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30일 혼조세를 보이며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중국의 제조·서비스업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내놓은 가운데,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물가 불안을 경고하면서 호주 주식시장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것이 아시아 장 초반에 일부 긍정적 시사점을 제공했지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추가 관세 이슈가 위험자산 전반의 랠리를 제약했다.
■ 중국: 정부 vs 민간 PMI 엇갈려
상하이종합지수는 0.4%, CSI300은 0.2% 각각 상승하며 소폭 반등했지만, 홍콩 항셍지수는 0.2% 하락했다.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두고 거래량이 얇아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나타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여섯 달 연속 50선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이어갔고, 비제조업 PMI 역시 성장세 둔화를 시사했다. 반면 민간 조사기관 ‘레이팅독(RatingDog)’이 집계한 차이신(Caixin) PMI는 6개월 만에 최고치로 반등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1공식 지표는 국유기업·대형기업 가중치가 높고, 민간 PMI는 수출·민영기업 비율이 크다. 따라서 두 지표를 함께 봐야 중국 경기의 입체적 판단이 가능하다”
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정부 PMI의 지속적 부진이 향후 추가 부양책 또는 통화완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특히 2024년 말 단행했던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가 최근 들어 약화된 점도 정책 재조정 명분으로 거론된다.
■ 호주: RBA, 기준금리 3.60% 동결
호주 S&P/ASX200 지수는 보합권을 맴돌았다. RBA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현행 3.60% 금리를 유지했다. 중앙은행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점착성과 노동시장 완화를 동시에 언급하며 “기존의 75bp 인하 효과를 관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apital Economics는 보고서에서 “11월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존 전망에 불확실성이 생겼다”면서도 “민간 소비 부진과 광산·주택경기의 냉각을 고려하면 RBA가 재차 완화 기조로 돌아설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점착성(sticky) 인플레이션’은 가격이 일시 하락하더라도 다시 쉽게 상승하거나, 하방 경직적으로 움직이는 물가 특성을 말한다. 중앙은행 입장에선 이런 ‘끈끈한’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보다 긴 시간 또는 강도 높은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
■ 일본·한국·인도 등 기타 동향
일본 닛케이225는 0.1% 오르고 토픽스는 0.4% 상승했으나, 엔화 강세가 수출주에 부담을 줬다. 8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아 일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긴축을 지연시킬 명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한국 KOSPI는 보합에 머물렀다. 이날 발표된 8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모두 부진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인도 Nifty50은 다음날 예정된 인도준비은행(RBI) 금리 결정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으며, 싱가포르 해협지수는 0.2% 상승해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 미국 변수: 셧다운·관세·선물 지표
전일 미국 증시는 기술주가 반등하며 상승했지만,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이 남아 있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목재·제재용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하면서 무역 변수를 다시 부각시켰고, S&P500 선물은 아시아 장 초반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셧다운 우려는 필수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연방정부 기능이 멈추면서 부양책·데이터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리스크 요인이다.
■ 종합 분석: ‘얕은 상승’, ‘깊은 불확실성’
아시아 증시 전반은 아직 선별적 매수 수준에 머물고 있다. PMI와 같은 선행 지표가 불일치하는 국면에서는, 시장참가자들이 정책 대응 가능성과 지역별 펀더멘털 차이를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 중기적으로 중국과 호주가 추가 완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이는 동시에 경기 하강 압력이 예상보다 심각함을 시사하기도 한다.
또한 미·중 무역 긴장과 미국 정치 리스크가 글로벌 투자 심리를 좌우하고 있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방어적 자산 배분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기술주 랠리가 지수를 견인할 수 있지만,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하방 위험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증권가 전반에서 제기된다.
결국 시장은 전체적인 밸류에이션 부담과 정책 기대라는 두 축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높은 정보 민감도’와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