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5명 중 1명꼴인 18%가 백만장자라는 최신 통계가 나왔다. 자산관리사 UBS의 Wealth Management USA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약 2,500만 명에 달한다. 백만장자가 되는 경로는 창업, 부동산 투자, 상속 등 다양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은 미국인이 택하는 길은 의외로 ‘평범하고 지루해 보이는’ 꾸준한 투자라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2025년 8월 1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모닝스타가 피델리티 401(k) 계좌 보유자 100만 달러 이상 고액 투자자를 분석한 결과 ‘정기·지속적 투자(Dollar-Cost Averaging)’가 백만장자로 가는 핵심 요인이었다. 이들은 2주 또는 1개월 간격으로 자동이체를 설정해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ETF나 고위험 파생상품을 매매하기보다, 인덱스 펀드·대형주·뮤추얼펀드 같은 비교적 안정적 자산에 장기 투자했다.
보도는 “시장에서 가장 단순한 방법이 결국 가장 강력하다”며, 급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입금 → 보유 → 재투자’ 사이클을 반복한 것이 공통점이라고 지적한다. 예컨대 매월 1,000달러씩 40년 투자하면 원금 48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시장 평균 2배만 불려도 100만 달러에 접근한다는 계산이다.
왜 꾸준한 투자가 ‘쉬운 백만장자 로드맵’인가
첫째, 시간을 분산해 매수하면 고점·저점을 맞출 필요 없이 평균단가를 확보한다. 시장이 하락하면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고, 상승장에서는 자동으로 매수 규모가 줄어 ‘평균’ 가격이 형성된다.
둘째, 리스크 관리다. 자동이체 방식은 ‘이번엔 꼭 올라갈 테니 몰빵’ 같은 유혹을 차단한다. 초보 투자자가 유행 상품에 올인해 전 재산을 잃는 악순환을 피하고, 자본 보존이라는 부의 전제 조건을 지켜 준다.
셋째, 단순히 투입 원금 자체가 늘어난다. 3만 달러를 한 번 넣어 두는 것보다, 매월 360달러를 30년 쌓는 편이 복리 효과와 원금 증액이 동시에 발생해 훨씬 빠르게 자산이 증식된다.
복리(compounding)의 ‘마법’
S&P 500의 장기 평균 수익률인 연 10%를 가정하면, 자산은 약 7.2년마다 2배가 된다*72의 법칙*. 1만 달러를 30년간 방치해도 19만 8,374달러로 불어난다. 여기에 매월 360달러만 추가 납입하면, 동일 기간 후 자산은 100만 달러를 넘긴다. 매월 100달러라도 추가한다면 42만 5,000달러 이상으로, 초기 1만 달러만 뒀을 때의 2배가 넘는다.
용어 풀이
401(k)는 미국의 대표적 세제 혜택형 퇴직연금 제도다. 근로자가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자동 적립하면, 기업이 일정 비율을 매칭해 주는 구조로 우리나라 기업형 퇴직연금(DC)과 유사하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등락폭의 2배, 3배 수익률을 목표로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다. 변동성이 커 단기간에 고수익이 가능하나, 반대로 손실 위험도 비례해 커진다.
인덱스 펀드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해 운용 보수가 낮고 분산 효과가 크다. 투자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이유다.
전문가 시각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 모닝스타 리포트 요약
기자가 보기에도 이 통계는 투자 ‘기술’보다 ‘행동’이 자산 격차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킨다. 자동화된 정립식 투자로 시장의 평균 성과를 꾸준히 흡수하는 것이, 화려한 상품 선정보다 장기적으로 더 강력한 전략임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시간은 돈과 맞바꿀 수 없는 유일 자원이다. 투자 개시 연령이 10년 늦어질 때 필요 납입액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따라서 사회초년생일수록 ‘작은 돈+긴 시간’ 공식을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고위험·고수익 전략은 ‘폭죽 효과’—잠깐 화려하다 사라지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백만장자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깊고 길게 갈 수 있는 전략이 결국 승리한다는 결론이다.
기사 말미에서 나스닥닷컴은 “사람들은 사모펀드, 옵션, 레버리지 상품이 부를 가져올 것이라 여기지만, 실상 가장 지루해 보이는 S&P 500 인덱스 펀드가 몇 세대에 걸쳐 자산을 만들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부를 쌓고자 한다면 계획 수립→자동 이체 설정→장기 보유라는 세 단계를 반복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