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2025년 8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주의(recipient·reciprocal) 관세’ 체제를 전격 가동하며 실효 관세율을 평균 15~2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본 칼럼은 이 조치가 향후 최소 10년간 ▶인플레이션·금리 경로 ▶기업 수익·밸류에이션 ▶공급망 재편 ▶정치·통상 질서에 미칠 구조적 충격을 데이터와 사례로 심층 분석한다.
1. 관세 ‘뉴노멀’의 탄생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EU·한국·일본에 15%, 캐나다 35%, 브라질 50% 등 품목‧국가별 차등 관세를 즉시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울프리서치·소시에테제네랄은 일제히 “실질 평균 관세율이 16~18%로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2017년 이전(1.6%)과 비교해 10배 이상, 2024년 말(약 8~9%) 대비로도 두 배 가량 높다.
표 1 | 주요국 관세율 변화(2024→2025)
국가 | 2024년 | 2025년 | 증가폭 |
---|---|---|---|
EU | 6% | 15% | +9%p |
대한민국 | 7% | 15% | +8%p |
캐나다 | 5% | 35% | +30%p |
브라질 | 10% | 50% | +40%p |
*출처: 울프리서치, 2025.08
소위 ‘15%+ 뉴노멀’은 1930년대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최대 폭이다. 일회성 협상 카드가 아니라 장기적 기준선(베이스라인)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핵심이다.
2. 거시경제 파급: 인플레이션·금리·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2-1. 물가 경로 재상승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켈리는 “관세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직·간접으로 1.2%p 상방 압력을 준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근원 CPI YoY 2.3% → 2025년 4.0% 복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2-2. 연준의 선택지
블랙록 릭 리더 CIO는 “노동시장 둔화와 관세발 물가 사이 연준이 ‘빅컷’(50bp) 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40%”라 전망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고착 시 스태그플레이션 레짐 진입 위험이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단기 금리는 빠르게 ↓ ▶장기 기대 인플레는 ↑ 로 장기 국채 곡선 스티프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3. 기업 실적·밸류에이션 영향
3-1. 원가 구조 압박
- 버크셔 해서웨이: “소비재 포트폴리오 전반에 관세 리스크가 광범위하다.” 2Q 영업이익 ‑4%, 순이익 ‑59%.
- 아마존: 2025년 캡엑스 1,180억 달러 예고. 관세 30% 시 이커머스 마진 ‑1.4%p 추정.
- 자동차: 모건스탠리 “고재고·전략적 가격 억제가 한계, 2026년부터 가격 전가 시작”.
3-2. 밸류에이션 재조정
S&P500 제조·소매 하위 300개 기업의 이익 민감도(관세 10%당 EPS 변동)를 회귀 분석한 결과, 평균 ‑3.8%로 나타났다(울프리서치). 관세 상향분 7~10%p를 적용하면 2026년 컨센서스 EPS는 최대 ‑5~-8% 하향 위험.
4. 공급망 재편: ‘차이나+N’에서 ‘아메리카+동맹’으로
소시에테제네랄은 미국 기업 300곳의 소싱 데이터를 분석, 2022년 대비 2025년 중국 비중이 32% → 24%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자연 대안은 멕시코·베트남·인도, 그리고 미국 내 리쇼어링이다.
사례
- 테슬라: 멕시코 누에보레온 기가팩토리 승인 절차 가속.
- 애플: 인도 폭스콘 공장 신규 라인, 베트남 위스콘 공장 추가 투자.
- 에퀴닉스: 북미 데이터센터 캡엑스 비중 2023년 42% → 2026년 계획 60%.
그러나 멕시코·동남아 공급망 미성숙과 인력‧인프라 투자 소요로 초기 비용이 커지는 점은 마진 회복 지연 요인이다.
5. 정치·외교 지형: 신(新)관세블록 시대
무역 블록화 지수(글로벌 교역량 중 FTA 파트너 비중)는 2025년 1Q 47%로, 팬데믹 이전 40%보다 상승. 관세 충격은 경제권별 ‘친미·친중’ 양극화를 가속한다.
EU‧일본과의 공동 관세 동맹 가능성이 논의되는 반면, WTO 다자 규범은 사실상 무력화 국면에 돌입했다. 이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대만 시장에 장기 리스크.
6. 투자 전략: 4단계 리프레이밍
6-1. 섹터·산업 배분
섹터 | 관세 탄력성 | 전략 |
---|---|---|
헬스케어 | 높음 | 내수 중심, 고령화 구조적 수요로 방어주 역할 |
데이터센터·AI 인프라 | 중립 | Capex 사이클로 인한 장기 성장, 관세 감수성 제한 |
소비재(의류·생활) | 낮음 | 공급망 다변화·가격 전가 능력 보유 기업 선별 |
자동차·가전 | 취약 | 대체 후보(멕시코 생산비중↑) 보유 기업·ETF로 리밸런싱 |
6-2. 채권·통화
- 중장기 국채: 스태그플레이션 시 실질수익 방어 수단. 커브 스티프닝 포지션 바람직.
- 달러 인덱스: 단기 강세 → 장기 긴축 완화 전망에 약세 전환 가능.
6-3. 옵션·파생
변동성 ↑ 구간에서는 크레디트 풋 스프레드로 프리미엄 수취+손실 제한, 또는 캘린더 스프레드로 이벤트 리스크 헷지.
6-4. 리츠·인프라
미국 내 리쇼어링 수혜: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 등 데이터센터 리츠, 브룩필드 인프라 같은 물류·송전 네트워크 리츠 관심.
7. 결론: ‘고(高)관세·고(高)비용·저(低)성장’ 3고(高) 시대의 투자 나침반
관세 충격은 더 이상 협상 카드가 아니라 구조적 환경 변수로 명확해졌다. 물가 재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경로를 피하려면, 연준·의회·기업이 ①선제 인하 vs 물가 대응 균형 ②공급망 재설계 가속 ③생산성(자동화·AI) 제고라는 세 축을 동시 추진해야 한다.
투자자는 ▶헬스케어·데이터센터 같이 관세 탄력성이 높고 구조 성장성이 확실한 섹터 ▶중립 통화·중장기 채권 ▶선별적 가치주·실적 방어 종목 중심의 바텀업 바스켓을 구축하는 한편, ▶옵션 전략으로 급변장을 관리하는 것이 유효하다.
결국 ‘15%+ 관세 뉴노멀’ 시대는 단기 노이즈를 넘어 장기 포트폴리오 패러다임을 바꿀 사건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숫자에 기반한 냉정한 섹터 선택과 리스크 관리 일관성이다. 1990년대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을 피하려면, 투자자와 정책 당국 모두가 지금부터 변화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