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소폭 하락했다. 이는 미·이란 간 2주간의 휴전으로 어느 정도 긴장이 완화된 가운데서도 걸프(페르시아만) 지역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유가 공급 우려와 인플레이션 재부상 가능성이 금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26년 4월 10일, RTTNews의 보도에 따르면, 6월 인도분 프론트 먼스(Front Month) 코멕스(COMEX) 금 가격이 온스당 $28.90(약 0.60%) 하락한 $4,789.10을 기록했다. 같은 시점의 프론트 먼스 은(銀)은 온스당 $0.036(약 0.05%) 상승한 $76.763에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이 화요일 늦게 발표한 2주간의 휴전 이후 걸프 지역에서의 공중 공격은 대체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slamic Revolutionary Guards Corps)는 자신들이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를 흐르는 좁은 해로로,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한다. 전 세계 원유 수요의 거의 20%를 차지하는 유조선들의 주요 통로로서 전략적 병목지점이다. 이 해협의 봉쇄는 2월 28일 이후 유가 급등을 초래했고, 이는 각국의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
휴전에 합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해협을 재개방하고 모든 유조선에 대해 안전한 통항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선주들에게 해저 기뢰를 피할 수 있는 안전 항로 지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휴전 합의 이후 이란의 공격 우려가 다소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저 기뢰 위험은 여전히 선박의 복귀를 억제하고 있다.
추가로 보도는 이란이 해당 수역을 통과한 선박에 대해 통행료로 약 $2백만(선박당)을 부과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국제 해양법(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에 따르면, 호르무즈와 같은 자연 수로에 대해 운임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사에 명시됐다. 운하처럼 인공으로 만들어진 수로(예: 수에즈운하, 파나마운하)와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미국 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통행료 부과에 불쾌감을 표했고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나아가 트럼프는
“(미국이) 해협을 원활하고 안전한 항로로 만들기 위해 일종의 ‘합작 운영’(joint venture)을 계획하고 있다”
고 시사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Truth Social을 통해 호르무즈에 대한 이란의 통제는 부당하다고 비판하면서
“이란의 협조 여부와 관계없이 곧 석유가 흐를 것”
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경제자문관 케빈 해셋(Kevin Hassett)은 이 수로가 향후 약 2개월 내 재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항로 통항량은 2월 28일 분쟁 이전의 극히 일부 수준에 불과하다. 선주들은 여전히 명확한 상황 정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미국의 지침을 바탕으로 미국 협상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해 이란 측과 내일(기사 시점 기준)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해당 협상팀은 미국 부통령 JD 밴스(JD Vance)가 이끄는 것으로 보도됐다.
밴스 부통령은 출발 직전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나 동시에 이란이 미국을 속이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휴전 계획이 레바논을 포함한다고 인정하지 않았고, 레바논과의 직접 대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에 대한 강력한 공격을 감행해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지정학적 불안은 금, 은 및 에너지 시장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 지표와 인플레이션 동향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같은 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상승해 2022년 6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월의 0.3% 상승에서 가파르게 확대된 수치로, 시장의 컨센서스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연율 기준으로는 3월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3.3%로 집계돼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월과 1월의 2.4%에서 급등했다.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는 3월에 전월 대비 0.2% 상승해 2월과 동일한 월간 상승률을 보였고, 시장이 예상한 0.3%보다는 다소 낮았다. 연율 기준 근원 물가 상승률은 3월 2.6%로 1·2월의 2.5%에서 소폭 상승했으나 시장 기대치보다는 약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품시장과 인플레이션의 상호작용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호르무즈 봉쇄 등)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의 동반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실물경기와 운송비 증가를 통해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유지 혹은 긴축 재개 가능성을 높여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돼 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면 금 수요는 다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용어 설명(전문 용어 해설)
– COMEX(코멕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의 귀금속 거래 부문으로 금·은 선물의 대표적 거래소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프론트 먼스(Front Month)’는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계약을 의미한다.
– 트로이 온스(troy ounce)1 troy oz ≒ 31.1035g: 금속 무게 단위로 귀금속 가격 표시에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 UNCLOS(유엔 해양법 협약): 국가 간 해양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국제조약으로, 자연 수로에 대한 통행료 부과 등과 관련한 법적 근거를 설명할 때 인용된다.
– 해저 기뢰: 해상 통행을 방해하거나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설치되는 수중 폭발물로, 통항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
전망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교차하며 금 가격의 방향성을 혼재시키는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협상이 진전되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항이 재개되고 해저 기뢰 위험이 해소된다면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연결되어 금 값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휴전이 결렬되거나 통항료·기뢰 등 실질적 위험이 지속될 경우 유가와 안전자산 수요(금 포함)는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측면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팔라질 경우 중앙은행(특히 연방준비제도)이 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어 금에 대한 실질수익률을 압박할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어 금으로의 유입이 재개될 여지도 있다.
선주들과 무역업자들은 향후 수주 내에 해협 통항 규정과 보험료, 통행료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 협상의 결과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보험 비용, 운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단기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금 가격은 지정학적 리스크, 유가 동향, 그리고 미국의 물가 지표라는 세 가지 축에 의해 단기적 방향성이 좌우되며, 투자자들은 향후 협상 진전과 추가 경제지표 발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기사 내용 중 일부 인용구와 수치는 RTTNews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