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DNEY/로이터 – 호주 통계청(ABS)이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호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상승률도 0.7%로 시장 컨센서스(0.8%)를 밑돌았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치는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전망 하단을 하회하며 물가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핵심 물가로 불리는 트림드 평균(Trimmed Mean) CPI는 분기 대비 0.6% 올라 예상치(0.7%)를 하회했고, 연율 또한 2.7%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트림드 평균 CPI는 전체 품목 중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변동 품목 15%씩을 잘라내 중앙값을 구하는 방식으로, 일시적 충격을 걸러낸 ‘기조 인플레이션’을 측정한다. 호주준비은행(RBA)의 중기 목표 범위는 2~3%로, 이번 결과는 중앙값에 보다 근접해 있다.
세부 수치 및 시장 반응
• CPI 분기 상승률: 0.7%
• CPI 연율: 2.1%
• 트림드 평균 분기 상승률: 0.6%
• 트림드 평균 연율: 2.7%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국채 3년물 수익률은 장중 7bp(0.07%p) 하락했으며, 스왑시장은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반영했다. 시드니 현지 외환시장에서는 호주달러/미국달러 환율이 0.3% 하락해 0.66달러 선 아래로 밀렸다.
정책적 함의
전문가들은 “물가가 목표 범위 내에서 안정화되고 있어 RBA가 추가 긴축 대신 부양으로 방향을 선회할 명분”이 생겼다고 평가한다. 다만 주택 임대료와 보험료 등 일부 서비스 가격이 여전히 높아 디스인플레이션 경로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RBA는 올해 2월 이후 기준금리를 4.35%에서 동결 중이다. 최근 호주 경제 성장률 둔화, 고용시장 피로감이 관찰되는 가운데, 이번 지표는 중앙은행이 완화 사이클을 공식화할 ‘촉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시장의 시선이 모인다.
경제 용어 해설
트림드 평균(Trimmed Mean)1은 ‘절사 평균’이라고도 하며, 전체 데이터에서 극단값을 일정 비율 제외한 뒤 평균을 계산하는 통계 기법이다. 물가 지표에 적용하면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 가격 영향을 최소화해 기조적인 물가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헤드라인 CPI는 모든 품목을 포함한 명목 물가상승률이며, 코어(기조) CPI는 변동성 제거 후의 물가다. 중앙은행들은 코어 CPI를 선호하는데, 이는 통화정책이 일시적 충격보다 중장기적 추세를 겨냥하기 때문이다.
전망 및 기자 해설
이번 수치는 RBA가 8월 회의에서 선제적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 호주 경제는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변동성, 가계부채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물가가 목표 범위 하단으로 내려앉은 현 시점은 통화 완화를 통한 경기 방어 논리가 힘을 얻기에 충분하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세에 주목한다. 근원 물가가 2.7%로 여전히 목표 중간값을 넘어선 만큼, 지나치게 이른 완화는 ‘세컨드 라운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기자의 판단으로는, RBA가 8월에 25bp를 낮추되, 이후 데이터에 따라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도 배제하기 어렵지만, 원자재 반등이나 임금발 압력이 재차 고개를 들면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향후 시장은 ① 7월 고용지표 ② 8월 초 소매판매 ③ 9월 RBA 의사록에서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전망이다. 특히 실업률 반등과 가계 지출 둔화는 추가 완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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