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추수감사절로 잘 알려졌지만, 동시에 국민 건강 인식 제고에 중요한 달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이 기간 동안 국가 당뇨병의 달, 국가 건강한 피부의 달, 위암 인식의 달, 폐암 인식의 달,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인식의 달 등이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이처럼 의료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와 맞물려, 바이오·제약 업계 역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 여부를 기다리는 굵직한 파이프라인이 줄지어 서 있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올 1~10월 FDA는 총 34개의 신약(New Molecular Entity)을 승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38개와 비교할 때 다소 적은 수치지만, 11월에는 추가 승인 가능성이 높은 5개의 주요 후보 물질이 대기 중이어서 최종 집계가 주목된다.
아래에서는 FDA 결정을 앞두고 있는 Arrowhead Pharmaceuticals, Otsuka Holdings, Bayer, Ascendis Pharma, Kura Oncology 등 다섯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각 후보 물질은 희귀질환 또는 고난도 암종을 타깃으로 해 의료적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소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 Arrowhead Pharmaceuticals – Plozasiran
Arrowhead의 Plozasiran은 가족성 카일로미크론혈증 증후군(Familial Chylomicronemia Syndrome, FCS) 치료를 목표로 하는 RNA 간섭 기반 치료제다. FDA 승인 예정일(PDUFA)은 2025년 11월 18일이다. FCS는 혈중 중성지방(Triglyceride)이 880 mg/dL 이상으로 치솟아 급성 췌장염 위험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유전 질환이다.
임상시험 결과, Plozasiran 투여군은 중성지방·APOC3·급성 췌장염 발생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현재 FCS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은 2024년 12월 허가된 Ioni의 ‘Tryngolza’가 유일하며, 해당 제품은 2025년 상반기에 2,6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Plozasiran 승인 시 치료 옵션 다변화와 함께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 Otsuka Holdings – Sibeprenlimab
Otsuka 자회사인 Otsuka Pharmaceutical은 Sibeprenlimab으로 면역글로불린 A 신증(IgAN) 치료제 허가를 신청했고, FDA 심사 마감일은 2025년 11월 28일이다. IgAN은 자가면역성 만성 신장질환으로, 최종 단계에서는 ‘말기신부전(ESKD)’로 진행될 수 있다.
Sibeprenlimab은 APRIL(A Proliferation-Inducing Ligand)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다. 매 4주 피하 주사로 ‘자가 투여’가 가능하며, 9개월간 투여했을 때 24시간 소변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uPCR)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췄다. 애널리스트들은 “APRIL 경로를 겨냥한 첫 치료제”라는 점에서 잠재적 블록버스터 가능성을 점친다.
3. Bayer – Sevabertinib
Bayer는 Sevabertinib의 우선 심사(priority review)를 받고 있으며, 2025년 11월 28일 FDA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적응증은 HER2(ERBB2) 활성 돌연변이가 확인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로, 기존 전신요법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다.
Sevabertinib이 승인될 경우, Daiichi Sankyo의 ‘Enhertu’와 Boehringer Ingelheim의 ‘Hernexeos’ 이외에 HER2 변이 NSCLC 치료 시장에 세 번째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가 추가된다. Bayer 주가는 10월 31일 7.75달러로 0.52% 상승 마감했다.
4. Ascendis Pharma – Navepegritide (TransCon CNP)
Ascendis Pharma는 Navepegritide의 FDA 결정(2025년 11월 30일)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후보는 연골무형성증(Achondroplasia)을 대상으로 주 1회 피하 주사 방식으로 투여되는 CNP(타이프 나트륨이뇨 펩타이드) 프로드럭이다.
연골무형성증은 FGFR3(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3) 변이로 골 성장 억제가 과도해지는 희귀질환이다. BioMarin의 ‘Voxzogo’가 2021년 최초 승인된 이후 매일 투여해야 한다는 복약 부담이 지적돼 왔다. Navepegritide는 주 1회 투여로 복약 순응도 개선이 기대되며, Voxzogo는 2025년 2분기 2억 2,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5. Kura Oncology – Ziftomenib
Kura Oncology의 Ziftomenib은 재발·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가운데 NPM1 돌연변이 보유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FDA 결정일은 2025년 11월 30일이다.
임상 결과, 투여군 상당수가 ‘완전 관해(CR)’ 또는 ‘부분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 관해(CRi)’를 달성했다. NPM1 변이는 AML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나지만, 현재 승인된 표적 치료제가 전무해 Ziftomenib이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Kura는 연간 3억5,000만~4억 달러 규모의 미국 시장을 전망하며, 일본 Kyowa Kirin과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 중이다.
용어 한눈에 보기
*APRIL : B세포·플라즈마셀 활성화에 관여하는 리간드로, IgAN 등 자가면역성 질환의 핵심 인자로 꼽힌다.
*NPM1 : 핵세포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 시 AML 발생률이 높아진다.
*FGFR3 : 뼈 성장 억제 신호를 조절하는 수용체. 변이가 생기면 연골무형성증을 유발한다.
“FDA 결정은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뿐 아니라 해당 질환의 미충족 수요, 기존 치료 옵션, 시장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내려진다.”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 데이터를 종합하면, 다섯 후보 물질 모두 희귀질환·중증 암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Plozasiran·Sibeprenlimab·Ziftomenib은 ‘First-in-Class’ 또는 ‘Best-in-Class’ 지위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반면, 최종 승인 여부와 상업적 성공은 추가 데이터, 보험 급여 전략, 경쟁 약물 대비 차별성 등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 관점에서는 각 사가 제시한 임상 지표의 재현 가능성, 원활한 생산·공급 체계, 가격 정책, 향후 적응증 확대 계획이 핵심 모니터링 포인트로 꼽힌다. FDA가 11월 중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관련 종목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