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예비 합의’ 넘어 실제 협상 타결까지 길은 멀다
1. 서론 ― 왜 ‘희토류 대(對) 100% 관세’가 이번 사이클의 게임 체인저인가
2025년 10월 2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 장관급 회동은 미국이 예고한 대중국 100% 관세와 중국의 희토류·자석 수출 규제 강화를 일단 ‘유예’하는 선에서 예비 합의를 도출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단순한 휴전으로 볼지 모르나 필자는 ‘공급망 냉전’의 기점으로 해석한다. 관세와 희토류라는 두 카드가 인공지능(AI)·배터리·우주·국방·반도체 등 미국 증시 핵심 섹터에 미치는 파장은 3년 이상 지속될 공산이 크다. 본 칼럼은 그 장기적 경로를 단계별로 추적한다.
2. FACT CHECK ― 협상 테이블 위에 놓인 숫자
| 항목 | 2024년 규모 | 100% 관세 적용 시 | 희토류 규제 강화 시 |
|---|---|---|---|
| 中→美 수입액 | $5,860억 | $1.17조(관세 포함) | — |
| 美→中 수출액 | $1,891억 | 변동 미미 | — |
| 희토류 세계 공급 中 비중 | 70% | — | 30% 감소 예상(2026E) |
| 美 AI·데이터센터 희토류 연간 수요 | 9,800t | 가격 +35%p↑ | 공급부족 25% 발생 |
자료: USTR, 중국 상무부, Adamas Intelligence, 필자 추정
3. 희토류 쇼크 시나리오 — ‘AI·EV·방산’ 공급망을 관통하다
3-1) 인공지능 서버·GPU
- 엔비디아·AMD·브로드컴이 설계한 가속기에는 고자기(高磁氣) 특성을 지닌 네오디뮴 자석이 냉각팬·서보모터에 필수다.
- 중국이 30%만 수출을 줄여도 2026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 신설 CAPEX가 GW당 12% 증가한다.
3-2) 전기차·배터리
- 테슬라·GM·포드는 2027년까지 총 650GWh 배터리 셀 생산계획을 발표했지만, 양극재에 들어가는 란타넘·세륨의 대체 공급선 확보율은 40%에 불과하다.
- 희토류 가격이 톤당 40% 상승하면, EV 1대당 원가가 평균 $540 증가해 수익성이 2.2%p 하락한다.
3-3) 우주·국방
레이시온·록히드마틴의 고출력 레이더·레이저 무기는 디스프로슘 합금 없이는 설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방수요는 경기와 무관해 ‘가격 탄력성 제로’라는 점에서 민수 섹터보다 물가 압력이 더 크다.
4. 관세 충격 시나리오 — ‘리쇼어링 인플레’와 연준의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100% 관세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8개월 시차로 +1.3%p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 목표물가(2%)에 다시 상방 압력이 작동한다는 의미다.
“리쇼어링·프렌드쇼어링에 따른 구조적 비용 증가는 통화정책만으로 제어할 수 없는 ‘공급발 인플레’다.” — 필자 메모
결국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되던 첫 기준금리 1.00%p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장단기 금리차(10Y-2Y)는 역전 폭을 장기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는 PER 디스카운트로 귀결돼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재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
5. 미국 기업의 3단계 대응 전략
5-1) 공급망 스프레드(Spread) 모델
TSMC 애리조나Fab·삼성 텍사스Fab처럼 ▲멕시코(니어쇼어) ▲베트남·태국(차이나+1) ▲내륙 미시시피·오하이오(리쇼어) 세 거점을 조합해 납기·관세·노동비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확산된다.
5-2) 장기 계약 기반 희토류 선물 오프테이크
일부 방산·전력 장비 업체는 호주·캐나다 파일럿 광산과 10년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해 헤지에 나섰다. ETF REMX·선물시장 유동성도 늘어 희토류 가격연동채권(REM-linked bond) 발행 사례까지 등장했다.
5-3) AI·자동化로 비용 방파제 구축
GM·포드가 2027년형 생산라인에 AI 기반 품질검사+무인 물류 AGV를 도입해 인건비를 최대 15% 절감할 계획이다. 관세·원가 상승분을 흡수하기 위한 디지털 생산성 배수 확대다.
6. 투자 지형 변화 — 장기 수혜주·리스크 주
- 🇺🇸 MP Materials·Lynas USA — 북미·호주 광산+정련 CAPEX 확대
- 🇨🇦 Neo Performance — 희토류 자석 재활용
- 🇺🇸 Eaton·Onsemi — SiC·GaN 전력반도체, 중국 의존도 ↓
- 🇺🇸 CrowdStrike·Palo Alto — 공급망 단절 → 사이버보안 예산 ↑
② 리스크 확대
- 🇺🇸 Apple·Tesla — 中 조립·부품 비중 여전히 40%+
- 🇺🇸 Best Buy·Target — IT·가전·완구 관세 전가 어려움
- 🇨🇳 EV 부품주
7. 연준·의회의 정책 시나리오
- ‘유예→구조적 협상’ 시나리오
휴전 연장, 25% 이하 관세 재조정, 美 희토류 전략비축 확대 → 2027년 실질금리 3%→2% - ‘타결 실패·관세 재점화’ 시나리오
100% 관세·희토류 규제 현실화 → 2026‒27년 CPI 4%+ 상단 고착, 연준 기준금리 4%대 지속, S&P500 PER 15배로 축소
8. 결론 — 투자자는 무엇을 보며 ‘롱게임’을 설계해야 하나
① 매크로 변수→실물 파급→기업 마진의 세 단계 시차를 염두에 두라. 2025년 말까지는 기대감이, 2026년부터는 비용 현실화가 지수 리레이팅에 작동한다.
② 단일 지표(CPI·PPI)가 아니라 ‘마진 스프레드’(판매단가―원재료·관세)를 추적해야 빅테크·소비재 실적 변곡점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다.
③ 희토류·관세가 동시에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 변동성 완충 자산(단기채·현금·리튬·우라늄 ETF)을 15% 이상 편성해 충격 흡수층을 확보하라.
④ 미국 정부의 산업보조금(IRA·CHIPS Act) 집행속도가 관세 충격을 얼마나 희석할지 주시해야 한다.
ⓒ 2025 이중석 칼럼니스트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하며 투자 손익은 독자 책임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