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개장 전 비교적 조용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홈디포(HD)의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소비의 건전성을 가늠하려 하고 있으며, 이번 주 말 열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례 심포지엄도 주시하고 있다.
2025년 8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소비 지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한다. 따라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기업의 실적 전망과 개별 소비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지난주 발표된 지표에서는 관세 영향으로 7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홈디포는 대규모 주택 리모델링 수요 둔화로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소비자들은 높은 자재 비용과 금리 부담을 이유로 대형 프로젝트 대신 DIY(Do-It-Yourself) 성격의 소규모 수리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프리마켓에서 주가는 0.6%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열릴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이 관세·금리·경기전망에 대해 어떤 논평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사 로우스(LOW)의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1.7% 내렸다. 로우스는 20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WMT)와 타깃(TGT)의 실적도 이번 주 후반 차례로 공개된다.
정책·금리 기대감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인 미셸 보만의 연설이 이날 예정돼 있다. 보만 부의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종료되는 만큼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는 최근 노동시장 부양을 위해 올해 최소 세 차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금리 요구와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두 차례(각 25bp) 인하를 반영하고 있으며, 첫 조정 시점을 9월로 보고 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폴 도노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전 지수선물 동향
이날 오전 7시 3분(미 동부시간)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E-미니 선물은 4포인트(0.01%) 상승했고, S&P 500 E-미니는 7.25포인트(0.11%) 하락, 나스닥 100 E-미니는 33.75포인트(0.14%) 떨어졌다. 여기서 E-미니란 거래소전자선물로, 정규 선물 대비 계약 규모가 작아 기관·개인 모두 활용도가 높은 상품이다.
월가 주요 지수는 4월 무역 불확실성으로 촉발된 저점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상승 동력에 힘이 실렸다.
이번 주 최대 이벤트, 잭슨홀
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엄은 8월 21~23일 와이오밍주에서 열린다. 세계 중앙은행과 학계·정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화정책·경제전망을 논의하는 자리로, 파월 의장의 발언 한 마디가 글로벌 자산가격에 큰 파장을 일으켜 왔다. 특히 올해는 무역전쟁 장기화, 성장 둔화, 금리 방향성 등이 겹쳐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이라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미국의 AA+ 국가신용등급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관세 수입이 감세·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 손실을 상쇄할 것”이라며 등급 사유를 설명했다.
부동산·원자재·개별 종목 이슈
같은 날 발표될 주택지표에서는 7월 단독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감소해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택 경기 둔화는 가계의 내구재 소비·건축 자재 수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홈디포나 로우스 같은 업종 대장주의 실적 가이던스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인텔(INTC)은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에 5.4% 급등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팔로알토 네트웍스(PANW)도 2026회계연도 매출·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6% 뛰었다.
한편 메드트로닉(MDT)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대주주로 부상하면서 이사회에 신규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고 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라는 보도로 1.7%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평화 협상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 하락했다. 시장은 만약 협상으로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완화될 경우 공급이 늘어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선반영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 잭슨홀 심포지엄: 1982년부터 시작된 연준의 공식 콘퍼런스로, 연례 경제정책 논의장이다. 매년 각국 중앙은행 총재·재무장관·학자·언론인이 참석하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한다.
• E-미니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 계약. 증거금 부담이 낮아 거래 접근성이 높다.
• DIY: ‘Do-It-Yourself’의 약자로, 전문가 도움 없이 개인이 직접 수리·제작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업 실적, 관세, 금리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힌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주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의 시선이 연준과 소비 데이터에 집중되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