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금융사 퍼페추얼(Perpetual)이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부문 매각을 위해 베인 캐피탈(Bain Capital)과 배타적 협상(exclusivity)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만 이번 협상이 확정적(바인딩) 거래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퍼페추얼은 일정 기간 동안 베인 캐피탈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배타적 협상에 합의했다. 이는 제3자와의 병행 협상을 중단하고 단일 상대와 거래 조건을 집중적으로 조율하는 절차로, 통상적 실사 심화 및 가격·조건 세부화 단계로 해석된다. 그러나 회사는 “거래 성사에 대한 불확실성”을 명확히 적시하며, 최종 계약 체결 여부는 미정이라고 강조했다.
퍼페추얼은 그간 자산관리 부문 분리를 모색해 왔다. 2024년에는 KKR과 자산관리 및 기업신탁(Corporate Trust) 부문을 함께 매각하는 A$2.18억 달러(호주달러) 규모의 거래를 발표했으나, 이후 KKR과의 협상은 철회했다. 회사는 전략을 선회해 자산관리 부문을 별도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퍼페추얼은 시드니에 본사를 둔 1886년 설립의 전통 금융사로, 자산관리 사업은 연간 매출 A$2억3,560만을 기록해 전년 대비 4%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세전 기초이익(underlying profit before tax)은 5% 감소했으며, 회사는 비(非)시장 연동 수익의 둔화와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동 부문의 자문대상자산(Funds Under Advice, FUA)은 A$215억으로, 회사의 연차보고서 기준 수치다.
“퍼페추얼의 자산관리 부문은 매출이 늘었지만, 비용압력과 비시장성 수익 성장 둔화로 수익성이 다소 위축됐다. 베인 캐피탈과의 배타적 협상은 이러한 구조적 과제를 외부 자본과의 거래로 재정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호주 자산관리 시장의 거래 열기는 한동안 지속돼 왔다.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과 자산관리 업체 인시그니아(Insignia)는 과거 A$33억 규모의 인수 경쟁의 중심에 섰으며, 베인 캐피탈을 포함한 복수 후보가 인수 의향을 타진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퍼페추얼의 자산관리 부문 역시 사모펀드의 관심을 받는 자산군으로 평가돼 왔다.
퍼페추얼은 피인수 대상으로도 수차례 거론됐다. 2022년에는 현지 운용사 리걸 파트너스(Regal Partners) 등이 이끄는 컨소시엄의 A$17억 규모 인수 제안을 거절했으며, 2023년에는 최대주주인 워싱턴 H 솔 패티슨(Washington H Soul Pattinson)의 A$31억 인수 제안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는 자체 성장 전략 및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한 회사의 독립성 의지를 시사한다.
주가 동향 측면에서, 보도 시점 기준 초반 변동성 장세 속에서 퍼페추얼 주가는 약 0.5%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은 $1 = A$1.5389환산 기준으로 표기됐다회사 공시 및 보도 수치 그대로 인용.
핵심 용어 해설
– 배타적 협상(Exclusivity): 특정 기간 동안 매도자가 단일 매수 후보에게만 협상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다. 실사 심화와 거래조건 세부화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 계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회사가 언급했듯 “확정적 거래 보장은 없다”는 단서가 통상 함께 붙는다.
– 자문대상자산(FUA, Funds Under Advice): 고객 자산 중에서 운용사 또는 자문사가 조언하는 규모를 뜻한다. 이는 순자산가치(NAV)나 운용자산(AUM)과 구분되며, 수수료 구조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 호주형 퇴직연금 제도로, 장기 자금의 안정적 유입이 특징이다. 이 제도의 성장세는 자산관리 산업의 규모 확대와 거래(딜) 활성화의 배경으로 자주 언급된다.
맥락과 시사점
퍼페추얼이 KKR과의 포괄 매각 구상을 접고 자산관리 부문만 분리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평가차별(valuation arbitrage)이나 사업 단순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수익성 압박이 확인된 가운데(세전 기초이익 -5%), 규모·효율 개선을 위한 외부 자본과의 파트너십은 합리적 옵션이 된다. 특히 호주 시장에서는 자산관리 플랫폼, 관리자문, 신탁·수탁 등 세부 라인의 비즈니스 모델이 상이해, 세부 사업별 매각 또는 분할이 가격발견(price discovery)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편 베인 캐피탈은 운영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편에 강점을 가진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다. 자산관리 부문은 지속적 규제 준수 비용과 플랫폼·IT 투자가 필수인 업권으로,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베인과의 거래는 비용 구조 재설계, 채널·고객 세분화, 상품 라인업 정비 같은 운영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성 회복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추정적 분석이며, 회사가 밝힌 바와 같이 거래 확정은 미지수다.
시장 반응은 초기 변동성과 함께 소폭 하락으로 나타났다. 이는 딜 성사 여부의 불확실성, 가격·조건에 대한 가시성 부족, 그리고 세전 기초이익 감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매각 대금의 부채 축소나 핵심 사업 재투자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자본 효율성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핵심 사실 정리
– 퍼페추얼, 베인 캐피탈과 자산관리 부문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체결
– 확정적 거래 보장 없음을 명시
– 2024년 KKR과의 A$21.8억 규모 포괄 매각 구상은 협상 종료; 이후 자산관리 부문만 분리 매각 추진
– 자산관리 부문 연간 매출 A$2억3,560만(+4%), 세전 기초이익 -5%
– FUA A$215억
– 인시그니아 관련 A$33억 인수 경쟁 전례, 사모펀드의 업권 관심 지속
– 2022년 A$17억 인수 제안(리걸 파트너스 컨소시엄) 거절, 2023년 A$31억 제안(워싱턴 H 솔 패티슨) 거절
– 주가: 변동성 큰 초반 거래에서 0.5% 하락
– 환율 각주: $1 = A$1.5389
전망
향후 실사 결과와 가격·조건 합의가 관건이다. 퍼페추얼이 사업 포트폴리오 단순화와 자본 배분 효율화를 달성하려면, 거래 구조(자산·부채 승계, 전환적 서비스 계약, 인력 승계 등)와 규제 승인의 불확실성을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 베인 캐피탈과의 배타적 협상은 이러한 과정의 중간 이정표에 해당하며,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추가 공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