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 추가 지원책 부재 속 연이틀 하락

홍콩 증시가 또다시 하락세를 연장했다. 지난 이틀 동안 항셍지수(Hang Seng Index)는 350포인트 이상, 비율로는 약 1.9% 밀려 18,475포인트 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투자심리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글로벌 금리 전망 불확실성의 여파로 위축된 모습이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전일 마감된 홍콩 주식시장은 금융·부동산·기술주 전반에 걸쳐 낙폭을 키우며 1.83% 떨어져 18,477.01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장중 변동 범위는 18,425.09~18,694.55포인트였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알리바바 그룹(−3.46%)JD닷컴(−3.21%), 샤오미(−1.98%) 등 중국 대표 플랫폼 업체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알리바바 헬스(+5.03%), CNOOC(+1.70%), 헹룽 프로퍼티즈(+1.36%) 등 일부 방어주와 원자재 관련주는 선방했다.

특히 부동산 개발사 컨트리가든은 4.42% 급락했고, 스포츠 의류 업체 리닝(−4.33%)과 외식 플랫폼 메이투안(−5.29%)도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했다.


미국 증시 연동 영향

같은 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411.32포인트(−1.06%) 급락하며 38,441.54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74% 하락한 5,266.95, 나스닥지수는 0.58% 내린 16,920.58에 장을 마쳤다. 장 내내 매수세가 힘을 받지 못한 채 약세 흐름이 지속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월가에서 나타난 부진미 국채 10년물 금리1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 채권금리(수익률)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과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동시에 의미한다.

국채금리(Treasury Yield)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만기별 수익률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 수익률’로 간주되며, 이 금리가 오르면 전 세계 주식·부동산·신흥국 자산의 할인율이 높아져 가격 조정 압박이 커진다.

이번 국채금리 상승세는 주 후반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고, 이는 아시아권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 동향

국제 유가도 약세를 보였다. 8월 4일 기준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 7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0.60달러 떨어진 79.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리 상승 → 경기둔화 우려 → 에너지 수요 감소라는 전형적인 약세 논리가 유가 하락에 작용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잘 모를 수 있는 개념인 ‘실질 금리’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질 금리는 명목 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값으로, 해당 수치가 오르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다. 최근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명목 금리가 뛰면서 실질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전문가 의견

현지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홍콩 시장의 방향성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고 진단한다. 또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특히 부동산 업계의 유동성 지원 여부가 항셍지수 반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18,000포인트 초반 지지를 시험받을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홍콩 시장이 여전히 저평가(Valuation Discount) 상태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특히 기술·헬스케어·친환경 섹터 등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살아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매수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ETF·인덱스 투자자라면 항셍테크지수(HTI) 추종 상품을 통해 분산투자를 검토할 만하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만큼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금리와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기 전까지 홍콩 증시는 제한적 반등 흐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발표 일정, 중국 정부 정책, 그리고 기업 실적 시즌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