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앤드 스미스, 상반기 실적 호조 속 1억 파운드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영국 인프라 구조물 전문업체 Hill & Smith PLC(힐 앤드 스미스)가 상반기 실적 상승세를 확인하며 과감한 주주환원 조치에 나섰다. 회사는 4%의 매출 성장과 11%의 상각 전·후 조정 영업이익(Underlying Operating Profit) 증가를 토대로, 총 1억 파운드(약 1,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단행한다고 13일 발표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사주 매입은 장내 거래 방식으로 즉시 착수되며, 기간·방식·가격대 등 세부 조건은 이사회 재량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연중 실적 가이던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특히 영국 내 도로 인프라 부문의 침체를 포함한 일부 시장의 도전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핵심 지표


매출(Revenue)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조정 영업이익(Underlying Operating Profit)환율 변동 제거 기준 11% 늘어났다. 구체적인 영업이익·순이익 액수는 이번 트레이딩 업데이트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는 “사업 전반에서 질적 개선과 마진 확장이 동시에 이뤄졌다”고 자체 평가했다.

“견조한 북미 수요와 최근 인수한 고부가 장비 자회사의 실적 기여가 상반기 수익성 향상에 주효했다. 영국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그룹 차원의 지역·제품 다각화 전략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 힐 앤드 스미스 경영진

영국 도로 인프라 시장이 갖는 변수

힐 앤드 스미스는 가드레일·방호벽·강재 구조물 등 도로 안전 인프라 제품을 공급하며, 영국·미국·호주·인도 등지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예산 축소·프로젝트 지연 여파로 국내 발주 물량이 위축되면서, 일부 사업부문은 수주 공백을 겪고 있다. 실제로 영국 고속도로청(National Highways)의 신설·보수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가 총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돼, 업계 전반이 ‘대기 수주(backlog)’ 위주로 연명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힐 앤드 스미스는 미국 인프라 투자 법안(IIJA)에서 파생되는 도로·교량 교체 수요와, 호주·인도의 도시 고속도로 확충 프로젝트를 동시에 겨냥해 매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는 지역·통화 분산 전략을 통해 영국 매출 비중을 과거 60%대에서 40% 안팎으로 낮춘 결과다.

자사주 매입의 의미와 시장 반응

외부 주주 입장에서 1억 파운드 규모 자사주 매입은 EPS(주당순이익) 레버리지주가 하방경직성을 강화할 요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글로벌 긴축기 속 현금흐름 관리가 중요해진 가운데, 회사가 과감한 환원정책을 택했다는 점은 현금창출력과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방증한다. 런던증권거래소(LSE) 관계자들은 “올해 FTSE250 편입 종목 가운데 조 단위(한화 기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업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며 희소성을 강조했다.

주가 측면에서는 발표 직후 장초반 2%대 상승세를 보였으나, 영국 전체 증시가 금리 경계감으로 약세 전환하자 상승 폭을 반납하기도 했다. 다만 기관투자가들은 “실적 업사이드(우상향 가능성)가 확인된 이상, 하반기 경기 모멘텀만 유지된다면 자사주 매입 물량이 주당 가치 희석을 상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지표에 대한 해설

트레이딩 업데이트 특성상 세부 손익계산서는 9월 예정된 반기보고서(Interim Report)에서야 공개될 전망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순차입금(Net Debt), 배당성향 등이 구체화돼야 시장의 밸류에이션 모델이 완성되겠지만, 이번 발표만으로도
① 영업 실적과 현금흐름이 매입 재원으로 충분하다(투자은행 추정), ② 사업 포트폴리오가 금리·원자재 사이클에 방어적이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산업적·거시적 관점

도로 안전 시설·금속 가공 산업은 설비투자(CAPEX)·건설 사이클과 밀접한 경로를 보인다. 2024~2025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미국·호주 등 선진국 정부가 재정 확장→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동종업계 평균 대비 매출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힐 앤드 스미스는 필수 안전시설을 중심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해 원가 전가력(Pass-Through Ability)을 확보했으며, 최근 전기차·풍력발전용 강재 지지대 등 친환경 인프라 부품군으로 제품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로 안전 제품은 규제·인증 허들이 높아, 일단 프로젝트에 채택되면 장기 유지·보수 매출이 따라붙는다. 힐 앤드 스미스가 높은 영업마진(20% 내외)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적 이유다.” – 영국 인프라 애널리스트

회계·투자 용어 설명

Underlying Operating Profit: 일회성 비용·수익 및 감가상각 등을 제외한 핵심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실질 영업력 판단에 사용된다.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 회사가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직접 매입함으로써 유통 주식 수를 줄이고 주가 및 주당 지표(EPS)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Constant Currency Basis: 환율 변동 요인을 제거한 수치로, 유기적 실적 추세를 가늠할 때 활용된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힐 앤드 스미스는 9월 중순 반기보고서를 통해 재무제표·현금흐름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① 자사주 매입 진행 속도, ②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 ③ 북미 인프라 발주 수주 잔고 등의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국 총선 스케줄, 미국 금리 인하 여부, 원자재 가격 흐름” 등이 연말 실적 가이던스를 결정지을 변수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Hill & Smith의 상반기 실적 발표와 자사주 매입 선언은 보수적 신중 경영과 적극적 주주친화 정책이 결합된 사례로 평가된다. 영국 본토 부진에도 글로벌 분산 전략이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주주환원 기조 강화가 기업가치 리레이팅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