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된 미국 경제 지표 속 달러 소폭 하락 마감

달러 인덱스(DXY)가 8월 29일(현지시간) -0.02% 하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장 초반 미국 소비지출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낙폭으로 전환됐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가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월러 이사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2%대 초반으로 안정되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견고히 앵커링된 상황에서 고용시장 둔화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3~6개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 초반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재료는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소비지출 지표였다. 7월 개인지출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4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고, 개인소득도 0.4% 늘어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같은 달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9%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이 ‘끈적(sticky)’하게 지속된다는 신호는 연준의 경계감을 자극해 달러를 지지했으나, 이후 발표된 지표 부진이 해당 효과를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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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독립성 논란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해외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비(非)달러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자본 이탈’ 우려가 확산됐다.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달러의 최후 보루인 신뢰도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편집자 주

※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DXY)는 달러를 6개 주요 통화 대비 가중 평균한 지표다.
근원 PCE 물가는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다.
MNI 시카고 PMI는 중서부 제조업·서비스 기업의 경기 판단을 나타내는 지표로 50 이상이면 확장, 이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세부 경제 지표

• 8월 MNI 시카고 PMI: 41.5(전월 대비 -5.6p, 예상 46.0)
• 8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확정치): 58.2(예상 58.6)
• 연방기금선물(FF): 9월 FOMC 25bp 인하 확률 88%, 10월 추가 인하 확률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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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엔 환율 동향

유로/달러는 +0.11% 상승해 하락분을 만회했다. ECB의 7월 1년·3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각각 2.6%, 2.5%로 예상치를 웃돌고, 독일 8월 CPI(EU 기준)가 전년 대비 2.1%로 시장 전망 2.0%를 상회하면서 통화 긴축 지속 전망이 부각됐다. 독일 7월 소매판매가 1.5% 감소하며 2년 만에 최대폭 하락한 점은 유로 강세를 제한했다.

달러/엔은 +0.07%로 소폭 상승(엔 약세)했다. 일본 7월 산업생산(-1.6%), 소매판매(-1.6%) 부진과 8월 도쿄 CPI 둔화(+2.6%)가 엔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7월 실업률이 2.3%로 5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소비자신뢰지수도 7개월 최고치인 34.9로 오르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귀금속 급등

12월 인도 금선물은 온스당 41.80달러(1.20%) 급등해 3주 만의 최고가를, 9월 은선물은 2.58% 올라 14년래 근월물 기준 최고가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독일발 ‘끈적한’ 인플레이션, 연준 독립성 우려, 프랑스 내각 불신임 가능성 등 정치·경제 리스크가 안전자산 수요를 견인했다. ETF(상장지수펀드) 내 금 보유량은 2년, 은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 안전자산이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자산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금·미국 국채·스위스프랑 등이 꼽힌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견조한 소비 지표둔화 조짐을 보이는 제조업·심리지표가 혼재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고 본다.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근원 물가가 3% 안팎에 고착될 경우 달러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였다가도 경기 방어적 통화로서 재차 강세 전환할 여지가 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개입 시도는 1970년대 이후 최대 리스크로 평가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달러+금’ 비중을 동시 확대하는 바벨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결국 달러 방향성은 ① 연준의 실제 행동, ② 미국 정치 불확실성, ③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로에 달려 있으며,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박스권 등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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