째, 통화정책 정상화(혹은 부분적 완화)의 경로가 금리 인하로 이어지면 기업의 자본비용이 낮아져 추가적인 투자 유인을 제공한다. 바클레이즈가 전망한 2026년 두 차례의 25bp 금리 인하는 자본비용 개선을 통해 설비투자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이다.
셋째, 인플레이션 전망의 상향(2026년 말 CPI 2.9%)은 금리 경로와의 균형을 요구한다. 즉,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크게 상회할 경우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의 속도를 늦추거나 철회할 수 있어, 정책 리스크가 남아 있다. 넷째, 지역별 차별화된 회복세와 리스크가 존재한다. 유럽의 제도적 한계는 투자 효과의 실질적 전이(implementation)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으며, 중국의 성장 둔화는 글로벌 수요 회복의 제약 요인이다.
부문별 투자 기회와 리스크를 살펴보면, AI 관련 인프라(클라우드·데이터센터), 반도체, 통신 장비, 산업용 자동화, 방위산업 등이 수혜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금융·소비재·부동산 등 경기 민감 업종은 금리 변동, 소비심리 변화, 공급망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캡엑스가 수요를 흡수하면서 원자재와 장비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어 일부 품목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정책·데이터 리스크는 해마다 관찰되는 변수다. 바클레이즈가 언급한대로 데이터 품질 문제는 인플레이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중앙은행의 의사결정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병목, 노동시장 불균형 등은 캡엑스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25년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2026년 글로벌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가능성은 높다. 다만 이 효과의 크기와 시점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각국의 제도·거버넌스 여건, 중국의 성장 경로 및 데이터의 정확성 등 다수의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업종별 캡엑스 집행 현황, 관련 공급망의 병목 여부, 그리고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