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RBA)이 2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를 억제하려는 조치로, 시장은 올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2026년 2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RBA)은 2월 통화정책회의를 마무리하며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하여 3.85%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으며, 2년 만의 금리 인상이자 지난해 8월의 금리 인하 이후 약 6개월 만의 정책 전환이다.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융 여건이 제한적(restrictive)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으나, 새로운 경제 전망이 추가적인 통화긴축을 전제로 작성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한 사이클인지 알 수 없다. 분명 조정이다. 이사회는 자료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금융 여건 측면에서 중립(neutral) 수준에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BA는 정책성명에서 민간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생산능력 제약과 노동시장 긴장도가 이전보다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일부 물가 상승은 일시적 요인으로 보이나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목표 밴드(2~3%) 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현금율 목표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4분기 물가가 상방으로 깜짝(스루프라이즈) 나타나고, 12월 실업률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반영해 이번 인상 가능성을 78%로 반영한 바 있다. 이번 결정 후 투자자들은 5월 추가 인상 확률을 약 75%로 높였으며, 올해 추가 긴축 폭을 총 40bp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융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호주달러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해 달러 대비 0.7002달러로 0.9% 상승했으며, 3년물 국채수익률은 8bp 급등해 4.3%를 기록했다.
배경과 이유
RBA는 작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때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처럼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이는 노동시장의 성과를 보존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정책책임자들에게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지난해의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물가 상승을 다시 부추긴 측면이 있어 RBA는 2025년 말에 강경한 스탠스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긴축 사이클의 조기 시작에 대한 시장의 베팅을 촉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분기 연속 상방으로 깜짝 나타났고, RBA의 선호 지표인 근원 인플레이션(underlying inflation)은 4분기에 분기 기준 0.9%를 기록해 연율로는 3.4%로,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RBA는 기술적 가정(technical assumptions)을 근거로 이번 금리결정 전에 올해 2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전제로 경제전망치를 작성했다.
RBA의 전망과 통화정책 시사점
RBA는 인플레이션이 6월까지 3.7%로 더 상승한 뒤 중기적으로는 2028년 중반까지 2.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목표밴드(2~3%)의 중간값인 2.5%를 소폭 상회하는 수치다. 불록 총재는 이 시나리오가 수용할 만한 결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는 공급능력 제약이 있는 경제라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실업률은 12월에 4.1%로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노동시장이 다시 긴장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견조한 소비지출, 사상 최고 수준의 주택가격, 가계와 기업에 대한 상대적으로 쉬운 신용공급은 금융 여건이 실제로 제한적일 가능성을 높였다.
전문가 평가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샐리 올드(Sally Auld)는 이번 결정이 RBA의 ‘원샷’(one-and-done)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우리는 5월에 추후 25bp 인상을 계속 전망한다. 다만 위험은 조기 인상이나 50bp 이상의 조정 가능성에 편향되어 있다”
고 밝혔다.
용어 설명
기준금리(현금율 target)은 중앙은행이 은행 간 초단기 금리에 영향을 주기 위해 설정하는 목표 금리를 의미한다. 기준포인트(basis point, bp)는 금리의 백분의 일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이며 25bp는 0.25%포인트를 뜻한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 계산한 물가상승률로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판단에 선호하는 지표다. 중립금리(neutral)는 경제 과열이나 침체 없이 중립적으로 작동하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향후 영향과 정책전망
이번 인상과 RBA의 전망은 향후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상승을 의미한다. 은행 대출 금리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시장 금리와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므로, 추가 인상이 현실화되면 가계부채가 높은 가구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소비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금리 인상은 임대료·자산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억제할 여지가 있어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의 즉각적 반응(3년물 금리 8bp 급등)은 추가 인상 기대가 단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장기금리도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달러의 강세(0.9%)는 수입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으나, 수출경쟁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시장은 5월 추가 인상을 고르게 반영하고 있어 올해 총 40bp 추가 긴축 전망을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 만약 노동시장 긴장이 지속되고 소비지출이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RBA는 추가 인상(예: 25bp)을 단행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두드러지거나 가계·기업의 민감도가 크게 상승하면 RBA는 휴지기(pause)나 인하 가능성을 재검토할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투자자와 가계는 금리 리스크를 재점검해야 한다. 고정금리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는 재금리화(repricing) 시점에 상환부담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상환계획을 조정하거나 금리 헤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들은 자본비용 상승을 고려한 투자재검토와 현금흐름 관리 강화를 준비해야 한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통화정책의 전달경로와 금융여건의 실제 제약 정도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연속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요약하면, RBA의 이번 25bp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과 노동시장 긴장을 반영한 조치이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몇 분기 동안 점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5월 추가 인상을 상당히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어, 향후 발표되는 소비·고용·물가 지표가 정책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