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저축을 이뤘거나 예상치 못한 목돈을 손에 넣었을 때, 누구나 ‘이제는 나를 위해 쓰자’는 유혹을 느낀다. 때로는 그 소비가 오랜 만족을 주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히 샀다’고 한숨짓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5년 8월 1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개인재무 전문 매체 GOBankingRates는 후회로 이어지기 쉬운 대표적인 사치품 5가지를 선정해 소개했다. 해당 매체는 각 소비 항목이 초기의 설렘과 달리 유지·관리 비용 혹은 기술적 허들이 높아 ‘계획에 없던 추가 지출’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기사에 실린 원문 내용을 충실히 옮긴 것이며, 본 기자의 분석·평가를 포함한다. *‘디스케일링’(descaling)은 석회질 제거를 뜻하는 커피머신 관리 용어다. 국내 소비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어 설명을 덧붙인다.
1) 개인 수영장(SWIMMING POOL)
집 안에 단 몇 걸음만 나가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수영장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화학 약품, 청소 도구, 전기료, 정기 점검 등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누수가 발생하거나 여과 장치가 고장 나면 수천 달러가 한꺼번에 나갈 수도 있다. 기자의 관점에서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지역 부동산 시장이 이를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수익률은 오히려 악화될 위험이 있다.
2)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FANCY ESPRESSO MACHINE)
반짝이는 크롬 도금과 복잡한 다이얼을 갖춘 하이엔드 커피머신은 커피 애호가에게 강력한 ‘지름신’을 부른다. 그러나 카페 수준의 크레마와 맛을 구현하려면 바리스타급 기술이 필요하다. 매주 딥 클리닝, 매달 디스케일링, 주기적 가스켓 교체 등 관리 공정도 번거롭다. 상당수 소비자는 결국 기존 드립 머신이나 가까운 카페로 회귀한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시간 가치와 재료비를 계산했을 때 기계 가격이 합리적 회수 기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3) 복원용 빈티지 자동차(FIXER-UPPER VEHICLE)
낡았지만 ‘내 손으로 살려낸다’는 꿈을 품게 하는 수리 전용 빈티지 카는 처음에는 매력적 가격표로 다가온다. 하지만 집으로 들여온 뒤 변속기 고장·배선 노후·부품 단종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면 예상치 못한 거액 수리비가 발생한다. 미연방자동차공학협회(SAE) 자료를 보면 구형 차량 부품 가격은 동일 연식 신차 부품 대비 최대 3배까지 높다. 기자는 “취미를 넘어 사업화할 계획이 없다면 재정적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진단한다.
4) 다이슨 에어랩(DYSON AIRWRAP)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다이슨 에어랩은 공식 사이트 기준 600달러(약 79만 원)에 판매된다. 그러나 다수 사용자 후기에 따르면 “고가 드라이어일 뿐이며 컬이 금세 풀린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굵은 모발에는 효과가 약하다” ― 레딧 이용자 후기 中
기자는 고가 헤어기기의 만족도가 모발 유형·연출 습관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연 서비스를 통해 체험 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5) 3D 프린터(3D PRINTER)
필요한 부품이나 선물을 즉시 제작할 수 있다는 3D 프린터는 얼핏 합리적 투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모델링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이 필수이며, 필라멘트 비용·빈번한 캘리브레이션·시행착오를 감안하면 학습곡선이 가파르다. 레딧 사용자들은 “결국 먼지 쌓인 장식품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기자 분석에 따르면 주 사용 목적이 ‘취미’ 이상이 아니라면 출력품 단가가 상용 제품 구매 가격을 초과하기 쉽다.
전문가 코멘트 및 대응 전략
위 5가지 사치성 소비는 공통적으로 ① 초기 구입가 대비 높은 유지·관리 비용, ② 운영에 필요한 기술적 난이도, ③ 만족도 하락 시 중고가치 급락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재무 설계 관점에서, 실제 사용 빈도와 총소유비용(TCO)을 합산해 ‘시간당 효용’을 산정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구매 전 렌털·체험·공동구매와 같은 대안을 고려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끝으로, ‘사치’ 자체를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후회 없는 소비를 위해서는 장기적 현금흐름과 기회비용을 면밀히 따져 ‘합리적 사치’로 전환하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