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흐름]
달러 인덱스(DXY00)는 8월 30일(현지시간) -0.02% 하락하며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미국 소비지출 지표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오후 들어 방향을 틀었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약세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발언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향후 3~6개월 내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 경제 지표]
• 7월 개인소비지출(Personal Spending)은 전월대비 +0.5% 증가해 4개월 만의 최대폭을 기록했다.
• 같은 달 개인소득(Personal Income)도 +0.4% 늘어나 시장 예상치를 정확히 충족했다.
• Fed가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여전히 2% 목표를 상회해 ‘고질적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 우려를 자극했다.
[시카고 PMI·미시간대 지표 부진]
• 8월 MNI 시카고 PMI는 41.5(전월 대비 -5.6p)로 46.0을 예상한 시장 전망을 크게 하회했다.
• 미시간대 8월 소비심리는 확정치가 58.2로 하향 조정돼, 잠정치 58.6보다 0.4p 낮았다.
[정책 기대 및 시장 전망]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에서는 9월 16~17일 FOMC에서 88% 확률로 25bp 인하를, 10월 28~29일 추가 회의에서 두 번째 25bp 인하 가능성을 55% 반영하고 있다. 이는 월러 이사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기저 인플레이션이 2% 근처로 내려왔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단단히 고정돼 있다. 노동시장이 과도하게 약화될 위험을 고려하면 지금이 금리를 낮출 시점이다.” —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
[트럼프 전 대통령의 Fed 인사 개입]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쿡 Fed 이사를 경질하려는 움직임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과 해외 자본 유출(자금이탈) 위험을 우려해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대체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 외환시장]
같은 날 유로/달러(EUR/USD)는 +0.11% 상승했다. ECB가 발표한 7월 물가 기대치가 1년·3년 모두 예상치를 상회해 통화 긴축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고, 독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해 유로화 강세를 견인했다.
반면 독일 7월 소매판매가 -1.5%로 거의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며 민간소비 부진 우려도 제기됐다. 실업자는 오히려 9천 명 감소해 노동시장의 견조함을 확인시켰다.
[일본 외환시장]
달러/엔(USD/JPY)은 +0.07% 올랐다. 일본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각각 -1.6%로 예상을 하회했고, 8월 도쿄 CPI가 2.6%로 둔화된 점이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다만 7월 실업률은 2.3%로 5년 반 만의 최저치를 갱신하며 낙폭을 제한했다.
[귀금속 시장 동향]
12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41.80달러(+1.20%) 급등해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물 은 가격도 +2.58% 상승, 14년 만의 근월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과 Fed 독립성 훼손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결과다.
[용어 설명]*투자 참고
• MNI 시카고 PMI: 제조·서비스를 아우르는 중서부 경제 활동 선행지표.
• 근원 PCE: 개인소비지출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척도다.
• 연방기금선물: 시장이 향후 Fed 기준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보여주는 파생상품으로,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전문가 관점]
시장에서는 근원 PCE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노동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물가·고용 트레이드오프’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Fed 내부에서 매파와 비둘기파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됐음을 시사하며, 9월 회의 결과가 달러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Fed 인사 개입 가능성은 미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며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은 같은 귀금속뿐 아니라 엔화·스위스프랑 등 전통적 안전통화에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지정학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독일 메어츠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도입을 촉구했다. 해당 조치는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켜 유럽 통화정책과 글로벌 환율에 추가적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프랑스 바이루 총리가 내달 신임투표를 요청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유럽 정치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외환·채권·귀금속 시장이 동반 반응할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결론]
달러화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정책 기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하지만 Fed 독립성 논란, 미·유럽 정치 리스크, 지정학적 긴장 등 복합 요인이 상존해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발표 일정과 주요 인사 발언에 따른 ‘매파·비둘기파 스위치’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