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투자은행들의 홍콩 상장(IPO) 사업이 급증하면서 인력 부족이 사업 차질과 규제 준수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인력 부족이 상장 품질 저하와 신청서류의 결함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2월 1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달 IPO 신청서류의 “serious deficiencies“(심각한 결함)를 이유로 13개 은행에 대해 경고를 발부하고, 종합 검토를 지시했으며 서명 책임자(so-called signing principal)가 동시에 담당할 수 있는 거래 건수를 6건으로 상한을 정하라고 요구했다.
규제당국은 경고 대상 은행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당 13개 투자은행이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의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홍콩의 수익성 높은 IPO 시장에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를 부각시킨다. 중국계 은행들은 현지 시장 신뢰도를 앞세워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UBS 등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들과 경쟁하며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업계의 수익성 압박도 인력 쟁탈을 부추기고 있다. 헤드헌팅업체 아스터 리크루팅(Aster Recruiting)의 매니징 디렉터 시드 시발(Sid Sibal)은 “기업들은 비용구조를 정당화하고 충분한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거래를 수행해야 한다”며 “그 결과 몇몇 대형 투자은행과 아시아계 은행이 스폰서(상장 주관) 책임자를 적극 채용하며 단기적 인력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세 현황과 배경
홍콩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최근 자금조달을 위한 상장 신청이 급증했다. 지난해 6월 기준 160건이던 IPO 신청은 최신 집계인 월요일 기준으로 41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이 가운데 1월에만 96건의 신규 신청이 접수되었다. 이러한 급증은 중국 본토 고객의 증가와 기업들의 자본조달 수요 확대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계 투자은행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강한 입지를 바탕으로 홍콩 상장 업무를 확대해왔다. 로이터가 취합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CICC(China International Capital Corporation), CITIC Securities, Huatai International, China Securities International, Guotai Junan International 등 은행들이 최근 수년간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홍콩 상장 업무를 장악했다.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 데이터는 지난해 홍콩의 상장수수료 풀(total listing fee pool)인 5억 7,900만 달러($579 million) 가운데 중국계 은행들이 약 70%를 차지했다고 집계했으며, 이는 2019년의 4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인력과 감독의 구체적 문제
업계 길드인 홍콩증권선물전문가협회(HKSFPA)의 위원 케니 하우(Kenny How)는 중국계 은행들이 본토에서 늘어나는 고객을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거래는 은행과 법무팀의 더 많은 투입을 필요로 하며, 이는 고위 임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스태핑(staffing) 역량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특히 CITIC, CICC와 다수의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2023년 이후 중국 관련 딜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투자은행(IB)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업계 인사들과 헤드헌터들은 2024년 말부터 거래가 급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채용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공개 등록자료에 따르면 주요 5개 중국계 은행의 서명 책임자(signing principals) 등록 인원은 각각 19명, 21명, 15명, 5명, 7명이다. 이처럼 서명 책임자가 제한적인 가운데 거래가 급증하자, 일부 은행들은 본토의 투자은행 인력을 홍콩으로 이동시키거나 현지에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인력난을 메우고 있다.
규제당국의 대응과 그 의의
SFC는 지난달 경고문에서 상장 스폰서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개인을 대상으로 더 엄격한 심사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일부 은행들이 자격이 없는 직원을 상장 스폰서 업무에 참여시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SFC는 1월 30일 발행한 최신 서한(순회문)을 통해 추가 논평을 거절했다.
“일부 은행들이 상장신청서의 결함으로 지적을 받았으며, 이들 회사는 동종업계에서 많은 신청을 담당했다”는 내부 관계자 발언이 있었다(익명 요구).
용어 설명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주요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SFC(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홍콩의 금융시장 감독기관으로, 상장 요건과 공시 준수 등을 감독한다. 스폰서(Sponsor)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상장서류의 준비와 적법성 검토, 상장심사 대응 등을 총괄하는 주체로, 보통 투자은행이 수행한다. 서명 책임자(Signing principal)는 스폰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최종 책임을 지는 인물로, SFC에 별도 등록돼야 하며 동시에 담당할 수 있는 건수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와 전망
단기적으로는 규제 강화와 서명 책임자의 동시 담당 건수 상한 설정이 상장 심사 속도의 둔화 또는 일부 신청의 지연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이 내부 준수와 문서 품질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인력 재배치 또는 채용을 단행하지 못하면, 투자자 신뢰와 상장 서류의 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또한 채산성 압박으로 인해 은행들이 더 많은 거래를 수주하려는 경향은 수수료 인하 경쟁을 발생시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거래당 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SFC의 규제 강화는 장기적으로는 상장 품질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 홍콩 시장의 신뢰성 확보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중국계 은행들이 본토 네트워크를 활용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규제 강화와 인력 제약은 외국계 대형은행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외국계 은행들 또한 아시아 인력 구조를 축소해온 바 있어 즉각적인 대체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실무적 시사점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감독당국 모두에게 있어 중요한 당면 과제는 인력의 자격 검증과 문서 품질 관리다. 상장 주관 업무를 맡는 기관들은 서명 책임자의 적정한 배치, 내부 통제 강화, 그리고 필요시 본토 인력의 합법적·투명한 활용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감독당국은 등록 기준과 심사 절차를 통해 자격요건을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시장 신뢰를 제고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홍콩 IPO 호황은 중국계 은행들에게는 성장 기회이자, 동시에 규제·인력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도전 과제이다. 향후 수주 경쟁과 규제 대응, 인력 확보 전략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홍콩 자본시장 내 경쟁구도와 수수료 구조, 상장 품질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