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카·어그 모기업 데커스, 유럽·중국 수요 힘입어 1분기 실적 ‘깜짝’… 시간외 주가 9% 급등

【주요 내용】 글로벌 스포츠·패션 시장에서 호카(Hoka)어그(UGG) 브랜드를 보유한 데커스 아웃도어(Deckers Outdoor Corp.)가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성과는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수요 덕분이며,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9% 급등했다.

2025년 7월 24일, 로이터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데커스는 장기간 이어진 미국 내 수요 둔화를 해외 시장 확대 전략으로 상쇄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기록해 온 고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자, ‘포스트-미국 전략’이라 불릴 만한 공격적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왔다. 특히 유럽연합(EU)중국에서 호카 러닝화와 어그 패션부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브랜드 저변을 확대했다. 이번 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7% 급증한 반면, 미국 매출은 2.8%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또한 베트남을 핵심 생산 기지로 삼아온 데커스는 나이키(Nike)·스케쳐스(Skechers) 등 업계 경쟁사와 유사한 글로벌 공급망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베트남산 신발에 20%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2026 회계연도 원가(COGS)가 1억 8,5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제시했던 1억 5,000만 달러 전망치보다 3,500만 달러 상향된 규모다.

회사는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략적 가격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미 7월 초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연내 추가 인상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가이던스(전망) 조정도 눈에 띈다. 데커스는 5월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를 철회했다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 138~142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50~1.55달러를 제시했다. 매출 전망의 중간값(140억 달러)은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와 일치하지만, EPS 하단은 컨센서스(1.55달러) 대비 소폭 낮다.

한편 2025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은 매출 9억 6,450만 달러, EPS 0.9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9억 110만 달러, EPS 0.68달러)를 각각 6.3%, 36.8% 웃도는 수준이다.

호카와 어그는 나이키·아디다스 대비 해외 침투율이 낮아, 국제 시장에서 성장 여력이 매우 크다” — 데이비드 스와츠(David Swartz) 무닝스타 애널리스트


● 낯선 용어 풀이*

시간외 거래(Extended Trading)는 정규장 폐장 후 전자거래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주식 매매를 의미한다. 주로 실적 발표 직후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해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다.

호카(Hoka)는 2009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러닝화 브랜드로, 쿠셔닝이 두툼한 ‘맥시멀 러닝화’ 디자인을 확립하며 마라토너·일반 러너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다.

어그(UGG)는 양털 부츠로 유명한 미국 패션 브랜드로, ‘어그부츠’라는 고유명사에 가까운 대중성을 확보했다. 최근엔 샌들·슬리퍼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있다.


● 업계·시장 분석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동남아 생산기지 집중을 고려할 때, 데커스가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 등으로 생산시설을 확장할 경우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납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고가 스포츠 패션 시장이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견조한 수요를 보이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러닝 컬처’가 확산하면서 기능성 러닝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ESG 및 윤리적 소비 트렌드 역시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해외 매출 비중 확대가 오히려 외화 환산 손실을 키울 수 있어, 환헤지 전략 고도화도 필수 과제로 거론된다.

● 기자 시각

데커스의 이번 실적은 ‘해외 다변화’ 전략이 거시적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현실적 해법임을 방증한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및 원가 압박이,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와 디지털 전환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호카 브랜드의 러닝 플랫폼화를 통해 커뮤니티·이벤트·앱 기반 구독 모델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면, 단순 신발 제조사를 넘어 ‘러닝 생태계’ 기업으로의 재정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