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국 소매판매 성장률 전망치 크게 밑돌아…소비 둔화 우려 심화

CNBC 로고상하이 황푸강 전경중국의 11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025년 12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1월 경제지표에서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설비투자(고정자산투자)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 둔화 우려가 심화됐다.

통계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해 로이터의 중간 전망치인 2.8%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전달의 2.9% 상승에서 둔화된 수치다. 자동차협회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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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해 전달의 4.9%에서 소폭 둔화했고, 시장의 5.0% 성장 기대를 밑돌았다. 또한 1~11월 누계 기준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2.6% 감소해 경제학자들이 추정한 2.3% 감소 전망보다 더 나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1~10월의 1.7% 감소보다 낙폭이 확대된 것이며, Wind Information이 1992년 이후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라고 통계는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사전 분석은 11월 전체 소매판매가 자동차 판매의 부진에 의해 끌려 내려갔고, 일부 대형 온라인 할인행사(Singles’ Day, 광군제)의 조기(10월 중순~) 시작으로 인해 수요가 10월로 당겨지는 ‘시기적(시차) 왜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자동차판매협회(CADA)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소매 판매량은 전년 대비 8.1% 감소한 223만 대로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이는 지방정부들이 차량 교체 보조금(트레이드인 보조금)을 중단하거나 일시 중지한 영향이 컸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소비 진작을 위해 10월 상반기부터 11월 11일까지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해 역대 최장 기간의 세일을 운영했으나, 소비자들의 지갑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Syntun 자료에 따르면 이번 프로모션의 총 거래액(총상품거래액, GMV) 증가는 약 12%에 그쳐, 전년의 20% 증가에 비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 측면에서 재정부는 성명을 통해 내년에 초장기(ultra-long-term) 특별국채를 발행해 국가안보 관련 사업을 포함한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채권발행의 수익금 일부는 장비 업그레이드와 소비재 트레이드인(교체) 프로그램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재정부는 또한 최근 몇 달간 고정자산투자의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투자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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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경제는 공식 성장 목표인 ‘약 5%’ 달성 경로에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크게 비(非)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급증에 의한 것이며, 미국과의 관세 긴장 속에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압박을 받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는 11월에 기록적인 1.1조 달러로 급증해, 2024년 연간 기록인 9,922억 달러를 불과 11개월 만에 넘어섰다. 이러한 무역구조의 편중과 대외수요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기구 및 학계의 우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이 수출 의존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수 지원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코넬대 경제학자이자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회 안전망 강화와 민간기업 지원을 포함한 재균형 정책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정부는 분명히 성장 재균형을 원하고 가계 소비를 강화하고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 정책 조치의 시기와 긴박성은 부족하다.”


용어 해설

Singles’ Day(광군제):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행사로 매년 11월 11일에 집중적으로 열렸으나 최근에는 플랫폼별로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해 판매 시기를 분산시키는 경향이 있다.
총상품거래액(GMV): 기간 동안 플랫폼에서 거래된 상품의 총액으로 전반적 소비활동의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이다.
고정자산투자(설비투자): 공장, 설비, 인프라 등 장기자산에 대한 투자로 경제 성장의 구조적 측면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초장기 특별국채: 정부가 특정 목적(예: 국가안보, 인프라 등)을 위해 장기간 만기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중장기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수단이다.


정책 및 시장에 대한 분석

이번 지표는 소비 회복의 모멘텀이 약화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소매판매의 급작스러운 둔화와 자동차 판매의 역성장은 가계의 소비 여력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자동차는 고가 소비재로서 구매 시점이 경제 심리와 정책(보조금) 변화에 민감해 소비 회복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지방정부의 트레이드인 보조금 축소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판매를 압박했으며, 이는 소매 전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재정부의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 계획과 투자 예산 확대 약속은 재정적 수단을 통한 성장지지 의지를 보여준다. 다만, 채권 발행과 투자 확대의 효과는 추경 집행 시기, 프로젝트의 가동률, 그리고 민간 섹터의 투자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 단기적으로는 재정확대가 일부 고용과 설비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지속적 소비 증대로의 전환 여부는 사회 안전망 강화, 소득 분배 개선, 가계 부채 구조 개선 등 구조적 개혁과 결합되어야 한다.

거시적 측면에서 무역흑자 확대는 단기 GDP 성장에는 기여하지만, 장기적으론 내수 취약성을 심화시키고 외부수요 변화에 대한 노출을 키운다. 따라서 IMF와 학계가 지적하는대로 성장구조의 재균형(내수 확대·사회안전망 강화·민간부문 활성화)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장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금융시장과 물가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는,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경우 수요압력이 약화


실무적 시사점

기업 입장에서는 내수 약세에 대비해 비용 구조 개선과 해외 수출 다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소비재·유통업체는 프로모션의 시기적 분산과 재고 관리, 소비자 신용·금융상품 연계를 통한 구매 유도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수출 호조에 따른 제조업 중심의 수혜주와 동시에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방어적 소비재·헬스케어·공공투자 관련 인프라 섹터를 주목할 만하다.

요약: 11월 지표는 중국 경제가 외형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내수 기반의 약화가 뚜렷함을 보여주었다. 향후 단기 경기 개선을 위해서는 보조금·세제·재정투입과 함께 사회 안전망 강화 등 구조적 개혁이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