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금융관리국, 연준 발맞춰 기준금리 0.25%p 인하… 주요 시중은행 연쇄 조정

홍콩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는 홍콩의 통화당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과 동조화 정책을 이어갔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18일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내린 4.50%로 고시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첫 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하는 HKMA가 미국 기준금리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페그제’ 운용 원칙에 따른 것이다. 금리는 ‘오버나이트 할인창구(overnight discount window)’를 통해 시중은행에 적용된다.

홍콩 스카이라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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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부분 추종’이라는 표현대로, 대형 상업은행들은 금리 인하폭을 절반 수준만 반영했다. HSBC는 19일부터 홍콩달러 최우량우대대출금리(Best Lending Rate)를 12.5bp 내린 5.125%로 조정했다. BOC 홍콩지점 역시 프라임레이트를 5.25%에서 5.125%로 낮췄다.

“미국의 금리 결정과 현지 시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조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 루안 림(HSBC 홍콩 최고경영자)

루안 림 CEO는 “향후에도 대외 환경과 지역 경기 전망을 면밀히 관찰하며 기민한 접근법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HKMA의 에디 위에(Eddie Yue) 총재도 “이번 완화 조치가 부동산 시장과 실물경기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낼 것”이라며 금융·통화시장은 ‘원활하고 질서 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 본사

미국·홍콩 금리 연결고리
홍콩 달러는 7.75~7.85HKD/달러 범위에 묶여 있다. 이를 ‘링크드 익스체인지 레이트 시스템’이라 부르며, Fed가 기준금리를 바꾸면 HKMA도 거의 동시적으로 움직여 통화정책 차익거래를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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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Fed는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 인하를 결정하며, 올해 남은 기간 ‘점진적 완화 경로’를 시사했다. HKMA의 위에 총재는 “연준이 연말까지 추가로 50bp를 더 내릴 수 있다”면서도 “향후 인하 폭과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용어 설명
오버나이트 할인창구는 은행이 중앙은행에서 하루짜리 유동성을 차입할 때 적용되는 최종 대출 금리다. 최우량우대대출금리(BLR)는 국내의 ‘코픽스+가산금리’ 개념과 유사하게, 은행이 신용도가 높은 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대표적 지표금리다. 프라임레이트 역시 BLR과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인다.

부동산·소비시장 영향
홍콩은 담보인정비율(LTV)과 취득세 규제가 강해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수치상 0.125%p만 내려가도 실수요자의 월 납입액이 상당 폭 줄어든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들은 “이번 인하가 거래량 회복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 부동산

시장 안정성 평가
HKMA는 “금융시스템 유동성은 충분하며, 외환 및 채권 시장도 질서 있게 거래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18일 홍콩 채권시장에서 3개월물 HIBOR(Hong Kong Interbank Offered Rate)는 전일 대비 9bp 하락한 3.91%를 기록했다.

“홍콩 달러 유동성이 넉넉한 한, 단기금리는 HKMA의 목표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 에디 위에 HKMA 총재

한편, 금융기업 애널리스트들은 “시중은행이 BLR을 절반만 인하한 배경”에 주목한다. 예대마진(순이자마진·NIM) 방어와 과열 대출 억제가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 BOC 홍콩 등 대형 은행들은 지난해 순이자수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전망과 변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4분기에도 Fed가 1~2차례 추가로 25bp씩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60% 안팎으로 본다. 홍콩 역시 ‘세컨드 무버’가 될 것이 명확하다. 다만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 완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변수다.

결국 부동산 가격·소비 심리·자본 유출입 등 실물·금융지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홍콩의 다음 스텝을 결정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