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금리 인하 앞두고 주목해야 할 미국 업종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025년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주요 업종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완화 기조를 시사한 이후 관련 업종은 이미 상당한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작년 9월 50bp, 11월·12월 각 25bp씩 총 100bp를 낮춘 뒤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해 왔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25bp 추가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LSEG 집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두 차례의 추가 인하도 가격에 반영된 상태다.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특히 기술주은행주가 올해 상승장을 견인했는데, 이는 고용시장 둔화와 온건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통화 완화 기대를 자극한 결과다.

주목

1. 소형주(Small Caps)

소형 상장사는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다. 금리가 하락하면 차입 비용이 줄어 유동성이 늘어나고, 기존 부채의 차환(리파이낸싱) 여건도 개선돼 성장 재투자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러셀 2000 지수는 지난해 8월 22일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5% 이상 상승했다. 다만 2021년 11월 기록한 역사적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소형주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이익 민감도가 크지만 동시에 변동성도 높다”

는 점에서, 투자자는 재무 건전성과 현금흐름 안정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2. 은행(Banks)

은행업은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를 높여 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예금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경우 조달 비용 상승이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 특히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의 스프레드, 이른바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평탄해지면 은행의 마진 폭이 축소된다.

올해 초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4월 이후 가장 가팔랐으나, 최근 노동시장 둔화로 다시 좁혀졌다. KBW 지역은행 지수는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약 1.4% 상승했고, S&P 500 은행 지수약 5% 올랐다. CFRA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통화 완화 2년 차에 미국 금융주가 평균 20% 넘게 상승한 전례가 있다.

주목

3. 성장주(Growth Stocks)

성장주는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현가(現價)로 환산될 때 금리 하락의 수혜를 크게 입는다. S&P 500 성장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17% 이상 급등했다. AI 열풍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Nvidia·Microsoft·Apple 등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1986년 이후 9차례의 금리인하-동결 사이클을 분석한 트라이배리엇 리서치 결과, IT 업종은 평균 22%의 1년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기술 업종이 금리 하락 국면에서 구조적 강세를 보인다는 역사적 근거를 시사한다.


4. 공공·유틸리티(Utilities)

유틸리티주는 일정한 배당과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채권 대체 자산으로 여겨진다. 최근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유틸리티 섹터에도 매수세가 유입됐으며, 작년 9월 첫 금리인하 이후 약 10%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전력회사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비스트라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 기대감에 힘입어 선두권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트라이배리엇 리서치에 따르면 유틸리티 업종은 리스크 선호가 강해지는 완화 국면에서 S&P 500 대비 초과수익이 제한적이었다.


5. 주택 건설·부동산(Homebuilders & Housing)

미국 주택시장은 모기지 금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높은 모기지 금리는 구매력을 억제해 신규 주택 수요를 약화시켰다. 실제로 올해 7월 단독주택 판매는 감소했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모기지 금리가 다소 낮아졌으나 임금 상승률을 여전히 상회해 주택 구입장은 부담이 크다.

주택건설업 지수는 1년 만에 첫 분기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9월 첫 금리인하 이후 기준으로는 약 3% 하락했다. 분석가들은 “복수의 추가 금리인하가 동반돼야 주택시장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6. 소비(Consumer Stocks)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금리 인하로 구매력이 개선되면 탄력을 받는다. 연준이 지난해 100bp를 인하한 뒤 S&P 500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지수26% 급등했다. 올 1분기 미·중 관세 우려로 조정받았으나,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지표는 여전히 건강한 소비를 가리켰다.

월마트홈디포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5%, 9% 상승했다. 항공사·신용카드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돼 S&P 1500 항공지수는 파월 발언 이후 1.5%,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5% 올랐다. 트라이배리엇 리서치는 소비재 섹터가 금리 인하 재개 1년 후에도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려 왔다고 분석한다.


용어·개념 해설

예대마진(Interest Margin)은 은행이 대출금리(받는 이자)와 예금금리(주는 이자)의 차이에서 얻는 핵심 수익원이다.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장·단기 금리차 확대) 예대마진이 늘어나고, 평탄해지면 줄어든다.

러셀 2000 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의 소형주 2,000개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 코스닥 지수와 유사하게 성장기업의 건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PCE 물가 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잣대로,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폭넓은 소비 패턴을 반영한다.


전문가 시사점

연준이 완화 사이클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반복 강조하는 가운데, 노동시장 냉각 여부서비스 인플레이션 추이는 향후 인하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2차 인하 국면에서는 성장주 및 금융주가 시장을 주도했고, 방어적 성격의 유틸리티·부동산은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는 금리 민감도, 기업의 부채 구조, 그리고 현금흐름 안정성을 종합 고려해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 특히 소형주는 반등 폭이 큰 만큼 재무 위험도 상존하므로, 선별적 접근분산 투자가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2025년은 성장주·은행·소비재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인플레이션 재가열·지정학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어, 분기별 경제지표와 연준 의사록을 면밀히 추적하는 전략적 기민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