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된 미 노동지표에 달러 약세 전환…DXY 5.5개월 고점서 후퇴, 금·은 가격도 하락

달러 지수(DXY)가 미국 노동시장 지표의 엇갈린 신호 속에 약세로 돌아섰다. 현지시간 목요일 달러 지수 선물(DXY00)은 5.5개월 고점에서 밀려 -0.04% 하락 마감했다.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했음에도, 9월 실업률이 4년 만에 가까운 고점인 4.4%로 오르며 다음 달 FOMC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부각돼 달러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같은 날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신규 청구가 예상보다 줄어 달러에 우호적이었지만,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전망이 예상을 밑돌고 10월 기존주택판매가 8개월래 최고치(연율 410만 건)로 개선되는 등 지표는 혼조를 보였다.

2025년 11월 20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중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특히 노동시장 해석을 둘러싼 시장의 시각차가 확대되며, 금리 경로를 둘러싼 기대와 경계가 교차한 점이 변동성을 키운 배경으로 지목됐다.

DXY Index 차트

주목

주간 고용지표에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8,000건 감소한 22만 건으로 집계돼, 컨센서스 22.7만 건보다 양호했다. 반면 계속 실업수당 청구197만4천 건으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 해고 이후 재취업이 수월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는 단기 흐름은 견조하나 중기 체감고용은 둔화하는 이중적 구조를 드러내며 달러의 상방을 제약했다.

9월 비농업부문 고용(NFP)+11만9천 명을 기록해 예상치(+5만1천 명)를 상회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4.4%(+0.1%p)로, 예상(4.3%) 대비 악화되며 약 4년 만의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임금 측면에서 9월 평균시급은 전년 대비 +3.8%y/y로 집계돼 예상(+3.7%)을 소폭 상회했다. 요약하면, 고용 창출은 견조하되 실업률과 재취업 추세는 악화되는 묘한 조합이 형성되며, 연준의 단기 비둘기파적 해석 여지를 동시에 열어놓은 셈이다.

EUR/USD 환율

제조업 심리와 주택 지표는 엇갈렸다. 11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1.1포인트 개선됐으나 -1.7에 그쳐 시장 예상(+1.0)에는 못 미쳤다. 반면 10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1.2% 증가한 연율 410만 건으로 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내며 예상치(408만 건)를 상회했다. 이는 금리 조정 기대가 주택 거래를 일부 자극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목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달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메크 총재는 ‘노동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기 금리 인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으며, 금융시장 내 위험추구 성향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턴 굴스비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멈춘 듯 보이고, 어쩌면 상방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는 점이 과도한 선제적 인하에 불편함을 준다’고 언급했다. 연준 이사 마이클 바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약 3%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2% 목표 상회 구간에서 추가 인하를 검토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12월 9~10일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약 37%로 반영했다. 이는 노동지표의 혼조와 연준 인사들의 경고성 메시지가 맞물리며,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 결과로 풀이된다.

USD/JPY 환율

유로·엔 등 주요 통화의 움직임도 주목됐다. EUR/USD-0.07% 하락하며 2주래 최저를 기록했다. 유로존 11월 소비자신뢰는 -14.2로 전월과 동일해 예상(-14.0 개선)보다 부진했다. 다만 통화정책 디버전스가 유로 약세를 제한했다는 평가다. 시장은 ECB의 인하 사이클이 대체로 종료된 반면, 연준은 2026년 말까지 추가 인하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본다. 한편 독일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8%로 예상(-1.7%)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ECB 거버닝카운슬의 매클러프는 유로존 금리가 ‘좋은 위치’에 있다며, 움직이려면 ‘상당히 설득력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스왑은 12월 18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약 2%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USD/JPY+0.30% 상승했다. 엔화는 이번 주 낙폭을 키우며 달러 대비 10개월래 최저로 밀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총리 다카이치17.7조 엔(약 1,12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계획으로, 이는 지난해 이시바 전 총리13.9조 엔 패키지를 상회한다. 재정 부담 확대 우려가 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일본 10년물 국채수익률1.845%까지 올라 17년래 최고를 경신하며, 금리 측면에서는 엔을 일부 지지했다. 일본은행(BOJ) 고에다 정책위원은 ‘실질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므로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밝혀 매파적 신호를 보냈다. 시장은 12월 19일 차기 회의에서 BOJ의 인상 확률을 약 18%로 반영했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COMEX 12월물 금-22.80달러(-0.56%) 하락 마감했고, 12월물 은-0.553달러(-1.09%)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미 9월 실업률 상승계속 실업수당 4년래 최고에 따른 연준 비둘기파 기대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강화되며 추가 인하 기대가 약화, 롱 포지션 정리(롱 리퀴데이션)가 촉발됐다. 10년 기대인플레이션(브레이크이븐)2.250%6.5개월래 최저로 내려앉은 점도 인플레 헤지 수요를 둔화시켜 금 가격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COMEX Gold 12월물

전일(수요일)의 부정적 잔향도 이어졌다. 미 노동통계국(BLS)10월 고용보고서 공개를 취소해, 다음 달 FOMC를 앞두고 핵심 데이터가 공란으로 남게 되면서 단기 연준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귀금속에 부정적이었다. 다만 관세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금 매수, 연준 독립성에 대한 정치적 압박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안전자산 수요는 기본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COMEX Silver 12월물

중앙은행 수요는 금 가격의 하방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고는 10월 7천409만 트로이온스로 늘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월드골드카운슬(WGC)3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이 220톤의 금을 매입해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귀금속은 10월 중순 사상 최고가 기록 이후 차익실현·롱 청산 압력이 누적돼 왔고, 10월 21일 3년래 최고까지 늘었던 금·은 ETF 보유량도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로·엔·달러 크로스와 정책 기대의 교차
– 시장 해설과 함의

이번 주 외환시장의 핵심은 정책 경로의 시소다. 미국은 실업률 상승임금상승률 3.8%라는 상충 신호로 인해 단기 비둘기중기 매파의 줄다리기가 지속된다. 유로존은 소비자신뢰 부진에도 ECB의 인하 종료 시사가 약세를 제한하고, 일본은 재정 확대금리 정상화 기대가 엇갈리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엔 약세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국면이다. 이러한 구조는 달러 지수의 상단을 누그러뜨리면서도 하단 역시 두텁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와 구간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핵심 수치: 달러 지수 -0.04%, 미 신규 실업수당 22만 건, 계속 청구 197만4천 건, 9월 NFP +11만9천 명, 실업률 4.4%, 평균시급 +3.8%y/y, 필라델피아 연은 -1.7, 기존주택판매 410만 건, FOMC 12월 25bp 인하 확률 37%, ECB 12월 인하 확률 2%, BOJ 12월 인상 확률 18%, 10년 BEI 2.250%


용어 해설

달러 지수(DXY): 미국 달러의 가치를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로 나타낸 지수다. 달러 강약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NFP(비농업부문 고용): 농업을 제외한 전체 산업의 고용 변화를 측정하는 미국의 핵심 고용지표다. 경기 판단에 가장 널리 쓰인다.
신규·계속 실업수당 청구: 각각 실업 상태에 처음 진입한 인원, 일정 기간 수당을 계속 청구하는 인원을 의미한다. 전자는 단기 해고 흐름, 후자는 재취업 난이도를 보여준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 명목국채와 물가연동국채 수익률 차이로,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다.
JGB: 일본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의 약칭이다.
ECB·BOJ: 각각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으로 유로존과 일본의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전문적 시각

현재 국면은 경기 둔화의 조짐(실업률·계속 청구 증가)과 인플레이션 경계(임금·연준 코멘트)가 공존한다. 이는 달러의 방향성을 단선적으로 규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다만 정책 당국의 매파적 가이드데이터 공백(BLS 10월 고용보고서 취소)이 결합해, 12월 조기 인하 베팅을 크게 늘리기에는 제약이 따르는 양상이다. 귀금속은 이러한 환경에서 중앙은행의 순매수라는 하방 버팀목과 강달러·실질금리라는 상방 제약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할 전망이다. 외환에서는 정책 디버전스가 유지되는 한, 유로의 하락 탄력은 제한되고, 엔화는 재정 이슈와 금리 정상화 기대가 혼재하되 국채금리의 점진적 상향이 중장기적으로 변곡을 제공할 수 있다.


참고: 본문에 인용된 데이터와 발언은 바차트의 기사 내용을 번역·정리한 것이다. 기사 말미 공시에 따르면, 작성일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는 해당 기사에서 언급된 자산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해당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구성하지 않는다. 기사에 표현된 견해와 의견은 필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