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1년 유예’ 그 후 10년—미·중 완충협상이 글로벌 공급망·미국 증시·전략산업에 끼칠 구조적 파장

1. 들어가며: 왜 ‘희토류 유예’가 장기 변수인가

2025년 10월 30일, 부산에서 전격 타결된 미·중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 합의는 단순히 관세·무역 갈등을 봉합한 일회성 이벤트와 거리가 멀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AI 서버, 5G 통신장비, 각종 정밀 무기체계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 생태계의 ‘비타민’으로 통한다.
즉, 이번 조치는 ① 기술패권 경쟁, ② 녹색전환 드라이브, ③ 지정학적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개의 구조적 축을 동시에 자극하며 미국·글로벌 주식·채권·상품시장에 10년 단위 파급효과를 투영한다.


2. 객관적 데이터로 본 희토류 의존 구조

국가 2024년 기준 채굴 점유율(%) 정제·가공 점유율(%) 대표 기업
중국 70 90 China Northern Rare Earth, Shenghe Resources
미국 15 약 0.5 MP Materials
호주 8 6 Lynas Rare Earths
기타(미얀마·베트남 등) 7 3.5

중국의 ‘정제 독점’ 비중 90%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정제·분리·자석 가공이 원광 채굴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안보·산업 측면에서 병목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Mountain Pass 광산 재가동으로 채굴 점유율은 올렸지만, 정제 역량 부재로 여전히 완제품 공급망에서 배제돼 있다.


3. 합의 핵심 내용 요약

  • ① 1년간 중국의 추가 수출통제 유예—2026년 10월 29일까지 기한부 완화.
  • ② 미국·동맹국의 ‘중간재·완제품 공동 인증’ 시험 도입—WTO 분쟁 위험 최소화.
  • ③ 펜타닐 관세 10% 인하 ↔ 농산물·원유 구매 약속—거래적 레버리지 제공.
  • ④ 연례 검토·자동 연장 조건—상호 이행평가를 통과하면 1년씩 갱신.

표면상 ‘윈–윈’이나, 해석의 관점에 따라 ① 중국발 희토류 무기화를 12개월 늦춘 시한부 평화, ② 미국·동맹국에게 숨 고르기 시간을 준 전략적 휴전으로 갈린다.

주목

4. 미국 공급망·증시·기업실적 장기 시나리오

4-1. 공급망 다변화 단계별 로드맵

  1. 단기(2025~2026): ① MP Materials, Lynas, USA Rare Earth 등 채굴·정제 기업 CapEx 급증, ② 美 국방부(DOD)·에너지부(DOE) Defense Production Act 기금 확대, ③ 한국·일본·EU와 ‘친환경 자석 IP 컨소시엄’ 구체화.
  2. 중기(2027~2029): ① 美 텍사스·캘리포니아·캐나다 온타리오에 상업 규모 정제 플랜트 완공, ② 희토류 자석 리사이클링(재활용) 수율 20%→40%, ③ 자급률 45% 달성 목표.
  3. 장기(2030~2035): ① 소위 ‘친미 블록’ 자급률 60% 이상, ② Fe–N–Cu 자석, 무희토류 모터 기술 상용화, ③ 중국의 정제 점유율 65% 미만으로 하락 전망.

4-2. 미국 증시 섹터·ETF 영향

  • 가장 큰 수혜: Rare Earth & Critical Materials ETF(REMX), Global X US Infrastructure Dev ETF(PAVE)
  • 중장기 프리미엄 확대: 전기차 OEM(테슬라·GM·포드), 풍력 OEM(GE Vernova·Vestas) — 부품 원가 변동성 완화.
  • 단기 변동성 노출: 반도체 장비·자동차 부품 티어1—중국 반격 가능성(예: 전자 등급 플루오르, 그래파이트).

4-3. 기업 실적 모델링 포인트

예시로 MP Materials의 2024~2030년 EBITDA CAGR을 컨센서스 24%→33%로 상향할 수 있다. 이유는 다음 셋이다.

① 정제 CAPEX 세액 공제(IRA Section 45X), ② 판가(가격) 재협상력 강화, ③ ESG 펀드 편입 수요 확대.


5. 리스크: 1년 시한부 휴전의 함정

5-1. 중국의 ‘조건부 연장’ 카드

중국은 유예 기간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 TikTok·AI GPU 수출·농산물 구매량 등 개별 어젠다를 연동하고 있다. 연례 검토에서 미국이 엔티티 리스트·AI 칩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경우 2026년 11월에도 통제를 재개할 수 있다고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언론에 시사했다.

5-2. 美 의회의 초당적 견제

미국 상·하원은 이미 REEShore Act, National Defense Stockpile Revitalization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해 중국 의존 ‘0%’ 목표를 천명했다. 행정부가 “희토류 휴전=디커플링 지연” 프레임을 장기 유지하려 해도, 의회 압박으로 완전 정상화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6. 본 칼럼니스트의 통찰: ‘Dual Hedge’ 시대, 한국·미국 투자전략

6-1. 소재·부품 BARBELL 포트폴리오

전술 바스켓: MP Materials, Lynas, NioCorp, Energy Fuels 같이 ‘정제·분리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1년 내 판가 스프레드 개선 베팅.
장기 바스켓: 무희토류 모터 R&D 선두 TECO 2030, Niron Magnetics(비상장), 일본 Aisin소재 패러다임 전환 모멘텀.

주목

6-2. 환율·금리 공존 헤지

미 10년물 금리가 QT 종료 후에도 4.0~4.5% 고착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원화 채권 ETF + 달러 표시 희토류 선물 스프레드 같은 ‘듀얼 헤지’ 전략이 유효하다.

6-3. 중·장기 스코어카드

평가항목 2026 목표 2030 목표 리스크 트리거
美 희토류 정제 자급률 25% 45% 환경 인허가 지연
EV용 NdFeB 자석 재활용 비중 15% 40% 재활용 수율 停
中 희토류 점유율 75%→70% 65% 미만 中 가격덤핑 재개

7. 결론

‘1년 유예’는 시간을 벌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1년은 미국·동맹국 기업에 투자·R&D 가속을 정당화하는 금쪽같은 창구다. 투자자는 ① 공급망 리질리언스 강화 속도, ② 중국의 재보복 가능성, ③ 대체 기술 상용화 궤적동시에 추적해야 한다. 2030년까지 희토류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포스트 차이나’ 전략이 성공한다면, 미국 증시 소재·방산·전기차 섹터는 또 한 번 구조적 리레이팅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준비가 미흡하다면 2026년 11월, 희토류 수출통제 카운트다운 재시작과 함께 애플 헤드셋·테슬라 모터·NVIDIA HPC GPU 공급이 동시에 병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남은 12개월을 ‘유예’가 아닌 ‘猶豫(망설임)’으로 허비할지, 아니면 Game Changing의 원년으로 삼을지는 각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와 기업들의 CapEx가 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