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스페인 도박기업 시르사(Cirsa)는 화요일(현지시간) 발표에서 2025년 2분기 순이익이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자사의 카지노 사업이 “예상 밖으로 매우 불리한 환율 효과”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2025년 9월 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르사의 2분기 순이익은 970만 유로(약 1,143만 달러)로, 전년 동기 1,090만 유로 대비 줄었다. 시르사는 스페인‧포르투갈‧라틴아메리카‧이탈리아‧모로코에 걸쳐 카지노와 베팅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분기 환율 손실 규모만 1,600만 유로에 달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통화가 손실을 야기했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본사가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시르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올해 핵심 영업이익(EBITDA)이 전년 대비 6~7%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지노 부문의 부진은 온라인 베팅 부문이 일부 상쇄했다. 시르사의 온라인 베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시르사는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이 지배하는 기업이다. 최근 몇 년간 도박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자 온라인 도박에 중점을 두어 왔다.
블랙스톤은 지난 7월 시르사를 기업공개(IPO) 방식으로 상장시켰으며, 그 결과 시르사의 기업가치는 25억2,000만 유로로 평가됐다. 상장 이후에도 블랙스톤은 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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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맥락 설명
환율 변동은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이나 비용을 본국 통화로 환산할 때 손익을 크게 바꿀 수 있다. 특히 다수의 국가에 사업장을 보유한 시르사처럼 복수 통화에 노출된 기업은, 한 분기 동안만 환율이 급변해도 순이익이 대폭 흔들리는 구조다.
시르사가 언급한 “매우 불리한 환율 효과”는 특정 국가 통화의 급락 또는 유로화 대비 변동 폭 확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통화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라틴아메리카 사업 비중을 감안하면 멕시코 페소(MXN)·콜롬비아 페소(COP)·아르헨티나 페소(ARS) 등의 변동을 추정할 수 있다.1
시르사는 그럼에도 핵심 영업이익 성장률 6~7% 목표를 유지했다. 이는 온라인 베팅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환율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야외 활동 제한이 완화됐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 스포츠 베팅·라이브 카지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투자 관점 분석
이번 실적 발표는 두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사모펀드에 인수된 기업이라도 상장 후 초기 구간에서 환율 등 외생 변수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온라인 전환 전략은 전통적 카지노 업체에게 생존을 넘어 성장 동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블랙스톤은 시르사 외에도 호텔‧리테일‧인프라 자산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왔다. 사모펀드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상장을 통해 회수(exit)한다. 이번 시르사 상장 후 블랙스톤이 여전히 7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장기 성장을 기대하며 전략적 관여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암시한다.
시르사의 경우 핵심 영업이익(EBITDA) 성장률 전망이 6~7%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단순 흥행성을 넘어 내재적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다만 순이익 감소분을 살펴보면, 변동성 높은 개발도상국 통화 노출을 해소하거나 헷지(hedge) 전략을 강화하지 않는 한 실적 안정성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용어 해설
순이익(Net Profit)은 매출에서 비용‧이자‧세금 등을 모두 차감하고 남은 최종 이익을 의미한다. 이는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 규모를 가늠할 때 핵심 지표가 된다.
핵심 영업이익(EBITDA)은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의 약자로,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력을 평가한다. 감가상각 및 세금 효과를 제외하기 때문에 기업의 본질적 현금흐름을 나타낼 때 활용된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는 비상장 기업이나 공기업을 인수해 개선한 뒤 높은 수익을 얻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 규모 PE 중 하나로, 부동산‧신용‧해외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을 운용한다.
전망 및 결론
시르사의 2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환율 위험이 얼마나 큰 실적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온라인 베팅 부문의 고성장은 긍정적이지만, 라틴아메리카 통화의 구조적 약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분기에도 손실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위험 관리 전략ㆍ온라인 플랫폼 경쟁력ㆍ규제 리스크 등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시르사가 예정대로 연간 EBITDA 성장률을 달성한다면, 상장 초기 단계의 불안 요소를 넘어 중장기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 본 문단은 기사 본문에 포함된 공식 숫자가 아니라, 환율 영향의 일반적 예시를 설명하기 위한 부연이므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