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휴일로 인한 거래 부진 속에서 최근 급등을 소화하며 조용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한국, 대만, 미국의 일부 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통화, 원자재, 채권 시장도 뚜렷한 방향성을 잃고 관망세를 유지했다.
2026년 2월 16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12월 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기준으로 0.1%에 그쳐 시장 전망치인 1.6%를 크게 밑돌았다. 정부 지출의 둔화가 성장세를 제약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최근 급등한 일본 증시의 열기를 다소 식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 지수(Nikkei)는 전일 대비 0.2% 상승했고,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0.1% 강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 주에는 닛케이가 5% 급등하는 등 강한 흐름을 보였으나, 이번 지표는 일본 총리 사나에 다카이치(Sanae Takaichi)에게 향후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 추진 근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대만 증시는 지난 주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의 기술주 중심 시장은 지난주 8.2% 급등했고 대만도 거의 6%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초대형 기술주의 투자지출(capex) 동결 또는 축소 가능성이 메모리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급격한 조정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에서의 우려는 메가캡 기술기업들이 자본지출을 멈추면 올해 한국 등에서 크게 상승한 메모리주에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 닉 페레스(Nick Ferres), 뱅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최고투자책임자
세계 주요지수 선물과 미국 시장을 보면 유로스톡스50 선물은 보합, 독일 DAX 선물은 0.2% 상승했다. 미 선물은 S&P500이 0.2%, 나스닥이 0.1% 상승했다. 실적 발표 시즌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 지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월마트(Walmart)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월마트 주가는 연초 이후 20%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 소비재 섹터 내 최대 기업으로 부상했다.
자본지출(Capex) 확대와 자사주 매입 축소가 시장의 중요한 구조적 변화로 지목된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대형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자본지출 계획은 최근 6,600억 달러로 불어났으며 이는 분기 초 대비 1,20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자본지출 급증과 더불어 S&P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자본지출 증가로 가용한 잉여현금흐름과 자사주 매입이 줄어들면서 현금흐름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기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강화될 것” —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노트
채권·통화·원자재 시장 동향을 보면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금요일 종가 기준 3.408%로 2022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선물시장은 연준이 6월 금리인하 확률을 약 68%로 반영하고 있으며, 연간 총 62bp 수준의 완화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지수는 0.8% 하락해 96.890에 마감했고 엔화 대비 달러는 152.94엔 수준으로 다소 강세를 보였으나 전주에는 달러가 엔화 대비 2.9% 하락했다. 유로는 1.1870달러 수준에서 보합이었다.
스위스 프랑 강세도 눈에 띈다. 달러 대비 프랑은 전주에 약 1% 강세를 보였고 유로가 프랑당 0.9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스위스 인플레이션이 이미 0.1% 수준으로 하락해 중앙은행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이 최근 레버리지 포지션 롤오버 등으로 변동성을 보이며 온스당 5,014달러로 0.5% 하락했다. 유가는 OPEC의 4월부터 생산 증가 기조 재개 가능성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안정세를 유지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7.74달러, 미국산 원유는 62.87달러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거래되었다.
용어 설명
MSCI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성과를 추적하는 지수 제공업체이며, 투자자들이 지역별·섹터별 성과를 가늠할 때 널리 활용한다. 닛케이(Nikkei)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가 지수다. Capex(자본지출)는 설비·기술 등에 대한 투자 지출을 의미하며 기업의 성장 투자 규모를 보여준다. Buybacks(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행위로 주당순이익을 높이고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Hyperscaler는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및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시장 영향과 전망
단기적으로는 휴장과 얇은 거래량으로 인해 지수의 방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의 낮은 성장률 발표는 추가적 재정정책(재정지출 증가) 기대를 높여 채권·통화·주식 시장에 상이한 파급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시장에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은 국내 수요를 촉진해 일본 증시에 단기적 우호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글로벌 대형 IT기업의 자본지출 증가로 인해 메모리·반도체 관련 섹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유지되면 한국·대만의 관련 주식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셋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되면 단기 금리 민감 자산이 수혜를 보겠으나, 자본지출 급증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은 기술주 등 성장주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투자가 인프라 수요를 견인해 서버·메모리·네트워크 장비 등의 실물 수요를 증가시키는 한편, 기업들의 현금흐름 배분 전략(투자 vs. 자사주 환원) 변화가 주주가치 평가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본지출의 수익성,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능력, 그리고 통화·금리 환경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 : 휴일로 인한 거래 부진 속에서도 일본의 부진한 성장률 발표와 글로벌 자본지출 확대, 자사주 매입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가 시장의 주된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모멘텀과 더불어 자본지출의 실물 수요 전개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